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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서울&수도권 Seoul&metropolitan area

봄맞이 창덕궁 홍매화 꽃구경 나들이

봄이 왔다. 관악에도 슬슬 꽃몽우리가 올라오는 걸 보고, 망설임 없이 서울 시내로 향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서울 종로 한복판에 위치한 창덕궁. 

봄철 홍매화가 그렇게 예쁘게 핀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종로3가역에 내려서 익선동을 지나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에 닿을 수 있다.

홍매화 만개(2023년 3월 25일 기준)+주말 콤보를 맞아 사람들은 터질 듯이 많았다.

매표소 줄만 200m를 넘어가는 대참사 발생...

다만 만 25세 미만, 65세 이상, 한복 착용자 등 무료입장 대상자는 매표소에서 티켓 끊을 필요 없이 신분증 들고 바로 입장하는 곳으로 가면 된다.

검표대에서 나이 확인하고 바로 들여보내주기 때문에, 따로 기념품으로 입장권 필요하지 않은 이상 줄 서지 말고 바로 게이트로 들어가시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창덕궁.

후원이 그렇게 예쁘다고 평이 자자하지만 창덕궁 입장은 전회 사전예약제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성수기 후원 입장권 예약은 상당히 빡세기 때문에 미리미리 시간 맞춰서 잘 예매해야 한다.

나무에 새싹이 돋기 시작하는 걸 보니까 확실히 봄이 온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직은 앙상하게 가지만 보이는 나무들도 있었지만

이미 만개 시기를 지나 하나둘씩 지기 시작하는 백매화 꽃들도 보인다.

올해 봄엔 유난히 개화가 이르다고 하는데, 3월 25일 기준으로 홍매화는 만개, 백매화는 지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사람들을 뚫고 궁궐 산책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와도 인정전만 살짝 보고 돌아가기 일쑤였는데, 이번에는 천천히 창덕궁 경내 전부를 돌아보았다.

옥당, 규장각, 검서청 등이 몰려있는 궐내각사를 잠깐 돌아봤다.

길이 원체 복잡하게 나있어서 규장각 건물에 들어가는 건 실패했는데, 다음에 또 와야 할 것 같다.

오밀조밀하게 건물들이 모여있어서 고궁 느낌을 많이 풍긴다. 사진 찍기 좋은 스팟이다.

벚꽃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생긴 살구꽃. 

창덕궁 경내 곳곳에서 만개한 살구꽃을 만날 수 있었다.

짧은 궐내각사 구경을 마치고, 창덕궁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정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날씨가 따듯해지고 코로나19 규제가 해제되면서 많은 내외국인이 창덕궁을 방문했다.

주말 오후는 특히 혼잡하니, 되도록 평일에 오거나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면 되도록 오전 중에 오는 게 좋아보인다.

인정문을 통과하면 창덕궁의 정전인 인정전을 만날 수 있다.

국보 제 225호인 창덕궁 인정전의 모습.

국가 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아들이는 등 오늘날로 따지자면 청와대의 기능을 수행한 셈이다.

정전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경복궁과 마찬가지로 금지되어 있어, 아쉽게도 사진으로만 남겼다.

조선 왕실의 위엄이 느껴지는 건물 배치와 디자인이었다.

인정전에서는 고층 빌딩과 고궁이 한데 어우러지는 서울의 풍경을 담을 수 있다.

이렇게 둘러보면 서울 참 매력적인 도시다.

인정전을 빠져나와, 드디어 오늘 창덕궁을 온 이유인 꽃구경을 즐기러 희정당, 낙선재 쪽으로 이동했다.

사실 궐내각사와 인정전 쪽에는 큰 나무들이 별로 없어서, 꽃 사진 찍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제대로 꽃 보려면 성정각과 낙선재로 가야 한다.

창덕궁 후원과 창경궁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곳이 사실상 창덕궁 꽃구경의 하이라이트다.

덕분에 이곳에는 홍매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건지기 위한 길고 긴 대기줄이 만들어졌고, 꽤 넓은 공간이 엄청난 인파로 채워져 고궁 사진을 온전히 담기는 어려웠다.

뭐 봄꽃 성수기 시즌에 한적함을 찾는 것 자체가 무리한 소망이겠지만, 그나마 쾌적하게 돌아보고 싶다면 평일에 오는 게 맞는 것 같다...

성정각 인근 제대로 만개한 홍매화의 모습.

성정각은 과거 세자가 학문을 익혔던 장소라고 하는데, 과연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공부에 집중이 잘 되었을지...

홍매화뿐 아니라 진달래, 살구꽃 등 별별 꽃들이 한꺼번에 만개한 창덕궁 성정각 일대.

사람은 많았지만 덕분에 눈호강 잘 했다.

이곳에서 바로 후원이나 창경궁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창경궁은 창덕궁과는 다른 궁으로, 별도 입장료 발생한다.) 봄철 낙선재를 안 보고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워서 발걸음을 돌렸다.

주거용도로 쓰였던 낙선재 쪽에는 넓은 잔디밭과 꽃나무들이 몰려있어, 개화 시기에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창덕궁을 찾았던 때가 아마 코로나 한창이었던 시기였을텐데, 사람이 이렇게 많아진 걸 보니까 좀 어색하기도.

아무튼 낙선재 권역 구석구석에도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백매화의 경우 만개 시기가 지나고 하나둘씩 지고는 있지만, 이번 주말에 방문한다면 그래도 예쁘게 핀 흰꽃들 많이 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잔디밭이다.

백매화, 산수유, 살구꽃 등등 온갖 나무들에서 한꺼번에 꽃망울이 터져나와 눈이 즐거웠다.

딱 하나 아쉬운 게 있었다면 높은 미세먼지 농도...

하필 나오는 날 하늘이 뿌옇게 되어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진 못했지만, 비 안 온 게 어디냐 싶기도 하고 그냥 열심히 둘러봤다.

낙선재 뒤편 한국의 전통 양식 담벼락을 따라 걸어도 보면서, 출구 쪽으로 이동했다.

저번까지는 항상 인정전만 후딱 보고 지나가서 몰랐는데, 창덕궁 구석구석 예쁜 스팟들 찾아보면 참 많다.

여전히 사람들로 한가득한 성정각을 지나, 창경궁 일대로 넘어갔다.

창덕궁-창경궁은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어, 관람 동선을 (안국역)-창덕궁-창경궁-(혜화역)으로 짜면 알차게 돌아볼 수 있다.

성정각 위쪽으로 보이는 후원 입구. 올 가을 단풍철에는 티켓팅 성공해서 후원도 들어가봐야겠다.

창경궁 다녀온 것도 포스팅 하나에 묶기에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뒷 게시글로 분리해서 올려야겠다. 아무튼 봄철 창덕궁 홍매화 나들이는 대성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