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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광주&목포 Gwangju&Mokpo

광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펭귄마을

전일빌딩 245를 나와 다음 목적지인 양림동으로 향하는 길. 5월 중순 늦은 오후에도 날이 꽤 더워 걷는 게 쉽지 않았다. 10여 분 걸어가는 길이 힘들어서 헥헥거렸을 정도니...

더위를 참으면서 걷다가, 양림동 마을 입구에서 동굴을 하나 발견했다. 세 명 모두 바로 어? 하고 동굴로 달려갔다.

겉만 봐서는 벙커처럼 생긴 양림동굴. 입구에 있는 안전모 쓰고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개방시설이었다.

도심 속에 뜬금없이 동굴이 있다면 열에 아홉은 일제가 방공호 목적으로 파둔 것... 여기도 똑같은 이유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다만 동굴 안에 유별난 게 있거나 하지는 않다. 그냥 흔한 인공동굴 1일 뿐.

길이는 한 50~100m 정도..? 그냥 이렇게 생긴 터널이 쭉 이어지고, 그게 끝이다. 특별히 볼거리를 전시해뒀다거나 하는 건 없었다.

그럼 왜 갔냐고? 시원했으니까!

한여름에도 에어컨 풀가동한 것처럼 시원한 상태를 유지하는 동굴의 특성상, 더위 피하러 들어가기에는 딱 좋다. 여름에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곳 양림동굴의 존재를 꼭 기억할 것!

그렇게 시원한 동굴에서 잠시 휴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을 투어하기 시작했다.

요새 광주의 핫플이 되어가는 펭귄마을이 있는 곳으로, 일제강점기의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가옥들도 몇 개 있었는데, 일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었고, 코로나로 인해 휴관중인 곳도 있었다.

이 망할 바이러스는 도대체 언제쯤 사라질라나.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곳곳에서 예쁜 건축물들을 볼 수 있었다. 수도권의 획일화된 아파트곽만 보고 살다가 이런 곳에 오면 눈이 호강한다.

사진 다시 보니까 쓰레기더미에 초점이 잡힌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의도한 건 아니었음... 쓰레기 배출구도 예쁘게 디자인해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화롭고 또 평화로운 골목길을 따라 마을 구석구석을 탐방할 수 있었다.

주민들의 생활영역이니 지나친 소음을 내거나, 너무 늦은 밤에 방문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골목길을 돌아다닐 때 주민을 배려하지 않아 곳곳에서 갈등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리는데, 기본적으로 이런 곳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다.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배려하되, 이왕이면 방문객인 우리들이 조금 더 신경써서 돌아다니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묘한 느낌을 폴폴 풍기는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골목길.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골목 곳곳을 눈과 카메라에 담고, 펭귄마을 방향으로 계속 이동했다.

다만 지방도시의 쇠퇴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치니 마음이 조금 불편해졌던 것도 사실.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 곳곳에서 이러한 골목길을 찾기 어렵지 않다는 점은 더욱 뼈아픈 지점일 것이다.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 이장우 가옥도 지나쳤다.

문이 닫히는 날에는 블럭 위에 올라가서 가옥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둔 모습이 인상깊었다.

딱 봐도 한 부자 하는 사람이 살던 집이었겠구나! 하는 감이 잡힌 이장우 가옥. 꽤나 멋지게 생겼다.

다음엔 반드시 평일에 방문해서 안쪽에 들어가 사진을 남기겠다고 다짐할 만큼 예뻤던 광주 양림동의 이장우 가옥.

한옥을 볼 때마다 참 예쁜 건축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나도 부정할 수 없는 한국사람인가보다.

아 코로나19 종식 이전까지는 여기도 개방 안 할려나보다.

단풍철에는 종식되어 편안하게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었으면 하는 거대한 꿈을 품고 이곳을 떠났다.

가는 길에 살짝 긿을 잃어 골목길 곳곳을 의도치 않게 투어하면서 펭귄마을까지 걸어갔다.

인천, 군산과 목포에서 봤던 것과 상당히 유사한, 전형적인 일제시대 건축 스타일. 건물 내부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둬서, 외관만 쓱 훑고 이동했다.

걷고 또 걸어, 양림동 끝자락에 위치한 하지만 양림동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펭귄마을 초입에 도착했다. 길찾기가 꽤나 어려워, 지도 어플 키고 따라가는 걸 추천한다.

'천변좌로 450번길' 딱 치고 들어오면 더 쉬울라나... 암튼 길목 초입에만 딱 들어오면 이정표가 나름 잘 나 있어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일단 골목에 들어오는 게 어려워서 문제지...

벽에 뜬금없이 BTS 벽화가 그려져있길래 도대체 뭔가 싶었는데, 방탄을 너무나도 좋아한 중국 관광객이 친히 돈 들여서 만들어둔 작품이라고 한다.

아이돌 팬덤이 정말 대단한 층이구나 싶으면서도, 역시 대륙의 스케일은 크구나! 하는 것을 다시 깨닫고 간다ㅋㅋㅋㅋ

한 할아버지가 쓰지 않는 물건들을 벽에 예쁘게 걸어둔 것이 시초가 되어 탄생한 펭귄마을.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관광지로 탈바꿈했으니, 실로 격세지감이다.

알록달록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는 소품들이 벽을 예쁘게 장식하고 있었던 광주 양림동의 펭귄마을.

각각의 소품 하나하나는 쓰레기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게 모이고 모여 하나의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마을을 한 바퀴 쭉 둘러봤다. 예쁜 건 맞는데 펭귄은 눈 씻고 찾아도 없어서... 왜 이름을 펭귄마을로 지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음.

글쎄 마을에 정말 펭귄이 없는건지, 아니면 우리가 결국은 못 찾고 나온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골목 안쪽도 꽤나 복잡해서 놓치고 나온 길이 분명 있을테니...

펭귄은 없었어도, 감성 터지는 골목길의 느낌만큼은 완벽했다. 걷다 지치면 벤치에서 잠시 쉬어가면서, 천천히 마을 한 바퀴 둘러보며 마음도 편안해지는 시간이었다.

펭귄마을 한켠에 있던 귀여운 정원. 걷는 곳곳이 사진스팟이다.

여기서 카메라 배터리 아끼는 것만큼 바보같은 선택도 없을 것이다.

정원을 쭉 통과하고, 골목길을 따라 펭귄마을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나가는 길목. 고장난 벽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는 명언을 새기면서 나갈 수 있었...

곳곳에 아이디어 톡톡 튀는 조형물들을 설치해둔 것이 마음에 들었던 양림동 펭귄마을.

그렇게 펭귄마을 다 돌아보고 출구로 나왔는데... 알고보니 이곳이 마을 입구였다. 또 역주행한 것.

괜히 우리가 길을 헤메었던 게 아니었다. 멀쩡한 입구 놔두고 출구를 굳이굳이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 망할 역주행 본능은 도대체 어디까지 이어질까....???

이렇게 오늘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금남로로 돌아가 시내버스를 타고 광주역 쪽에 있는 숙소(별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갔다. 숙소에서 새벽까지 친구들과 노가리까면서 놀다가 피곤한 상태로 18일 일정 start...!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