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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군산&익산&전주 Gunsan&Iksan&Jeonju

풍남문 야경,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방문기

전주한옥마을을 나와 향한 곳은 풍남문과 전주 남부시장. 두 곳 모두 한옥마을 못지않은 명성을 누리고 있는 핫플 관광지들 아닌가. 한옥마을 입구와 바로 마주보고 있어서 몇 발짝만 더 걸으면 바로 갈 수 있길래, 산책 좀 더 한다손 치고 걸어보았다.

한옥마을 입구(전동성당 바로 맞은편)에 있던 카카오프렌즈샵. PNB풍년제과에서도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한 제품들 내놓는 것 같던데, 거의 뽀로로 제치고 국민캐릭터로 도약하고 있는 것 같다.

라인프렌즈도 그렇고, 슬슬 우리나라도 캐릭터 강국의 반열에 오르나 싶다. 국가 소프트파워 진작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를 기대해본다.

바로 맞은편.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풍남문의 모습이 펼쳐진다.

회전교차로 안에 쏙 들어가 있는 풍남문. 한때 전주성을 굳건히 지키는 남쪽 문이었다고 하지만, 오늘날 전주성곽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문 하나만 덩그러이 놓여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고 있는 셈이다.

밝게 빛나고 있는 풍남문 야경의 모습. 서울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선 성곽 없이 문만 딱 남아있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다. 하기야 수없이 겪었던 전쟁과 침략의 역사, 그리고 개발의 역사 속에서 옛 도시의 모습이 온전히 남아있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겠지만서도.

몇백 년 전의 도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유럽 도시들이 이럴 때는 좀 부럽다.

풍남문을 끼고 걸어서 한 바퀴 크게 돌 수 있게 길이 나 있다. 아침에는 여기 작은 장이 서서 사람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지만, 밤에는 한적함만이 감도는 고요한 장소다.

풍남문에서 바로 이어지는 전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남부시장. 조점례순대국밥을 비롯한 노포식당을 만날 수 있어서, 1세대 청년몰을 만날 수 있어서, 누군가는 필요한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는 시장이지만, 늦은 밤에 다녀간지라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오래 전에 파장을 한 분위기여서, 시장 2층에 있는 청년몰만 짧게 둘러보고 나왔다. 이곳의 청년몰이 대히트를 치고 나서 순천, 여수, 서울 등등 전국 각지로 '청년시장'이라는 컨셉이 뻗어나갔으니, 청년몰의 원조 격인 셈이다.

이곳 청년몰이 뭇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단순히 제품이 좋아서만이 아니다. 가게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재치 넘치는 문구들이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게 된 것.

하여튼 성공하고 싶으면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만들면 된다. 이건 세계 공통 국룰이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갔으니 당연히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 물론 간판 구경만 해도 충분히 볼거리가 넘치는지라 늦게 가도 별 상관은 없다. 오히려 셔터가 내려가 있을 때 보는 시장이 사진찍기는 더 좋을수도.

옛날틱한 감성을 듬뿍 풍기고 있는 가게를 지나치기도 하고

이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의 트레이드마크 "적당히 벌고 아주 잘살자" 글귀도 만날 수 있다.

진짜 저런 마인드로 살아야 되는데... 사실 사람 욕심이 끊이지를 않는지라 '적당히 벌고'를 이루는 게 쉽지가 않다. 반드시 돈을 많이 벌어야 잘 살 수 있는 건 아닌데, 워낙 사회가 팍팍하다 보니 자꾸 안전빵(?)을 찾으려고 돈에 미쳐간달까.

아무튼, '적당히 벌어도 아주 잘 살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정치권 분발하자.

청년몰 다 둘러보고, 예쁘게 조명이 들어와 있는 풍남문의 모습을 카메라에 한 번 더 담고 숙소로 돌아갔다. 은은하게 조명 받은 한옥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힐링 충전 만땅이다.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