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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군산&익산&전주 Gunsan&Iksan&Jeonju

2020 겨울 내일로-전주한옥마을 밤 산책, 오목대 야경

코로나 뚫고 도착한 전주한옥마을. 하루동안 푹 쉬어갈 한옥마을 안 숙소 더머뭄에 짐을 풀고, 늦은 시간 한옥마을 야경 보러 한 바퀴 쭉 돌았다.

조명을 받아 예쁘게 빛나고 있는 한옥들 사이로 뻗어있는 골목길을 따라 한옥마을 중심 거리 쪽으로 걸어본다.

코로나 여파로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거의 한옥마을 통으로 전세낸 느낌으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덕분에 북적거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서 조용히 산책하면서 올 수 있어서 좋았다. 평소의 전주한옥마을에선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분위기다.

카메라가 못 담아서 그렇지, 한옥 야경만큼 예쁜 게 또 없다.

숙소를 벗어나 가장 먼저 간 곳은 전주한옥마을의 상징인 오목대. 오목대는 야트막한 언덕 위에 솟아 있는 정자로, 여기서 전주한옥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사진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사실 다음 날 아침에 또 갔는데 여긴 낮에 오는 게 훨씬 예쁠 것 같긴 하다. 그렇다고 밤에 보는 풍경이 안 예쁘다는 건 절대 아니다.

조명이 활짝 켜진 오목대의 모습.

날씨 좋은 날, 오목대에 올라가면 하늘을 수놓고 있는 별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화면 밝기 최대로 올리면 그래도 별처럼 생긴 점들이 좀 보인다. 좋지 않은 카메라로 나름 열심히 찍은 결과물임...)

서울 도심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깨끗한 밤하늘이었다. 이 장소에서, 이 풍경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오목대에서 내려다본 한옥마을 야경. 화려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 예쁘게 다가온 야경이었다.

전주한옥마을을 가로지르는 태조로 방향으로 찍은 야경 사진.

사람이 없어 혼자 사색하기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무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아 약간은 쓸쓸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람이 없었던 전주한옥마을. 작은 바이러스 하나가 사람들의 생활을 이렇게 크게 바꿔놓는다. (정작 전북은 안정적으로 확진자 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밝게 빛나는 오목대 단청을 하나 찍고, 이제 한옥마을 길거리를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녀본다.

거리에는 밝은 청사초롱이 반짝인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청사초롱이라 엄청 반가웠다.

솔직히 난 전국 가로등 전부 다 청사초롱 양식으로 바꿔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한국 전통 양식의 조명을 좋아한다. 이쯤되면 찐 한국인 맞지?

쭉 뻗어있는 전주한옥마을의 중심거리, 태조로. 차도가 나 있지만 금토일과 성수기에는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고 한다. 아무렴, 한옥마을과 자동차는 뭔가 안 어울리지 않는가.

사람 없는 한적한 길을 따라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산책을 했다. 별로 춥지 않은 날씨여서 돌아다니기 더 좋았던 것 같다.

문 닫힌 관광안내소. 안내소 앞에 비치된 관광안내지도는 아무 때나 가져갈 수 있으니 자료 필요한 사람은 챙겨가도 좋다.

물론 핸드폰 키면 알아서 길찾기까지 다 해 주긴 하지만, 그래도 지도감성 이런 게 있으니까.

한옥마을 안에서 분실물이 발생했을 경우, 9시-6시 사이에는 관광안내소에, 관광안내소가 문 닫는 시간에는 경찰서 지구대에 가서 문의하면 된다고 한다.

한옥마을을 찾는 누구나 오순도순 앉아서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평상 비스무리한 걸 만들어놨다. 아무도 없길래 혼자 가서 슬쩍 앉아보고 드러누워보고 하다가 금방 자리를 떴다.

은은한 조명 정말 잘 깔아둔 것 같다.

적당히 사진 좀 찍다가, 다시 일어나서 한옥마을 구석구석을 쑤시고 다녔다. 돌아다니다 보면 사실 다 똑같이 생긴 한옥 모음집이긴 하지만, 그래도 건물이 원체 이쁘니 지겹지가 않다. 난 확실히 한국인 맞나보다.

쭉쭉 직진해서 한옥마을을 빠져나가 바로 앞에 있는 풍남문과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까지 묶어서 둘러보았다. 한옥마을 안에서만 있다가 숙소로 바로 들어가면 뭔가 아쉬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힘 닿는 곳까진 걸어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거든.

일단 왔으면 열심히 구석구석 둘러봐야 하니까. 그리고 이 넓은 곳을 나 혼자 전세내는 경험은 여간해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발 닿는 대로 일단 가보자! 풍남문과 남부시장 포스팅은 다음 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51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