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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군산&익산&전주 Gunsan&Iksan&Jeonju

아침에 만나는 전주 오목대 풍경 ft. 산책하기 좋은 숲길

전주한옥마을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걸로 유명한 전주 오목대. 낮에 가도, 밤에 가도 예쁜 오목대는 한옥마을 초입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래서 밤에도 가고, 아침에 또다시 올라보았다.

코로나 때문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아예 없던 전주한옥마을. 사진찍기 좋은 피사체들이 군데군데 보여서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갔다.

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다가 오목대 쪽으로 슬슬 발걸음을 옮겨봤다. 올겨울 미세먼지 없는 건 그나마 다행...

코로나가 가져다 준 유일한 선물이 미세먼지 사라진 거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멈추고, 우리나라 역시 산업시설들 많이 멈추고, 비행기도 다 끊겨서 하늘 위에서 오염물질 뿌려대는 것도 사라지고. 덕분에 야외 산책 나가기 환상적으로 좋은 날씨가 완성된듯.

데크길을 따라 오목대로 올라간다. 파릇파릇하게 자라나는 나무들 사이로 길이 나 있는 모습이 예뻤다.

옆에 초록초록한 거 대나무인가...? 암튼 길도 호젓하게 잘 나 있어서 여기 한 바퀴 쭉 돌면서 생각 정리하기 딱 좋다.

위쪽에 보이는 것이 바로 오목대. 높은 언덕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서 약간의 오르막을 타는 수고는 곁들여야 한다.

낮에 보는 오목대. 겨울이라 나무들에 이파리가 거의 없어서 뭔가 황량한 기분이 들지만....

하늘이 워낙 예뻐서 앙상한 나무는 별로 신경도 안 쓰게 된다. 코로나만 가고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하늘은 쭉 이어지면 좋겠지만 그건 택도 없겠지...

오목대가 위치한 너른 공터 아래쪽으로 내려가 가벼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길이 나 있다.

햇볕에 비치는 그림자로 여기 왔다는 기념사진 하나 남기고, 천천히 오목대를 둘러 한 바퀴 돌았다.

알고보니 여기가 한옥마을 둘레길 일부분이었구만??

이쪽엔 상록수들을 심어놔서 그런지, 푸릇푸릇한 느낌도 제법 있었다. 산책할 맛 제법 난다.

둘레길 아래에서만 찍을 수 있는 선명한 전주한옥마을의 풍경. 한옥마을뿐 아니라 저 멀리 전주 시가지 모습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오목대 위에서 찍은 사진은 이렇게 하나같이 나무에 가려서 전망이 예쁘게 담기지를 않는다.

인스타나 여행 가이드북 같은 곳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오목대에서 보는 한옥마을 뷰' 사진은 한옥마을 둘레길로 내려가야 찍을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오목대 위에서만 있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클리어한 뷰 안 나온다.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천천히 걸으면서 이런저런 잡념들도 정리하고, 꼬여만 있던 생각들도 제자리를 찾아간다. 확실히 걸으면 뭐든 상쾌해진다.

오목대 아래, 한옥마을 둘레길에서 찍은 예쁘고 또 예쁜 전주한옥마을의 모습.

한때 지나친 상업화로 몸살을 심하게 앓았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제법 자리를 잘 찾은 느낌이다. 골목 구석구석으로 '마을'이라는 공동체의 향기가 풍기고, 여행자들은 한발짝 떨어진 거리에서 조용히 기웃기웃하는 그런 조화가 이루어지는 분위기. 평화롭다.

오목대를 지나, 둘레길을 따라 다시 한옥마을 안으로 내려왔다. 원주민 분들이 살고 있는 한옥거리를 지날 때는 혹여나 불편하시지 않도록 조금 더 살금살금 걷는, 그런 배려가 함께한다면 더 좋겠다.

다음에 왔을 때에도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를 바라면서 산책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수사가 앞으로도 쭉 어울릴 수 있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