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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Germany/뮌헨&근교 Munich&Outskirts

20200115. 뮌헨 구시청사 신시청사, 성 피터 교회 전망대

뮌헨이라는 도시 자체에는 생각보다 큰 볼거리가 없다. 신시청사를 중심으로 하는 마리엔 광장 쪽과, 레지덴츠를 중심으로 하는 오데온 광장을 묶어서 하루에 돌아볼 수 있고, 근교로 나가면 님펜부르크 궁전과 영국정원, 그리고 알리안츠 아레나를 묶어서 또 하루 쓸 수 있는 정도...?

뮌헨이라는 도시 자체보다는 뮌헨을 거점으로 하는 근교여행지가 상당히 많아서, 시내는 이틀만 구경했다.

마리엔 광장의 중심부에 있는 뮌헨 신시청사의 모습. 상당히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신시청사 바로 옆에 있는 구시청사 건물. 솔직히 구시청사가 훨씬 현대스럽게(?) 생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아무튼 여기가 구시청사란다.

구시청사에서 바라보는 신시청사. 뭐 말이 신시청사지 1800년대 후반에 지어져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건물이라고.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그리고 급격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고유의 건물이 너무나도 많이 파괴된 한국에서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옛 건물을 안 뿌시고 있는 유럽의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신시청사 벽에 있는 귀여운 인형들. 정오가 되면 이 인형들의 소소한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타이밍이 맞지 않아 직접 보는 것엔 실패했다.

프라하 시계탑 공연보다는 당연히 훨씬 소소하니, 나중에 프라하 가서 제대로 봐야겠다.

마리엔광장의 모습. 날씨가 상당히 쾌청하지만 광장을 건물들이 모두 에워싼 구조라 빛이 가려져서 사진 찍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겨울의 뮌헨은 5시 전에 해가 지는 미친 도시니... 광량이 풍부할 때 사진을 남기는 것이 참 쉽지 않다.

억지로 억지로 신시청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이제 옆에 있는 성 피터 교회의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길 시간.

신시청사에도 전망대가 있지만, 신시청사 전망대보다 성 피터 교회 전망대가 뷰가 좋다는 평이 많다. 뭐 뮌헨의 랜드마크 격인 신시청사를 볼 수 있는 전망대는 당연히 성 피터 교회니까 그럴 만하다. 다만 성 피터 교회 전망대는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으로 올라가야 하므로, 관절이 좋지 않다거나 체력이 후달리는 사람들에게는 비추.

아파트 10층 높이 정도 되는 전망대까지 가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닥치고 걸어야 한다.

멋모르고 따라올라간 허약한 친구녀석이 멘탈 터져서 전망대 옆 의자에서 한참을 쉬었을 정도.

다만 국제학생증 지참시 1인 2유로라는 저렴한 가격에 올라갈 수 있어서 가성비 차원에서는 나쁘지 않다. 어디든지 돈을 아낄려면 두 발이 조금은 고생해야 하는 건 인지상정.

고생의 댓가는 너무나도 달콤하다. 뮌헨 구시가지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가 성 피터 교회이기 때문에, 360' 파노라마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뷰를 볼 수 있다.

일단 날씨가 죽여준다. 미세먼지라고는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을 정도의 청정한 대기질과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구시가지의 고풍스러운 건물의 만남은 매우 아름다웠다.

여기서부터는 천천히 전망대를 한바퀴 돌면서 남긴 사진들.

다만, 길이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서 사람이 많이 모일 경우 내 의지와는 다르게 한 곳에서 오래 머물러야 할 수도 있다. 뭐 딱히 민폐는 아니니까 그냥 앞 사람이 안 가고 있으면 전망이 예뻐서 그러려니 하고 나도 오랫동안 풍경 보면서 사진찍고 놀면 된다.

한국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물론 이것도 여행 첫째 날이니까 설레고 예뻐보이지, 한 3~4일 돌아보면 그 건물이 그 건물같다고 느껴지기 시작하고, 1주일 정도 지나면 유럽풍의 건물이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우리야 한국에 사니까 매일 보는 빌딩숲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는 거다. 한국에 관광 온 외국 사람들 입장에서 서울의 스카이라인은 얼마나 신비롭겠는가.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모든 것들은 전부 주관적인 것들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예뻐봤자 매일 보면 지겨운 건 똑같거든.

전망대에서 찍은 신시청사 뷰. 카메라 줌 땡기면 신시청사 전망대에 올라가있는 사람들이 보인다ㅋㅋㅋㅋ

신시청사와 또다른 큰 교회, 그리고 맑은 하늘의 모습. 독일의 겨울답지 않게 너무나도 청명한 날씨 덕분에 훨씬 만족스러운 뷰가 탄생했다.

내려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전망대 한 바퀴 도는 길. 창문에 비친 도시의 전망이 너무 예쁘길래 한 컷 담아보았다.

창 반대편에 친구 하나 세워놓고 여기서 사진찍으면 반투명한 인간의 모습이 촬영된다. 좋게 말하면 도시 전망과의 결합이고 나쁘게 말하면 심령사진이니까, 찍을 사람만 찍을 것.

내려가는 친구 모습 카메라에 담은 후에, 나도 내려갔다. 아파트 10층 높이를 다시 내려가는 것도 썩 유쾌하지는 않지만, 다시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력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꾸역꾸역 내려간다.

계단 폭이 생각보다 넓지 않기에 마주치는 사람 비켜준다는 핑계로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다. 덕분에 가끔 보면 서로 먼저 지나가라고 양보하는 훈훈한 풍경이 (강제로) 연출되기도 한다. 올라오는 사람이 내려가는 사람보다 힘들 게 뻔하니, 올라오는 사람이 양보를 하면 거절하지 말고 바로 내려가자.

빠르게 돌아볼거면 30분, 여유있게 천천히 전망을 즐기려면 1시간 정도는 잡고 가야 한다. 마리엔광장 구경까지 곁들이면 1시간 30분~2시간 정도가 적당한 소요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