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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Germany/뮌헨&근교 Munich&Outskirts

바이에른 티켓으로 저렴하게 탄 뮌헨-뉘른베르크 간 RE 후기

뮌헨 근교를 이동할 때 무조건 사용하게 되는 바이에른 티켓. ICE, IC 등 특급열차를 제외한 전 열차를 하룻동안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해서, 뮌헨을 거점으로 근교도시 당일치기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특히 뉘른베르크로 이동하는 RE 열차는 구형 IC 객차에 장거리 기관차를 매달고 다니는 놈으로, 최고속력 시속 200km/h를 자랑하는 가성비 최고 열차다. 한국으로 비교하자면 무궁화호 열차를 그대로 갖다쓰는데 정차역이 조금 더 많다는 이유로 전철 요금만 받는 셈.

그래서 미련없이 ICE를 버리고 RE 열차를 타고 뮌헨에서 뉘른베르크까지 1시간 40분만에 주파했다.

오전 7시 30분의 뮌헨 중앙역. 수많은 행선지를 가진 열차들은 새벽녘부터 분주하게 사람들을 실어나를 채비를 하고 있다.

바이에른 티켓은 원래 오전 9시부터 사용 가능하지만,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의 경우 0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총 27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특례조항이 있다. 해가 짧아지는 겨울철 바이에른 티켓을 이용한 근교이동은 무조건 주말로 맞추는 것이 좋겠다.

우리를 뉘른베르크까지 모셔다줄 RE 열차의 기관차.

뮌헨-뉘른베르크 간 RE는 뮌헨역을 출발해 잉골슈타트와 킨딩 등의 지역을 거쳐 종착역인 뉘른베르크까지 간다. 즉, 어차피 뉘른베르크 북쪽으로 올라가지 않으므로 차에서 자다가 내릴 역을 지나치는 일은 없다는 것.

열차의 측면 행선판에도 뉘른베르크라는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적혀있으므로, 열차 타기 전 마지막 확인을 하고 승차하면 된다.

독일어나 영어나 기본적인 알파벳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지명 읽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IC 객차를 쏙 빼닮은 뮌헨-뉘른베르크 간 RE의 모습. 구형 인터시티 객차를 그대로 끌어다가 도색만 새로 한 셈이다. 내부 인테리어도 손보지 않은 덕에 좌석 역시 과거 특급열차의 편안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전 객차에서는 당연히 금연. 1등석도 붙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2등석 객차도 어지간하면 좌석이 모두 차는 일이 없기 때문에(옥토버페스트 기간은 당연히 예외), 1등석 표를 사는 건 솔직히 돈지랄이다.

편안함을 자랑하는 좌석. 좌석은 무궁화호와 비볐을 때 절대 뒤쳐지지 않을 정도고, ITX-새마을보다 살짝 불편한 정도. 리클라이닝도 가능해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좁은 앞뒤간격에 리클라이닝 따위는 씹어먹었으며, 좌석 역시 불편한 여타의 RE/RB와는 차원이 다른 뮌헨-뉘른베르크 간 RE열차.

차내에는 당연히 화장실도 있다. 독일의 수많은 공공화장실은 50센트에서 1유로 사이를 지불하고 들어가야 하는 유료구역이므로, 기차 안에 있는 화장실을 잘 활용하면 좋다. 패스트푸드점 화장실도 유료개방하는 미친 나라니까 기차에서 미리 볼일을 볼 것.

화장실은 뭐 우리나라 기차 화장실과 비슷비슷하다. 딱히 더럽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으니, 이거면 된거지.

RE 열차는 시원시원하게 달리다가, 잉골슈타트 역에서 ICE 열차를 대피하기 위해 10분 정도 정차한다. 열차 안에 있는 게 지겹다면 잠시 플랫폼으로 나가서 상쾌한 공기 마시면서 쉬다가 돌아와도 충분하다.

잉골슈타트 출발 이후에는 각 역마다 길어야 1분씩 정차하고 출발해 뉘른베르크까지 빠르게 이동한다.

1시간 40분 정도의 이동 끝에 도착한 뉘른베르크 중앙역(Hbf). 기차역 자체가 하나의 명물이라고 할만큼 예쁘게 지어져 있다. 여기서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역 광장에서 보이는 풍경. 바이에른 주에서 나름 대도시로 꼽히는, 히틀러가 사랑했던 곳이기도 한 뉘른베르크. 하루를 알차게 쓰면 도시 이곳저곳을 컴팩트하게 돌아볼 수 있는 동선을 짤 수 있다.

뉘른베르크의 핵심,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소 포스팅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