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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hina/베이징 Beijing

베이징 중국국가박물관 자유관람 후기 가는법 입장료 정보 총정리

베이징에서의 15시간 짧은 레이오버 시간 동안 둘러볼 곳은 바로 천안문 광장과 바로 옆에 있는 중국국가박물관!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 격인 중국국가박물관은 대륙의 스케일답게 하루 안에 둘러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크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중국 근현대사 자료가 실려 있는 '부흥의 길'에만 초점을 두고 관람했다. 어차피 무료입장이니까, 아쉬우면 다음에 또 오면 되거든. 이거 둘러보는 데 2~3시간은 족히 걸렸고, 나름 꼼꼼히 봤다고 생각해서 아쉬움은 남지 않았다.

중국국가박물관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베이징 지하철 1호선의 톈안먼동(천안문동)역. C 출구로 나가서 도보 3~4분 거리에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출구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보이는 중국국가박물관의 건물. 약간 평양의 흔한 로동당 건물처럼 생겼다 하는 느낌을 빡 받을수도 있다.

솔직히 전형적인 사회주의권(?) 국가의 건물답게 생기긴 했다. 직접 가 보면 뭔 느낌인지 확 와닿는다. 곳곳을 지키고 있는 총 든 공안의 모습이 오버랩되어서 더 그렇게 느껴질수도.

자 암튼 건물이 보이긴 하지만 일반 외국인 관광객은 이곳으로 들어갈 수 없다. 천안문 광장 방향으로 쭉 걸어가서 보안검색대에서 짐검사 받고, 왼쪽으로 꺾어 부스에 가서 여권을 제시한 후 입장권을 교부받아야 하는 긴긴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

광적으로 천안문 광장에 집착하는 중국 정부 때문에 이곳에선 거슬릴 정도로 보안검색을 받아야 한다. 중국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속편하고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천안문의 모습.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문 중 하나라고 한다. 우리에게는 물론 마오 주석의 초상화와 천안문 사건으로 더 알려진 곳이겠지만....

천안문 광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요사태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이곳으로 향하는 모든 길목에서 보안검색이 이루어진다. 비행기 보안검색대와 유사하게 다 잡아내므로 짐 없이 가는 게 제일 좋은 방법.

가방은 호텔에 다 두고 카메라 지갑 여권 핸드폰만 딸랑딸랑 들고 나왔더니 5초만에 모든 절차가 끝났다. 귀찮아지는 거 싫으면 짐은 숙소에 던져두고 정말 필요한 것만 챙겨서 나오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검색을 마치고 왼쪽으로 꺾으면 이렇게 생긴 부스가 보인다. 중국국가박물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여기다 여권을 제시하고 입장권을 받아야 한다.

입장료는 무료! 그냥 여권만 제시하면 슥 스캔하고 입장권으로 바꿔준다. 대충 불법체류하는 것만 아니면 입장권은 다 주는 분위기. 불법체류였으면 보안검색 할 때 애진작에 걸렸다.

뭐 말이 입장권이지 사실 QR코드 인쇄된 작은 종이쪼가리 하나 준다. QR을 찍고 입장하는 방식이므로 저거 분실되면 심히 골룸해지니 여권 커버 안쪽에 잘 꽂아서 모셔두는 게 좋을듯.

여권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박물관 입장 대기줄이다. 많은 것 같지만 박물관이 워낙 커서 막상 들어가면 매우 쾌적한 관람이 가능한 게 킬링포인트.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나도 줄을 서서 들어갈 채비를 하는 중. 멀리 천안문이 보이길래 또 한 컷 남겼다.

줄 선 김에 찍어본 중국국가박물관의 모습. 중국 건물들이 다 이렇게 생겨서 별 감흥이 없기는 한데, 크기는 확실히 크다.

박물관 입구에 있는 경고표시.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면 모두 하지 않을 행동들이니 넘어가도 된다. 전시물 만졌다가는 남의 나라에 감옥 구경할 수도 있으니 주의. 여긴 한국처럼 시민에게 관대한 나라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기억하자.

국가박물관 입구를 넘어가면 보안검색을 한다. 지하철 탈 때 한 번, 천안문 광장 들어가는 입구에서 한 번, 박물관 입구에서 한 번 총 세 번의 보안검색을 호텔에서 여기 오는 길에 받은 셈이다. 약간 띵하지만 여긴 중국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들어온 중국국가박물관. 대형 로비엔 사람들로 북적거리지만 전시장 안에 들어가면 귀신같이 쾌적해진다.

중고등학생들도 수업의 일환으로 이곳을 많이 찾는 것 같았다. 로비엔 애들이 득시글대고, 전시장 안에서도 학교 체육복 입고 인솔사와 단체관람 온 학생들이 간혹 보였다. 얘네 마주치면 한 템포 느리게 가는 게 답이다 말 그대로 인파에 휩쓸리는 수가 있다

고대 중국과 부흥의 길로 나뉘는 전시관. 이곳에 왔는데 다 둘러볼 시간 혹은 체력이 없다면 부흥의 길을 우선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고대 중국 유물도 탄탄히 전시되어 있지만 자금성 안에 있는 박물관에 밀리며(대신 여긴 유료입장), 애시당초 고대 중국의 진귀한 보물들은 타이완 타이베이에 있는 국립고궁박물원에 다 전시되어 있다. 장제스가 대만으로 ㅌㅌ할 때 유물까지 들고 튀어서, 1급 유물들은 죄다 타이베이로 가버린 것.

이래저래 고대중국 부분은 콩라인이니 시간이 없다면 아편전쟁 이후 중국사를 다룬 부흥의 길을 우선 보는 걸 추천한다.

부흥의 길 전시장 입구. 입구가 왼쪽 오른쪽 두 개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왼쪽에 있는 건 출구다. 구별이 확실치 않게 되어 있고, 출구로도 들어갈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까딱하다가는 100년 역사를 역주행하는 대참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꼭 오른쪽 입구로 들어가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전시물. 벽을 통채로 에워싸고 있는 조형인데, 애석하게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상세한 설명이 없다. 뭐 아마도 (중)국뽕을 치사량 수준으로 들이킨 작품이겠지.

출구 쪽에도 똑같은 전시물이 있지만, 여긴 색깔이 갈색이 아닌 회색이다. 눈앞에 회색 벽이 보이면 거긴 출구인 것이니 바로 돌아나와서 반대편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전시 공간. 아편전쟁 이후 근대의 모습을 갖춘 중국사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대강의 영어 설명이 잘 적혀 있다.

다만 꽤나 학술적인 용어들이 대놓고 튀어나오기 때문에 보다 지칠 수도 있으며, 각 유물마다 모두 영어 설명이 되어있지는 않은 상태. 정말 꼼꼼히 보고 싶다면 미리 오프라인 상태에서 작동하는 영어사전 어플 하나 깔아가는 걸 추천한다.

청 당대의 궁중 모습을 그린 그림. 현재의 중국 모습과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당대 영국의 양아치짓에 못이겨 아편전쟁을 한바탕 치르고 문호를 개방한 중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 1800년대의 중국은 서양 열강 제국주의 침략의 희생자였음을 다양한 사료를 통해 알 수 있다.

물론 2010년대의 중국은 스스로 제국주의자가 되어 이웃나라를 위협하는 아주 좋은 이웃이 되어버렸다는 게 함정.

외국 은행들이 발행했던 중국 지폐.

영국 통치시절 중국 노동자에게 채우던 수갑(!) 당시 타국의 지배를 받던 중국인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증명해주는 유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당시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도 제대로 된 대가를 받지 못했던 중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상. 침략자의 지배를 받는 나라의 백성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것은 세계 어딜 가든, 어느 시대에 가든 공통적인 현상이다.

영국의 계속되는 아편 밀수에 빡돈 중국인들이 아편을 압수해 궤짝째 내버리는 것을 표현한 그림.

당시 영국은 대중국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은화의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그걸 단번에 전환시킨 것이 바로 아편(...) 영국은 아편 밀수로 중국에서 톡톡한 이익을 봤고, 금세 무역 흑자로의 전환을 이뤄냈다.

당연히 마약은 급속도로 중국에서 퍼지기 시작했고, 중국 경제와 사람들의 삶이 파탄난 것은 당연한 일. 빡친 중국 정부가 아편 수입금지를 요구하지만 영국은 당연히 이 요구를 묵살하고, 결국 중국은 위 그림처럼 영국 상인들의 아편을 압수해 모조리 폐기처분한다.

그걸 보고 빡친 영국은 중국과 전쟁 말이 좋아서 전쟁이지 일방적인 괴롭힘이었다 을 벌이게 되고, 그래서 '아편전쟁'이 된 것.

요딴 무기와 영국의 대포가 맞붙었으니, 승패의 결정은 너무나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유물들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서구를 중심으로 팽배했던 당대 제국주의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남의 나라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역시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희생자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면 우리와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런저런 전시들을 둘러보면 드디어 'section 1'이 끝난 것. 대륙의 스케일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곳

두 번째 전시는 1911년 신해혁명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쑨원이 주도했던 혁명을 '부르주아 혁명'이라고 표기한 것이 인상깊다.

크게 전시되어 있는 손중산(손문) 선생의 사진. 중국사에 관심이 없어도 쑨원의 사진만큼은 한번쯤 봤을 정도로 현대 중국과 타이완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이다.

이것저것 관련된 내용을 보다 보면 섹션 2도 마무리된다.

신해혁명의 실패와 신문화운동에 대한 자료를 전시하는 3장. 위안스카이에 대한 설명도 잠깐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사상을 전파하는 여러 잡지들이라던데, 중국사에 대해 그리 꼼꼼한 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문한지라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여긴 빠르게 지나갔다.

후반부쯤 넘어가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전시관이 크기 때문에 관심 가는 부분만 짚어서 보지 않으면 정말 피곤해진다.

5.4 운동과 중국공산당(CPC)의 탄생을 다루는 섹션이 이어진다. 중국 정부가 만든 박물관이기 때문에 거북할 정도로 공산당에 대한 옹호로 가득한 편이며, 자료 역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으니 알아서 걸러듣자.

러시아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마르크스의 초상화. 마르크스가 없었다면 자본주의는 망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을 정도로 당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마르크스. 위대한 사람임은 틀림없다.

중국으로 넘어온 공산주의 사상. 구소련의 신문이 그대로 중국으로 넘어왔다고 한다.

레닌의 열띤 연설을 담은 그림도 눈에 띈다.

중국에서 일어난 5.4운동을 기념하는 자료들도 있고

드디어 '모택동'(마오쩌둥)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낫과 망치, 그리고 별이 새겨져 있는 공산당 깃발도 전시해뒀다.

자료 하나하나가 재밌기는 한데 양이 너무나 방대해서 슬슬 머리가 아파진다. 빠르게 다음 전시관으로 넘어가봤다.

1930년대 일본의 만주 침략에 맞서 싸웠던 중국의 역사를 전시하는 공간. 이때 일본을 몰아내기 위해 공산당과 국민당이 손을 잡은 제 1차 국공합작이 있었다. 국민당의 약자인 KMT가 보인다. KukMinTang?

용사들의 모습을 새긴 거대한 조각상.

마오쩌둥의 친필 글씨. '실사구시'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싸움의 과정과 언제봐도 통쾌한 일본의 패망 과정을 담은 사진. 원자폭탄이 뿜어내는 버섯구름 사진은 일본에게는 패망의 전조였지만, 한국과 중국에게는 해방의 전조였다.

여기서부터는 국공내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스토리가 펼쳐진다.

북한의 김일성보다야 덜하겠지만 아무튼 중국인들의 심장 속에 영원한 동지로 남아있는 마오쩌둥의 동상을 볼 수도 있으며

수많은 바리에이션의 깃발 속 현행 중국 국기(오성홍기)의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이쯤 지날 때 학생들의 단체관광 러시가 이어져 조금 급하게 돌아보는 감이 없지 않았다. 전시장 안에 지나칠 정도로 사람이 많으면 어차피 집중도가 떨어지는 건 똑같으니, 깔끔하게 해당 전시실은 포기하고 가거나 10분쯤 휴식을 취하고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중)국뽕의 절정을 이루는 중화인민공화국 국가. 한 번 들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별도의 오디오 플레이어는 없다. 한국 돌아와서 유투브 치면 나오지 않을까.

전시장이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중국뽕 주입량 역시 커져만 간다. 현대 중국사를 다루는 후반부 전시관은 중국의 놀라운 경제성장을 홍보하는 성격이 아주 짙었다.

생산량의 급격한 증가를 도식화한 그래프. 대약진운동을 거치며 수천만 명이 아사의 위기에 내몰린 흑역사는 당연히 설명하지 않는다. 오로지 긍정적인 면만을 부각했다는 것을 알 거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초안.

공산당에서 사용하는 연단을 옮겨두었다. 오늘날까지 쓰고 있는 로고(?)인지라 매우 익숙했다. 천안문 광장에 깔려 있는 공안의 옷을 유심히 보면 이 로고가 금방 보일 것이다.

무슨 자료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에서 발간한 회의록? 서류? 비슷한 느낌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끝을 향해 달려가는 전시장. 중국의 대외관계를 다루는 곳이다.

여기서부턴 나도 지쳐서... 그냥 대충대충 돌아보았다.

처음에 들어갈 때 꼼꼼히 보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과는 별개로, 나갈 때쯤 되면 자연스럽게 피곤해지게 되어 있다. 거의 2시간이 넘게 머리에 지식을 들이부어도 전시관이 끝나지 않는다고 상상해 보면 어떤 느낌인지 바로 알 것이다.

진짜 나가고 싶을 정도로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또 눈앞에 있는 자료들을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여긴 서울이 아니니까 내일 또 오고 이럴 수도 없고...

있는 힘을 쥐어짜서 마지막 전시관까지 돌아보았다.

중국인들의 신분증. 중앙에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 역할을 하는 증이다. 적어도 국가의 국민 통제 효율성에 있어 한국은 중국보다 앞서면 앞서지 절대 뒤지지 않는다.

모든 국민의 주민등록번호를 국가에서 관리하고, 지문 정보를 모두 수집해가는 것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동일하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국민 정보 관리하는 나라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뭐 암튼 장단이 다 있을테니 양날의 칼인 셈.

드디어 마지막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념하는 전시물들이 몇 개 있고

중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모형을 전시하는 것으로 드디어 피날레를 장식하는 중국국가박물관의 부흥의 길 전시장.

벽 전체를 장식하고 있는 회색 조형물을 지나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출구가 보인다. 총 3시간 동안의 대장정이 드디어 막을 내리는 순간.

중국의 근현대사에 대해 많은 점들을 알 수 있는 공간이지만, 공산당 정부에 의해 '선택적으로 통제된' 정보만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조금 찝찝하다.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천안문 사태 등 중국 정부에 의해 자행되었던 수많은 희대의 삽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채 긍정적인 부분만을 부각시켰기 때문.

모든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보장되어 있는 외국인들이야 이런 감정을 느끼겠지만, 과연 현지의 중국인들이 이곳에 온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마음 한켠이 뭔가 모르게 불편한 상태로 중국국가박물관을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천안문 광장으로 이동했다.

천안문 광장과 국기하강식 포스팅은 다음 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27 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