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고 있어 밖으로 나돌아다니기 싫어지는 나날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유랑민 DNA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대체재를 찾아내고야 마는데... 추운 겨울, 따듯한 실내에서 초록빛을 받으며 만족스러운 시간을 느끼고 싶다면 서울식물원이 제격이다!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 3,4번 출구와 바로 연결되어 있는 서울식물원. 서울의 주요 관광지 중 대중교통 연결성이 상당히 뛰어난 축이므로, 차 없이 나들이 오기에도 적절하다.
서울식물원은 마곡 업무지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2019년 5월 정식으로 개장하여 서울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식물원의 하이라이트인 주제원과 온실(유료입장 구역)을 보기 위해서는 식물원 안쪽으로 한참을 걸어들어가야 한다. 이날 비가 꽤나 퍼부어서 온실 들어가는 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꽃피었던 걸로 기억한다...
일반적인 공원처럼 꾸며진 무료입장 구역을 지나고 지나야 매표소가 등장한다. 봄 여름 가을에는 여기도 나름 사진찍을 곳이 많겠지만, 지금은 단풍 다 떨어진 겨울이니까 빠르게 패스.
서울식물원의 매표소. 사진이 왜 이렇게 흔들렸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입장권에 인쇄된 QR코드를 게이트에 태그하여 입장하는 형식이다. 인식 드럽게 안 된다 적어도 3초는 태깅하고 있어야 게이트 열림
동절기 마지막 입장은 16:00인 서울식물원의 성인 일반 입장료는 5,000원. 다자녀 가정의 경우 30% 할인된 요금에 입장할 수 있으며, 연말까지 제로페이 결제 시 30%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월요일은 서울식물원 정기 휴무일이니 잘 피해서 방문하자.
지하철 탈 때처럼 개찰구에 QR코드를 찍으면 된다. 온실 앞에서 입장권 태그를 한 번 더 해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관람을 모두 마치고 나올 때까지 입장권 분실하지 않도록 잘 챙겨두는 게 좋다.
입장권 발매도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서울식물원 유료구역인 주제원과 온실 쪽으로 이동해 볼 차례.
주제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확실히 유료입장 구역이 무료입장 구역보다 잘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날 비만 안 왔더라면 실외구역인 주제원도 열심히 돌아다녔을텐데... 날씨가 참 아쉬웠던 부분.
잘 가꾸어진 서울식물원의 주제원 구역. 비가 상당히 거세게 내려 신발이 다 젖을 지경이었지만, 온실에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 주제원을 통과하는 길이라... 사진 찍으면서 꿋꿋이 걸어갈 수밖에.
서울식물원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온실로 가는 길. 여기에도 QR 리더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온실에 갈 때는 오른쪽 통로로 그냥 빠져나가면 된다. 온실 관람을 마치고 지하철 타러 주제원으로 다시 돌아올 때 입장권 태그하고 들어가면 되는 시스템. 뭔가 좀 이상한데?
온실 건물에도 매표소가 있다. 버스 등 타 교통수단을 이용해 후문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온실 내부가 매우 따듯하기 때문에, 외투나 개인 짐을 보관할 수 있도록 물품보관함 역시 설치되어 있다. 다만 가장 큰 단점이 유료라는 것... 입장료 내고 들어가면 좀 무료로 해주면 어디 덧나나
물품보관함 이용료가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 페이코 간편결제가 가능하며, 현금결제는 불가능하니 주의.
온실 건물 내부 1층에는 디지털 스크린으로 서울식물원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식물에 관심이 많다면 꽤나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이다.
식물은 예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나는 바로 온실 안으로 직행. 입장권 검표가 이곳에서 이루어지므로, QR코드를 미리 준비해두자. 온실 안은 매우 덥기 때문에 외투도 미리 벗어서 팔에 걸고 다니면 좋다.
서울식물원의 시그니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온실의 내부 모습. 실내 공간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폭풍우가 몰아치든 눈이 내리든 상관없이 아늑하게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온실 곳곳에 숨어있는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한 편.
할로윈 시즌이 지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걸려있던 마녀모자. 수량이 상당히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다같이 모자쓰고 단체샷도 남겨보았다. 아직 카메라 렌즈가 온실 온도에 적응 못하고 뿌옇게 변한 상태여서 사진이 영...
이제 본격적으로 열대관으로 IN! 온실 내부에는 모두 살아있는 식물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초록초록한 풀냄새를 맡으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동굴과 폭포 등 다양한 볼거리로 꾸며진 서울식물원 온실 내부. 덕분에 관람 동선 상 지루해질 일 없이 끝까지 흥미롭게 거닐 수 있었다. 각종 진귀한 풀과 나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이러한 포인트들까지 더해져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곳.
한눈에 봐도 열대지방 숲의 풍경을 재현했다는 걸 알 수 있는 서울식물원의 열대관. 실내 공간이지만 너무 아담하지 않게, 그렇다고 지나치게 크지도 않게 잘 꾸며두었다.
고개를 위로 들면 아름다운 스카이워크와 열기구의 모습이 펼쳐진다. 사진으로 봐도 예쁘고, 실물로 보면 더더욱 예쁜 서울식물원의 온실. 개인적으로는 5천 원 입장료 내고 들어오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열대관 중앙을 수놓고 있는 아름다운 호수. 온실 처음부터 끝까지 초록빛 향연이 물씬 이어져, 보는 사람은 저절로 마음이 안정된다. 친구와, 연인과 찾아도 좋지만 혼자 와서 휴식을 취하기에도 손색없는 서울식물원.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국적 나무들이 길을 따라 늘어선 모습은 참 신기하다. 이런 나무들 다 어디서 가지고 오는건지 궁금해질 지경.
한 쪽 구석에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동식(?) 커피 스테이션. 당연히 조형물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가 풀숲의 바리스타 컨셉으로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진짜 커피 원두를 가져다 놔 냄새 맡으면서 놀기도 좋다.
열대관의 모습을 한 번 슥 둘러서 찍어보고, 이제 옆 관인 지중해관으로 넘어가보았다.
열대관과는 또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서울식물원 온실 지중해관의 모습. 열대관보다 덜 습하고 더 시원한 느낌이어서 돌아다니기 훨씬 수월했다. 열대관이 초록 그 자체의 느낌이었다면, 지중해관은 조금 더 인공적인 조형물이 삽입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열대관이 숲을 연상시켰다면 지중해관은 정원을 연상시킨다는 표현이 낫겠다. 아무튼 아기자기하고 잘 꾸며진 포토존을 찾는다면 열대관보다 지중해관에 더 꽃히게 될 법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들을 모아놓아 상당히 이국적인 느낌을 풍기는 지중해관의 모습. 서울식물원의 돔 천장도 정말 예쁘게 잘 지은 것 같다.
열대관에 커피 하우스가 있었다면 지중해관에는 올리브 하우스가 있다! 온실 구석구석 비밀의 사진포인트들이 많이 숨어있어, 하나하나 발굴해나가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수 있겠다.
반 층 정도를 걸어 내려가는 길에 가꾸어진 예쁜 정원. 이런 식물들 가꾸는 데 결코 작은 노력이 들어가는 게 아닐텐데, 생생하게 꽃까지 피워내는 정원사 분들의 노력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지중해관의 정원 모습은 확실히 열대관과 비교해서 훨씬 인공적으로 조성된 티를 낸다. 둘 중 어느 곳이 더 마음에 드는지는 충분히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정원에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 이곳을 그렇게 아름답게 가꾸는 정원사의 노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 등장한다. 이곳의 이름은 '정원사의 방'. 식물을 꽃피우기 위해 정원사가 쏟아야 하는 수많은 고생을 엿볼 수 있다. 참 세상에 쉬운 직업도 없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직업도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는 장소다. 다시 보는데 도대체 저기 해골이 왜 들어가 있는거지
정원사의 방을 뒤로 하고, 우뚝우뚝 솟은 나무들을 따라 길은 계속 이어진다. 규모가 생각보다 클 뿐더러 길을 따라 옹기종기 피어 있는 식물 하나하나에 관심 쏟기 시작하면 서울식물원 온실 안에서만 적어도 한 시간 반은 있어야 한다.
아름답게 피어나 있는 나무와 꽃들을 지나가서
아름드리 바오밥나무와 함께 지중해관 관람을 마쳤다. 어린 시절 어린왕자 책 읽으면서 도대체 바오밥나무는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곤 했는데, 이걸 실물로 본 건 여기가 처음인 것 같다. 참 높게 서 있는 모습이 대단하다.
하지만 아직 관람동선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지중해관 다음 코스는 서울식물원의 또다른 시그니처, 스카이워크! 2층 높이로 나 있는 데크길을 통해 열대관을 내려다보며 출구 쪽으로 퇴장할 수 있는 동선으로 설계되어 있다. 열대관-지중해관-스카이워크로 이어지는 서울식물원 온실 이동동선 중 정말로 한 군데도 버릴 게 없다는 건 큰 장점.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갈 사람은 타고, 대부분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 모양새. 하기야 높이 가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한 층 정도인데, 많이 힘들지 않다면 걸어올라가는 게 낫다.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스카이워크의 모습. 사진으로도 이렇게 예쁘게 나온다면? 실물은 정말 깡패급이라는 말. 함께 갔던 친구들 모두 예쁘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짙은 녹음이 펼쳐진 열대관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서 이국적인 자연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 그런가, 아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이 상당히 많은 편!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건 상당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식물원은 정말 잘 만들어진 장소.
너무 길지도 않은, 그렇다고 너무 짧지도 않은 서울식물원 스카이워크를 지나 출구로 퇴장할 시간! 바깥 날씨에 지친 몸을 제대로 힐링시켜준 온실 공간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초록빛 나무, 행복해하는 아이들 속에서 저절로 마음이 평화와 안정을 되찾은 기분. 개인적으로 재방문 의사 200%일 정도로 만족스러운 장소였다. 아직 덜 알려져서인지, 지나치게 붐비지 않았다는 점도 매력포인트.
출구로 나가자마자 보이는 기념품샵. 식물과 더불어 이런저런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음 그다지 구미가 당기는 것들은 없었다.
굳이 찾자면 온실 건물이 새겨진 머그컵(5,000원)정도...? 개인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지라 요런 머그 하나쯤 사고 싶었지만, 집까지 안 깨먹고 들고 갈 자신이 없어 pass. 가성비 꽤 괜찮은 것 같아 다음에 또 온다면 사볼까 하는 마음은 든다.
마그네틱, 스티커 등 다른 물건들도 있긴 했지만, 딱히 서울식물원과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일단 결정적으로 너무 안 예쁘다. 기념품은... 조금 더 디벨롭이 필요할듯.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샵 반만 따라가봐라
아무튼, 추운 겨울 실내에서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하다면 서울식물원을 강추한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고, 컨텐츠도 좋은 곳. 물론 개인별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꼭 기억하자. 한 블로거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 직접 방문한 후 스스로의 후기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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