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점점 더워지고, 그렇다고 집에만 박혀있기 싫을 때는 밤에 돌아다니는 게 상책이다. 서울이 가진 매력적인 야경과 한강의 모습을 반포한강공원에서는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기껏 한강까지 나왔는데 반포 야경만 보고 가기는 아쉬우니까, 18시 즈음 해질녘에 맞춰 서래섬에 들렀다가 세빛섬을 거쳐 반포한강공원 쪽으로 이동했다.
서래섬 포스팅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36 에 정리되어 있다. 해질녘에 정말 아름다운 섬이니 꼭 한 번 들러보자.
서래섬과 세빛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서래나루에서는 치맥과 함께 해넘이를 구경할 수 있다. 7시 다 되어서 뉘엿뉘엿 해가 떨어지고, 슬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날씨도 선선하게 변해갔다.
점점 노을이 붉게 물들어간다. 왼편에 보이는 섬이 바로 서래섬. 오른쪽 1시 방향에는 63빌딩이 서 있다. 서래섬 안에서 노을과 함께 사진 찍는 것도 강추한다. *위 사진은 서래섬이 아니라 서래나루에서 찍은 것이다.
이곳이 바로 서래나루. 한국통닭은 말 그대로 한국식 옛날통닭 파는 곳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치킨과는 이미지가 매우 다르다. 치킨 시킬거면 걸어서 10분쯤 거리에 있는 BHC에서 시키는 게 낫다. 옛날통닭 가격은 1마리 9000원. 플라스틱 컵에 담아주는 생맥주는 1잔 4000원. 카드/페이코 잘 받는다.
왼편의 미니스톱에서는 어지간한 편의점에 있을 것들 다 팔고, 한강라면(3000원)이 준비되어 있다. 선선한 바람 맞으면서 야외에서 라면 먹기 딱 좋다. 하나 아쉬운 점은 특수매장이어서 수입맥주 4캔 만 원 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 1캔에 3,900원 제값 다 줘야 한다. 아이스박스 있음 한강 들어오기 전 편의점에서 사는 게 훨씬 낫겠다.
슬슬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한강에는 유람선이 하나둘 운행하기 시작한다. 전등으로 외부를 화려하게 빛내는 유람선과 한강 다리, 그리고 업무단지 빌딩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친구들과의 치맥을 슬슬 마치고, 세빛섬을 거쳐 반포 무지개분수 쪽으로 이동할 시간이다.
세빛섬은 서래나루 바로 옆에 위치한 진정한 인공섬이다. 2006년 9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계획된 세빛섬은, 완공 당시 '세금둥둥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가루가 되도록 까인 전력이 있다. 이제는 나름 조명도 키면서 야경맛집이 된 것 같긴 하지만, 내부 시설 운용을 통해 얼마나 수익을 잘 내고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
그래도 '겉면'만 보자면, 한강공원이 밋밋하지 않게 해 준 공신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화려한 빛을 뿜어내고 있다. 물론 저 수많은 조명 키는 데 들어가는 돈은? 세금!
어둠이 짙게 깔릴수록 세빛섬의 조명은 더 선명해진다. 아래쪽의 보트를 타고 한강 위를 둥둥 떠다니면서 야경을 구경할 수 있지만, 보트를 타고 나갈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제한되어 있어 결국 타지 않기로 했다. 승선료는 30분에 35,000원(주말 기준)이고, 오리배의 상위호환? 버전이라고 보면 충분하지 싶다.
예쁜 조명으로 장식된 통로를 따라 이동하면, 반포한강공원으로 나가는 출구가 보인다. 다리 중간에는 예쁜 물건들을 파는 아기자기한 가게들도 있고, 무지개분수를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모기가 좀 꼬이는 건 흠이다.
세빛섬 전망대에서 바라본 무지개분수의 사진이다. 분수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좋은데, 문제는 분수 물이 전망대로 튄다는 것. 그것도 적당히 튀는 게 아니라, 비 맞는 수준으로 넘어온다. 아름다운 전망과 한강물 미스트를 맞교환한다고 생각하면 딱 된다. 여름이어서 물 시원하게 맞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카메라가 상할까봐 얼른 사진 찍고 반포대교로 넘어왔다.
반포대교 우측 공간에는 서울 밤도깨비야시장이 한창이었다. 단순히 음식뿐 아니라 귀걸이를 비롯한 악세사리, 수공예품 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당연히 사람 많은 건 디폴트. 서울의 주말(그것도 토요일!) 밤은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음료와 음식 가격을 쓱 둘러봤는데, 그렇게 비싸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이동식 카페에서는 심지어 카드도 받는 것 같았다(!).
야시장 바로 앞에는 반포대교와 서울의 야경이 펼쳐진다. 조명이 없어서 카메라가 초점을 못 잡아서 그렇지, 실제 풍경은 정말 예쁘다. 다리 아래 둔치에 자리잡은 수백 명의 시민들의 모습만 봐도 이곳 전망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다.
풍경을 담는 가장 좋은 카메라는 두 눈이라는 건 정말 맞는 말이다.
이곳에서 야경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다시 서래섬 쪽으로 돌아나가 신반포역으로 복귀했다. 혹여 녹사평역, 이촌역을 비롯한 강북 쪽으로 넘어갈 사람은 한강공원 바로 옆 잠수교 한가운데에 정차하는 740번 버스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야시장 코앞에 내려줘서 매우 편하다. (다만 교통정체는 상상을 초월할수도. 토요일엔 잠수교 진입램프 쪽에서 사고가 발생해 인근 교통이 싸그리 헬게이트됨)
가는 법: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 1번 출구에서 도보 약 15분/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도보 약 15분/ 740번 간선버스 이용 시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정류장(ID: 22405)에서 하차 후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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