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은 조선의 5대 궁궐 중 하나로, 고종이 아관파천 이후 1897년 이곳으로 돌아오면서 10년 간 대한제국의 황궁으로 사용된 곳이기도 하다. 구한말 건축되었다는 시기적 특성 때문에, 이곳에서는 한옥 양식 뿐 아니라 서구식 석조 건물인 석조전, 2층 한옥, 동양의 양식을 본따 지은 서양식 건물인 정관헌 등 다양한 양식의 건축이 모여 있는 장소이다. 서울시청 바로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어 뛰어난 접근성을 가지고 있으며, 한때 박사모를 비롯한 보수단체의 시위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오명을 쓰기도 했던 곳이다.
덕수궁의 정문 격인 대한문이다. 여느 궁궐과 마찬가지로, 만 24세 이하의 내국인 청소년의 경우 입장료가 없다. 내국인에 한정되며, 무료입장 대상자 역시 매표소를 방문해 신분증 확인 후 표를 발권받아야 한다. 덕수궁은 월요일이 정기 휴무일이다. 날짜 잘못 맞춰 헛걸음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유료입장의 경우 1,000원의 비용이 소요되나, 딱히 비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대한문 바로 맞은편에는 서울특별시청이 위치한다. 세종대로 바로 옆에 위치한지라, 바쁘게 돌아다니는 직장인들과 차들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현대의 상징인 고층빌딩 바로 옆에 아담한 궁궐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또다른 볼거리. 서울만큼 현대와 전통이 나란히 존재하는 도시 찾는 것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는 다분히 매력적인 도시인듯.
덕수궁 안에서 이러한 현대와 전통의 조화는 보다 잘 드러난다. 너른 궁궐 바로 뒤로 보이는 고층 빌딩은 서울의 정체성을 상징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위 사진은 석어당으로, 이층으로 된 한옥 구조가 다른 궁궐과는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특이하게 단청이 되어 있지 않으며,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전각이다.
나무들과 함께 넓은 공터가 조성되어 있어,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바쁜 도심 속에서 벗어나 이곳에 들어오니 정말 한적한 느낌이었다.
이곳은 덕수궁의 정전으로, 대한제국 황궁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중화전은 조선의 5대 궁궐 정전 중 유일하게 20세기에 건축되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나름 궁궐의 정전임에도 불구하고, 중화전을 감싸는 행각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일제강점기 시대 덕수궁을 공원화하는 과정에서, 미관상의 이유로 헐려버렸기 때문. 그러한 의미에서 이곳은 격동의 근대사를 보여주는 산 증인이다.
왼편으로 이동하면, 덕수궁의 하이라이트 석조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1910년 완공된 이곳은 신고전주의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본디 황제와 황후가 거처할 공간으로 설계되었던 곳이다. 다만 경술국치와 계속되는 살해 위협이 겹치면서, 고종은 이곳에서 실제로 거처하지는 않고 행사 용도로만 사용했다고 한다. 광복 이후 이곳에서 미-소 공동위원회가 열리기도 하는 등, 역사적 의미가 충분한 장소다. 내부관람을 위해서는 덕수궁 홈페이지 (http://www.deoksugung.go.kr/c/schedule/info/SB)에서 사전 예약 후, 해설관람 형식으로 둘러보아야 한다. 관람일 1주일 전 오전 10시부터 예약 가능하다.
석조전 인근을 빠져나와, 즉조당과 석어당의 모습을 다시 담아 보았다. 번잡한 도심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덕수궁의 매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실 궁궐 안만 돌아볼 경우 덕수궁을 완전히 섭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곳 주위에도 보석같은 볼거리들이 아주 많기 때문. 최근 끊어졌던 구간을 연결해 완전히 하나로 이어진 덕수궁 돌담길, 하늘에서 덕수궁을 비롯한 서울의 모습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서울특별시청 정동전망대 등 알찬 장소들이 바로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왕 나온 거, 주변까지 돌아보면 훨씬 만족도 높은 여행이 가능하다. 돌담길 한 바퀴 산책하고, 궁궐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지칠 무렵 정동전망대에 올라가 차 한 잔 하면서 서울 풍경을 내려다보면, 반나절 금방 간다.
Access: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2,3번 출구에서 바로. 광화문광장에서도 세종대로 따라 도보 약 5분으로, 멀지 않다.
'대한민국 Korea > 서울&수도권 Seoul&metropolitan ar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의 해질녘 한강공원 서래섬 <서울 가볼만한곳> (0) | 2019.07.09 |
---|---|
세빛섬, 반포대교 무지개분수, 밤도깨비야시장, 반포한강공원 야경 <서울 가볼만한곳> (0) | 2019.07.08 |
서소문건널목, 도심 속 기차여행 <서울 가볼만한곳> (96) | 2019.06.13 |
<서울을 다시 살리다 03> 서울로 7017, 고가에서 사람길로의 변신 <서울 가볼만한곳> (0) | 2019.06.13 |
<서울을 다시 살리다 02> 상암 문화비축기지, 이제는 석유에서 문화로 <서울 가볼만한 곳> (1) | 2019.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