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련 여행에서 들러볼만 한 곳 중 하나는 성해광장이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싱하이광장'으로 읽히는 이곳은 대련시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1997년 조성된 광장이다. 스케일이 실로 거대하여, 총 면적이 176만 제곱미터에 달해 아시아 최대의 광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곳이다. 중국에서는 항상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 벌어진다.
낮에는 기관방문 등의 공식 일정이 꽉 차 있어서, 광장의 야경을 구경하러 대련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만큼 야경 역시 멋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지하철 1호선 성해광장 역에 내리면, 성해광장 쪽으로 나가는 출구가 연결되어 있다. 출구로 나가자마자 바로 광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는 길이 영어로도 잘 표시되어 있어 길 헤멜 염려는 없다. 다만 돌아오는 길은 잘 기억해야 한다.
근데 생각보다 별 거 없다. 광장에는 조명을 거의 켜두지 않아서, 그냥 주변에 있는 고층 아파트와 건물, 그리고 작은 놀이공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구경하는 거에 만족해야 한다. 야경 자체만을 즐길 거면 중산광장이 훨씬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성해광장은 바다와 가까이 있어, 대교 야경을 볼 수 있다. 눈앞에 보이는 다리는 대련 시와 외곽을 잇는 다리로, 안중근 열사가 갇혔던 감옥이 있는 뤼순과 대련 시내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도로의 일부분이다. 밤에 보니까 나름 예쁘다. 다리 왼쪽으로 보이는 불빛들이 바로 작은 놀이공원 지역! 오른쪽은 아파트 단지인 것 같다. 한국 아파트랑 똑같이 생겼다.
광장 한복판에서 시내 방향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주변은 다 고층 아파트같이 생겼는데, 의외로 굉장히 어두컴컴하다. 다 미분양된 것인지, 아니면 다들 일찍 자느라 불이 꺼진 건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전자일 확률이 더 높겠지.
길을 따라 해안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리를 비추는 조명의 색깔은 몇 초 단위로 바뀐다. 부산 광안대교와 정말 비슷한 시스템이다. 다만 다리 자체의 스케일은 이곳이 훨씬 크다. 영종대교까지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상당한 정도의 길이를 자랑하는 다리에 쭉 불이 들어오니 매우 예뻤다.
다리에 집중한 사진! 카메라가 초점을 잘 못 맞춰서 약간의 흔들림이 남아있다. 어둠의 바다 위를 비치는 다리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 다리 옆에는 작은 놀이공원이 하나 있다. 사이즈 자체는 롯데월드와 에버랜드에 비비지도 못하는 수준이지만, 각 어트랙션의 난도 자체는 상당한 수준이다. 각 놀이기구를 1번 탑승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위안. 중국의 물가 생각해 보면 싼 가격은 절대 아니지만, 상당한 재미를 추구할 수는 있으니 무서운 거 잘 타는 사람은 시도해보자! 무서운 거 잘 타는 사람만.
성해광장 나들이를 마치고 나니 시간이 23시쯤 되었다. 대련 시 지하철은 22시 30분에 막차가 종료되기 때문에, 얄짤없이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성해광장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인지라, 어마어마한 수의 택시가 대기하고 있어 택시 잡는 것은 절대 어렵지 않다. 다만 기사님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니까, 목적지 이름 정도는 중국어로 기억하고 있자.
심야할증이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요금은 13위안. 총 3km의 기본요금 거리 이후 평균적으로 1km당 2.6위안이 가산된다. 한국 택시비 생각하면 이건 뭐 거저 오는 수준. 성해광장을 출발해 중산광장 근처에 있는 호텔까지 왔는데, 8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왔음에도 불구하고 택시비는 28위안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물가 참 착하네.
기사님이 무뚝뚝했지만, 시내를 돌아다니는 택시에서 길을 일부러 돌아온다거나 바가지를 씌우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내가 운이 좋았던 것일수도 있겠지. 인생은 항상 case by case니까.
택시랑 놀이기구 사진 좀 찍어둘걸 그랬다... 약간 사진 없이 너무 글로만 쓰는 포스팅이 된 것은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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