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날. 아시아나 타려다가 15분 뒤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가격이 더 저렴하길래 네오 기종 타볼 겸 선택했다.
한림에서 일 다 마치고 급행버스 102번 타고 환승 없이 공항에 도착했다.
급행은 짐칸에 캐리어도 실을 수 있고, 공항 3층에 내려줘서 바로 출발층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야자수가 반겨주는 제주국제공항 출발층.
모바일 탑승권을 받아놓은 상태였지만, FFP를 알래스카 항공으로 바꾸기 위해 카운터를 찾았다. 토요일 비행기라 그런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줄 길게 서는 것 없이 수속은 금방 끝났다.
이날 탑승한 비행편은 제주공항을 15시 45분에 출발하는 김포행 대한항공 KE1256편.
연결편 문제로 탑승이 약 10분 정도 지연되었다. 김포/제주공항이 워낙 혼잡하다 보니 이 정도 지연은 국적기 양사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아시아나와 달리 대한항공은 존별 보딩을 실시하는데, sky priority와 모닝캄 우선탑승 이후에는 뒤쪽 좌석번호부터 먼저 들어간다. 이날은 51F 좌석을 선택해 1존으로 입장했다.
투명한 탑승교 너머로 오늘 타고 갈 비행기의 모습이 보인다.
타 항공사와 달리 대한항공의 A321-neo는 창문에 너구리 모양의 선팅을 해놓지 않아 기존 A321과 모습이 거의 비슷해 보였다.
들어가면서 찍은 대한항공 A321-neo의 좌석 모습.
이코노미와 프레스티지 모두 좌석의 색깔을 기존 시트와 매우 다르게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대한항공 홈페이지를 보면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간격은 31~32인치라고 한다. 좌석당 창문 1개를 점유하고 있는 형태인데, 기종 특성상 48열인가 갑자기 창문이 없어지는 열이 하나 나오니 바깥 구경하고 싶다면 이곳은 피하는 게 좋다.
체크인 혹은 좌석배정 시 창문 없는 열의 좌석은 따로 표시가 되어 있긴 했다.
174cm 성인 남성 키 기준으로 앞 좌석과 여유공간은 이 정도였다.
대한민국 양대 플래그 캐리어들이야 (대한항공 B737을 제외한) 모두 넉넉한 시트피치를 자랑하고 있으니, 좌석 좁아서 불편할 일은 없었다.
모니터 화질은 매우 깨끗했는데, 사생활 보호 필름을 안 붙인건지 모니터에 옆옆자리 사람 얼굴이 자꾸 반사되어 비치는 단점은 있었다.
국내선임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은 전부 정상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국내선이야 뭐 뜨면 금방 내리니까 AVOD 화면은 에어쇼로 고정해뒀다. 화질이 상당히 깔끔하고, 줌인 줌아웃이 잘 되어서 매우 만족했다.
좌석마다 1부씩 비치되어 있던 모닝캄 기내잡지. TMI지만 이날 내 자리에 있던 매거진은 중간에 한 열 페이지 정도가 통으로 뜯겨나가 있었다.
승객 탑승을 마치고 천천히 푸시백해 이동을 준비하는 KE1256편. 이날 제주에서도 약간의 이륙지연이 있어서, 최종적으로 활주로 떠난 시간은 원래 출발시각에서 30분쯤 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무지 적응할 수 없는 대한항공의 기내안전비디오. 세이프티 비디오를 랩으로 만들어버리는 생각은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건지...
지난 대한항공 탑승 때는 모니터 없는 A220 기종을 탑승해 모르고 있었는데, 이 안전비디오 다시 보니까 새삼 충격이 몰려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주공항을 이륙해 김포로 향하는 대한항공 비행기. 우측 창가에 앉아서 공항과 시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제주도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착륙 활주로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어느 쪽 창문에 앉아야 바다/한라산을 볼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제주도 하늘은 꽤 깨끗했다. 시가지와 삼양/함덕 쪽을 지나 기수를 돌려 서울로 향했다.
곧이어 시작된 기내 음료서비스. 코로나 끝난 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사는 국내선 음료서비스를 재개했는데, 딱히 땡기는 것도 없어서 그냥 물 한잔 받고 말았다.
콜라, 커피, 녹차, 사이다, 주스... 등 꽤 많은 옵션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주 출발해서 약 20~30분까지는 이렇게 파랗던 하늘이...
수도권 쪽으로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희뿌옇게 변하기 시작. 분명 겨울인데 아직까지도 왜 미세먼지에 고통받고 있어야 하는가...
지난 1년간 탔었던 많은 비행 중 이날이 단연 저시정 1위라고 할 수 있을만큼 공기가 좋지 않았다.
어찌저찌 김포공항에는 잘 착륙했지만, 이 탁한 공기를 뚫고 약속을 가야 한다니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
탑승교 연결 이후에도 어차피 프레스티지 승객 먼저 하차하고, 이코노미 한참 뒷열에 앉아있어서 빨리 내리지도 못할 게 뻔해서 그냥 자리에서 한 5분 정도 앉아있었다.
덕분에 위탁수하물들이 어떻게 실리고 내려지는지 구경하는 진기한(?) 경험도 했다.
한참을 기다린 이후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찍은 대한항공 A321-neo의 클린샷. 도입된 지 한 달도 안 된 새 비행기라 그런지 매우 깔끔한 모습이었다.
아마 김포-제주에서 몇 달 테스트 비행으로 굴린 다음엔 중단거리 국제선으로 자리를 옮기지 않을까 싶다.
비행기에서 한참을 대기하다 내려서 내 수하물이 이미 나와있겠거니 하고 갔는데 이게 웬걸. 아직 프레스티지 승객 짐도 다 안 나온 상황.
덕분에 짐 찾기까지 한참을 벨트 앞에서 서성여야 했다.
비행기 문 열리고 최종적으로 짐 찾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총 15분~20분 정도? 아시아나 탈 때는 항상 도착하자마자 수하물 찾을 수 있어서 체감상 더 크게 느껴진 것일수도 있고.
암튼 국적기는 티어 달고 있는 쪽만 열심히 타고 다니는 게 낫다...는 깨달음을 얻었던 비행이었다.
어느새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김포공항 국내선의 모습을 담으며 포스팅 끝.
덧) 이번 대한항공 탑승편으로 알래스카항공 마일리지 플랜에 500마일이 적립되었다. 스카이패스에는 0% 적립되는 부킹클래스였는데 자사 FFP보다 타사 FFP 적립률이 높은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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