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올 때마다 한번쯤 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일정상 번번히 스쳐가야만 했던 전북대. 얼마 전 한옥으로 만든 신정문이 완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에 전주에 왔을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찍고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그렇게 이번 한나절 전주여행의 첫 번째 코스로 전북대를 넣어, 전주역에 내리자마자 시내버스를 타고 전북대로 향했다.
전주역에서 직선거리로 약 3km 정도 떨어져 있는 전북대학교 신정문. 원래라면 그냥 걸어갔는데, 비 그친 직후에 아주 엿같이 더운 날씨가 이어져서 깔끔하게 시내버스 잡아타고 움직였다.
원래 이 자리를 지키던 평범한(?) 정문은 한옥 정문 완공 이후 철거했다고 한다.
확실히 예쁘다. 전주의 정체성을 잘 살린 디자인인 것 같다. 서울머 반성 좀 해라 진짜
단순히 문으로서의 기능 말고도, 2층 공간의 일부를 활용해서 업무를 본다고도 한다. 속빈 강정이 아니라, 나름 공간을 효율적으로 잘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정문을 통과하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심천학당.
전주 시민들을 위한 오픈형 인문학 강좌가 이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 선선한 바람 맞으면서 수업 듣는 건 어떤 느낌일라나... 를 상상하기엔 솔직히 날씨가 너무 더웠음
학당 바로 앞에 커다란 나무가 하나 서 있어서, 사진도 상당히 잘 나온다.
나중에 누군가랑 같이 온다면, 정문과 더불어 심천학당 앞 포토스팟은 절대로 놓치지 않고 담아가야지.
전북대학교 신정문을 완전히 통과해서 찍은 모습. 시내 쪽 건물들과 한옥 정문의 조화는 정말 예뻤다.
이것도 처음 지을 때는 돈낭비라고 욕 좀 많이 먹었던 것 같은데... 막상 지어놓고 나니까 이렇게 멋진걸. 하여간 뭐든 지어보기 전까지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정문을 통과해 전북대학교 캠퍼스 안내도를 찍어보았다.
여기 역시 꽤나 사이즈가 큰 대학에 속하고, 아쉽게도 지금은 공사중이라 들르지 못한 덕진공원까지 합치면 도저히 걸어서는 못 다닐 스케일의 대학교다. 다행히 예쁜 한옥 건물과 식당은 도보 10분 이내의 거리에 몰려있어서, 쭉 둘러보기에 무리 없었다.
여느 대학교와 마찬가지도 이곳 전북대 역시 주차비를 받는다. 처음 30분까지는 1,000원. 그 후에는 10분당 200원씩 올라간다 하니 대충 시간당 1500원 정도 생각하면 되는 편.
학교 안까지 시내버스가 들어오고, 교내 셔틀버스도 다니는 마당에 여기 놀러 오는 사람이 차를 갖고 올 이유는 별로 없어보인다.
큰길 따라서 사범대를 지나, 로스쿨과 건지광장 있는 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사범대 통과하면서, 어느 학교나 문과 건물이 대체로 낡아빠진 건 다 똑같구나... 싶었다. 돈이 안 되는 게 팩트긴 한데 그대로 공대 반만 따라갈 정도로 지어주기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
전북대학교 캠퍼스를 관통하는 주 도로. 학교가 평지에 있다 보니까 이동거리가 길어져도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학교 산자락에 처박혀 있는 기분은 통학자들 아니면 모른다(...) 진짜 무슨 생각으로 관악산 잘라서 학교를 지어놨을까 진심으로 박정희 찾아가서 물어보고싶은 부분
전북대 신정문에서 한 5분 정도 걸었나. 뉴실크로드센터 건물이 보인다.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여기에 전북대 No.1 학식당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7000원에 엄청난 퀄리티의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인 '정담원'(교직원식당이라고 하는데 대학교 교수식당이 으레 그렇듯이 그냥 아무나 가서 먹을 수 있음)이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올여름엔 보수공사중이라 갈 수 없었다.
위치는 일단 기억해뒀으니, 가을에 찾아와서 한 끼 먹어보는 걸로 하고 일단 건지광장으로 쭉 걸어가봤다.
뉴실크로드센터 거의 맞은편에는 법학전문대학원 건물이 있다. 이따가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라, 눈여겨보고 이동했다.
*전북대 로스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한옥 건물은 이 뒤편으로 가야 있다.
로스쿨 건물을 지나 메인 도로 따라 한 2~3분정도 더 걸어가면, 마침내 건지광장이 나온다.
전북대 개교 70주년을 맞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뭐 솔직히 그런 역사보다는 예쁜 광장의 모습 그 자체에 훨씬 눈길이 간다.
전북대학교 캠퍼스의 중심 한가운데에 떡하니 놓여있는 건지광장. 학교의 또다른 랜드마크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예뻤다.
건지광장 중앙에 있는 큰 한옥 정자. 햇볕에 녹아내리기 직전이어서, 정자 위에 올라가 그늘에서 바람 쐬며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서 바로 올라갔다.
주변에서 약간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정자 왔다갔다 하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정자 위에 올라가 짐을 내려놓고 주변을 한 바퀴 돌다 보면, 한옥이 이렇게 예뻤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앞에 보이는 곳은 전북대 카페인 느티나무. 전통 디저트를 파는 곳인데, 교내 카페치고 가격이 상당히 사악해서 이번엔 못 가봤다. 학내 구성원에겐 20% 할인해준다고 하니, 나중에 학점교류 와서 들러봐야겠다.
건지광장 정자는 바람이 통하는 길목 한가운데에 있다. 앞뒤로 바람길을 막는 건물이 하나도 없어서, 여름에 피난 오기 좋은 곳 같았다.
퍼질러져서 아예 드러누웠다 가고 싶었는데 우선 좀 눈치도 보이고... 결정적으로 정자 바닥에 굳은 새똥이 좀 많이 있어서 함부로 자리를 깔 수가 없었다. 누웠다가 새똥 맞는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기분이 더러울까
그래서 그냥 정자 위에서 주변 건물들 이리저리 구경하면서 바람 쐬는 것으로 만족.
분수대에 물이 조금이라도 차 있었으면 좀 더 예뻤을텐데 조금 아쉬웠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기는 해도 습도가 너무 빡세서, 10분 정도만 더 주변을 둘러봤다. 부처도 사탄으로 돌변하게 만들 정도로 사람 미치게 하는 날씨여서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에 또 오는 걸로...
시간은 어느덧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아침도 안 먹었고 해서 로스쿨 건물 안에 있는 식당으로 바로 이동했다.
로스쿨로 돌아가는 길에 만났던 숲길. 아마 공대 쪽 들어가는 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캠퍼스에 이정도로 볼거리가 많기도 쉽지 않은데, 정말 잘 지어놨구나 하는 느낌이 확 오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밥 먹기 전 마지막 코스로 들렀던, 웅장한 한옥 법전원 건물. 뒤에 있는 고층빌딩까지 통으로 로스쿨 건물이다.
어느 대학이나 문과 캠퍼스에서 제일 신경 많이 쓰는 곳은 로스쿨이구나... 싶다. 돈이 되니까 사회대생 서러워서 살겠나 이거
로스쿨 뒤쪽으로 넘어가도 뭔가가 나오는 것 같은데, 일단 배도 고프고 날씨도 너무 더워서 얌전히 식당으로 가서 점심 먹고 다시 나왔다.
그냥 나중에 학점교류 와서 학교 구석구석 더 꼼꼼히 들여다보고 싶다.
식당은 로스쿨 '진수당' 건물 안에 있는 곳. 여기도 아까 이야기한 정담원 뺨칠 정도로 가성비가 좋은 곳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학식 메뉴는 매일 바뀌며, 가격은 5,000원에 모든 반찬 무한리필. 그날그날 바뀌는 메뉴 확인은 http://sobi.chonbuk.ac.kr/chonbuk/m040101 이곳에서 하면 된다.
식사를 마치고, 전북대학교 후문 쪽으로 나와서 스타벅스 전주시티카드 구매 후 한옥마을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갔다.
에어컨 쐬면서 밥 먹고 나와서 딱 5분 걸었더니 다시 등에서 땀이 흐를 정도로 더운 날씨였다. 학교가 평지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우리학교였으면 오래전에 다 포기하고 그냥 버스 타고 돌아나왔을듯
전북대학교 후문으로 나가는 길목에도 한옥카페가 하나 있었다.
확실히 전주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학교 건축에도 잘 살려서 녹여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외에 나가면 대학교 건물 그 자체가 관광명소인 경우가 꽤 많은데, 전북대도 언젠가 그렇게 알려질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각종 상업시설이 몰려있는 전북대학교 후문 쪽으로 빠져나가,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해 전주향교로 바로 이동했다. 큰길가로 나가 길을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101, 190번 버스를 타면 환승 없이 한번에 오목대와 향교까지 갈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 오목대 포스팅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53 으로, 전주향교 포스팅은 다음 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216 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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