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카드 결제가 보편화됨에 따라, 분실 시 답이 없어지는 현금 대신 결제수단을 신용카드로 돌리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행 중 지갑을 통채로 도난당해도 제때 분실신고만 하면 경제적 손해를 입지 않을 수 있다는 최고의 장점이 있고, 거스름을 받아 관리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보니 아무 생각 없이 카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 결제분은 국내 결제분과 달리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 많게는 결제액의 1%가 넘는 금액이 수수료로 부과되며, 현지통화 결제액을 한국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높은 환율이 적용되어 생각보다 많은 돈이 더 빠져나갈 수 있다. 여기에 DCC가 덧붙여지면... 그야말로 답이 없어지는 상황. DCC에 대한 포스팅은 분리해서 차후에 다시 작성할 생각이다. 워낙에 쓸 말이 많아서... 이번 글에서는, 카드 발급사별 해외결제 수수료에 대해 알아보고 최대한 수수료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적어보겠다.
1. 발급사별 해외결제 수수료 정리
해외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대표적인 발급사는 5곳이 있다. 비자카드(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유니온페이(은련, Unionpay),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 BC GLOBAL 딱지가 붙어 있는 카드로 해외결제가 가능하다. 카드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비자와 마스터카드 로고는 한두 번은 봤을 정도로, 이 두 카드사는 세계시장에서 점유율도 높고 유명한 발급사인 편이다. 중국 지역에서 광범위한 결제망을 자랑하는 유니온페이(은련이라고 부르기도 함)와 북미 지역 브랜드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역시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고, 그 외에 JCB와 디스커버리 역시 미미하지만 한국 시장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
발급사 |
소비자 부담 해외결제 수수료 |
장단점 |
VISA |
결제액의 1.0% |
커버리지 매우 넓음/수수료 높음 |
mastercard |
결제액의 1.0% |
커버리지 매우 넓음/수수료 높음 |
Unionpay |
결제액의 0.8% |
수수료 낮음,DCC 불가능/아시아 벗어나면 결제망 좁아짐 |
AMEX |
결제액의 1.4% |
개별 카드 혜택 좋음/결제망 좁음, 수수료 높음 |
BC GLOBAL |
없음 |
수수료 없음, DCC 불가능/결제망 좁음 |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경우, 넓은 결제망을 자랑해 신용카드를 받는 대부분의 매장에서 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소비자가 부담하는 해외결제 수수료가 높다. 결제액의 1%를 수수료로 떼 가는데, 해외에서 긁은 금액을 원화로 환산한 값이 10,000원이라면 100원을 추가로 카드사가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다는 것. 따라서 결제일에 청구되는 금액은 총 10,100원이 된다. 얼마 되어 보이지 않지만 외항사에서 티켓을 예매하는 등 결제액이 커질 경우 수수료 무시 못 할 정도의 금액이 나온다.
유니온페이의 경우, 중국에서는 비자와 마스터를 뛰어넘는 결제망을 보유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에서는 비자, 마스터카드를 받지 않고 유니온페이만 결제 가능한 곳이 많으니 반드시 참고하시길. 반면 중국을 벗어나게 되면, 중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결제가 불가능한 곳이 많다. 바르셀로나만 하더라도, 50% 넘는 곳이 유니온페이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결제망이 조금 좁은 대신, 수수료는 결제액의 0.8%. 10,000원 결제 시 수수료를 80원밖에 떼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씨 글로벌은 한 수 더 떠,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우리카드, 기업카드 등 개별적인 카드사에서 추가로 부과하는 수수료만 내면 끝. 유니온페이와 더불어 해외결제 시 DCC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최고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 역시 해외 결제망이 넓지 않다. 일본에서는 JCB, 중국에서는 Unionpay, 기타 국가에서는 디스커버의 결제망을 빌려쓰는데, 디스커버가 워낙 가맹점 수수료가 빡센 탓에... 고급 상점 위주로 결제망이 형성되어 있는 편이다. 즉,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결제가 불가능할 수 있으니, 해외 나갈 때 수수료 없다고 비씨 글로벌 하나만 달랑 들고 나가는 건 미친 짓임을 꼭 기억하자.
아멕스의 경우 수수료가 1.4%로 매우 높지만, 카드의 개별 혜택을 통해 대부분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 아멕스 골드의 경우 결제액의 2%를 페이백해 주기도 하는 편. 다만, 재수 없을 경우 수수료 독박을 쓸 수 있으니, 발급사가 아멕스일 경우 카드의 해외결제 혜택 부분을 꼼꼼히 찾아보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아멕스 말고도, 잘 찾아보면 keb하나카드 "VIVA+ 플래티넘 체크카드"(발급사 VISA platinum) 처럼 해외결제 수수료를 면제해 주거나, 우리카드 "그랑블루 체크카드"(발급사 BC Global/mastercard diamond) 처럼 캐시백의 형태로 수수료를 되돌려 주는 카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런 카드를 쓰면, 해외에서 수수료 떼일 일도 없지 않는가! 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바로 해외 현지통화-원화 간 적용되는 환율 때문이다.
*그랑블루 체크카드 리뷰: (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3 )
*VIVA+ 체크카드 리뷰: ( )
2. 해외결제 시 적용되는 환율 정리
해외결제는 기본적으로 현지통화로 이루어진다. 즉, 내가 미국에서 $10어치의 물품을 구매하면, 현지에서는 일단 달러로 결제가 된다는 것. 하지만, 한국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이 금액은 어딘가에서 정한 환율로 원화로 환산되어야 한다. 이 환율을 카드사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흔히 우리는 네이버에 치면 나오는 기준환율로 계산되지 않을까? 라는 낙관적인 상상을 하곤 한다. 절대 NO. 해외결제가 원화로 환산될 때 적용되는 환율은, 기준율이 아니라 송금 보낼때의 환율(전신환 매도율)이다. 얼마가 차이나는지, 직접 화면으로 보자. 2019년 4월 9일 USD 환율로 알아보겠다.
기준환율은 분명 1,142.7원인데, 우측 하단의 송금 보낼 때의 환율은 1,153.8원임을 알 수 있다. 즉, 기준환율로 거래했을 때보다 1달러당 10원이 넘는 돈을 더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환전을 해 갈 경우, 미국 달러는 최대 90%의 환율우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즉, 결제수단을 카드로 바꿨을 뿐인데 1달러당 10원 가까이 되는 손해를 보는 것이다. 해외 결제분이 원화로 환산되는 과정을 거칠 경우, 이렇게 해서 부과되는 수수료를 피할 방법은 없다. 분실 위험이 상존하는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는 것에 대한 일종의 대가 격이라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하다. 다만, 달러 계좌를 만들고, 여기다가 바로 카드를 연결시키면 이렇게 부과되는 수수료를 피할 수 있다. 신한카드의 체인지업 체크카드, 우리카드의 외화바로 체크카드를 사용할 경우 달러 예금통장에서 바로 결제액이 빠져나가, 수수료를 완전히 피할 수 있다. (카드 자체 혜택으로 발급사 수수료 역시 면제됨) 조만간 이런 카드에 대한 리뷰 역시 추가할 예정!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사용, 보기에는 참 단순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이렇게 복잡한 수수료 체계로 얽혀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무 카드나 잘못 골라 쓸 경우, 보기보다 많은 금액이 수수료로 빠져나갈 수 있으니 출국 전에 내 카드의 해외결제 수수료는 얼마인지 체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곧 해외결제 시 이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수수료, DCC(해외원화결제)를 피하는 법에 대한 포스팅으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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