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해수욕장을 출발해 201번 버스를 타고 약 30분여를 달려 세화리에 도착했다. 김녕에서 월정리에 이르는 구간은 이미 작년에 한 번 와서, 올해는 조금 더 인적이 뜸한 세화로 직행.
마을 입구에서 내려 오일장을 통과해 바다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세화민속오일장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으로, 매주 5,10일에 열린다. 장날 이외에는 아무것도 열리지 않아 썰렁하기까지 하니, 시장이 목적이라면 날짜 잘 맞춰서 와야 한다.
시장 옆으로 나 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쪽빛 바다가 펼쳐진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와중에도 바다 색이 예뻤다.
날씨 좋은 날에 왔다면 훨씬 예쁜 사진이 탄생할 수 있었을 테다.
도로 바로 옆으로 바다가 펼쳐져서, 굳이 모래사장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히 바다를 누릴 수 있었던 세화해변.
간간히 시골 마을이 눈에 들어오고, 너른 돌이 펼쳐져 있는 모습.
해수욕장이라기보단 해변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것 같았던 제주도 세화 바다. 사람으로 북적이는 넓은 해수욕장이 아니라, 잔잔한 느낌을 주는 해변이어서 더 좋았다.
왔던 길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이대어 보았다. 월정리에서 이곳까지 넘어오는 길도 정말 예쁠 것 같은데, 다음에는 봄에 와서 걸어봐야겠다.
바닷빛은 흠을 잡고 싶어도 잡을 곳이 없을 만큼 예뻤다.
단단한 현무암을 뚫고 바다 바로 앞까지 나가보았다. 사람이 여럿 설 수 있을 정도로 평평한 지대가 있어서 바다 구경하기 좋았다.
아무 장애물 없이 탁 트인 시야로 바라본 세화해변.
돌 위에서 시간을 조금 보내다가, 옆으로 보이는 마을을 뒤로 한 채 해수욕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해수욕장 쪽으로 가는 길 내내 바다를 마주할 수 있었고, 발이 닿는 모든 곳들은 포토스팟이라고 말해도 충분할 지경이었다.
걷다 마주친 카페 공작소. 세화해변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이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유명세를 가진 곳인데, 생각보다는 아기자기한 모습이었다.
비가 오고 있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혼자 카페 안에서 죽치고 있는 것도 모양새가 썩 그럴듯하지는 않아보여 그냥 해변으로 쭉 걸었다.
카페 공작소 앞에서 바라본 세화해변의 모습. 돗자리 하나 깔고 몇 시간이고 뒹굴대고싶은, 그런 곳이다.
세화해변의 트레이드마크라고 봐도 무방한 예쁜 간의의자. 카페 측에서 설치해둔 것 같았는데, 카페에서 차도 하나를 건넌 야외에 만들어놓아서 굳이 카페를 이용하지 않아도 사진은 다 찍고 갈 수 있는 것 같았다.
세화해변 저 멀리, 물질을 마치고 돌아오는 해녀의 모습이 보였다. 바다는 단순한 관광의 대상을 넘어,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다.
비가 계속 오지만, 이곳에 두 시간 정도 머무르다 가고 싶었기에 바다를 바라보는 정자 안으로 들어가 하염없이 바다를 보면서 있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작은 정자 안에서 바라보는 세화해변의 모습. 딱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은 없었지만, 비와 햇빛을 피해 천천히 바다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 마음에 들었다.
해 쨍쨍한 날 다시 와서 보는 바닷빛은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바다는 하늘이 맑을 때 찍어야 예쁘게 나오지만, 사실 이만해도 충분히 만족스럽긴 했다.
카메라고 뭐고 다 내려놓은 채 멍하니 바다만 쳐다보면서 잡념들을 다 떨쳐내고, 다시 주섬주섬 짐을 챙겨 버스 타러 돌아갔다.
수평선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넓은 바다와 그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해녀의 모습을 담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세화해변을 돌아보는 걸 마쳤다. 날씨 좋은 날 언젠가 다시 찾게 될 이곳이다.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는 길. 해녀박물관 앞에 예쁘게 피어있던 수국들까지. 눈호강 제대로 하고 돌아간다.
종달리 해안도로 따라 활짝 피어있는 수국길을 걸어볼까 하다가 인도가 따로 없어서 꽤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는데, 수국 모습을 실물로 보니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다. 나중에 렌트를 하든지 해서 반드시 와보겠다.
아무튼 정류장에서 201번 버스를 타고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성산일출봉으로 이동했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진다.
'대한민국 Korea > 제주 Jeju'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포-제주 아시아나항공 oz8957 A320-200 탑승후기 (HL7737) (0) | 2021.01.16 |
---|---|
언제 가도 좋은, 비오는날 제주 성산일출봉 무료입장 (0) | 2020.07.04 |
제주 함덕해수욕장(함덕서우봉해변), 제주 무농약 하우스귤 (0) | 2020.06.26 |
비양도가 보이는 제주 금능해수욕장 (올레길 14코스) (0) | 2020.06.25 |
6월, 제주 월령리 선인장군락지를 걷다 (제주올레 14코스 가볼만한곳) (0) | 2020.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