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령리 거의 유일한 카페인 쉴만한물가에서 친구와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해가 대충 약해지는 오후 4시 무렵 카페를 나와 선인장군락지를 걸었다.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이름만 들으면 흔한 제주도 시골 마을처럼 느껴지지만, 관광객들의 이목을 끄는 핫플레이스가 하나 자리잡고 있다. 무려 멕시코에서 해류를 타고 떠내려온 선인장이 자생하는 군락지가 이곳에 있다는 것.
올레길 14코스가 통과하는 지점이기도 한 월령리 선인장군락지. 해안을 따라 손바닥선인장 수천 개체가 자생하는 드문 곳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선인장 야생 군락이라고 한다.
학술적 가치도 높지만, 쪽빛 바다를 끼고 예쁘게 피어 있는 선인장을 보며 산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날씨가 매우 흐렸지만, 제주도 바다는 그래도 예뻤다. 날씨 좋은 가을에 온다면 물빛은 훨씬 더 예쁠 것이다.
산책로를 따라 작은 선인장들이 예쁘게 피어있다. 6월엔 꽃과 열매(선인장 열매를 백년초라고 부른다는 걸 이날 처음 알았다)가 피어 더 예쁘다고 하는데,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나 보다. *6/16 기준
바닷가 따라서도 선인장 군락이 쭉 이어진다. 현무암 위에 어떻게 터를 내리고 자랐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부분...
선인장 확대해서 찍은 사진. 백년초 열매가 슬슬 맺히기 시작하는 단계인데, 아직 보라색으로 물들지는 않았다.
꽃이 먼저 피고 열매를 맺는 게 선인장에도 똑같이 적용되면... 꽃과 열매 중간 어정쩡한 시기에 찾아왔다는 것. 뭐 선인장이랑 바다만 봐도 예쁘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쉬웠다.
손바닥선인장 사이로 피어난 백년초 열매 하나. 지금쯤이면 열매가 만개했던지 다 따가서 선인장만 남던지 둘 중에 하나일듯...?
약 1km정도 짧게 이어지는 월령리 선인장군락 산책로. 거리는 짧은 편이지만, 중간중간 사진 스팟들이 차고 넘쳐서 천천히 걸어다니면 1시간 이상을 잡아도 아깝지 않다.
맑은 날 오면 바닷빛이 정말 후덜덜할 정도로 맑겠다...
아직 이름이 덜 알려진 덕인지 찾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바로 위에 있는 금능해변이랑 협재해수욕장에는 사람 득시글득시글하게 많던데, 상대적으로 이곳은 잠잠한 느낌. 솔직히 걷기엔 월령리가 훨씬 쾌적하고 좋다.
산책로 따라 걷다가 찍은 또다른 선인장 군락들. 여긴 그래도 열매가 꽤 맺힌 편이었다.
선인장 주스 한사발 한 직후에 선인장 열매를 보니까 기분이 약간 묘했던 것도 사실. 그러니까 저 열매를 내가 먹어치웠다는거지?
선인장, 정자, 바다, 그리고 풍력발전기까지. 어디 하나 거를 타선이 없었던 월령리 선인장군락의 풍경.
길을 걷다 문득 뒤를 돌아봤는데,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저 멀리 보이는 신창풍차해안도로의 풍력발전기. 다음엔 노을 지는 날 잘 맞춰서 저기도 가봐야겠다.
친구와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30분 정도 천천히 걸었더니, 산책로의 끝이 보인다.
산책로 끝나는 구간까지 눈을 뗄 수 없었던 아름다운 제주 월령리 앞바다.
마음같아서는 풍덩 뛰어들고 싶은데, 갈아입을 옷도 나를 구해줄 누군가도 없었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만 뛰어들고 발걸음 옮기기... 나는 수영을 하나도 못 한다
저 돌 사이로 어떻게 선인장들이 자랄 수 있는지, 아니 애초에 지구 반 바퀴는 돌아야 나오는 멕시코에서 종자들이 어떻게 넘어온건지 정말 신기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얘들도 외래종 아닐라나...?
월령리 선인장군락 산책로의 끝자락. '제주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포인트가 있길래 사진 하나 남겨봤다.
바다를 끼고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만큼 제주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도 찾기 어렵지 싶다.
옹기종기 자라나고 있는 선인장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아보고, 산책로 종점에 도착!
귀여운 벽화와 함께 월령리 선인장군락 산책을 마무리.
시내에서 한 시간 반을 달려서 왔는데, 월령리 바다만 보고 가기에는 조금 아쉬워서, 1km 정도 떨어져 있는 금능, 협재해수욕장까지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시내로 돌아가기로 했다.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97 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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