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LCC를 탑승해 제주로 간다. 지금까지 국내선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아시아나항공만 이용해 왔는데, 에어부산 티켓이 워낙 싸게 나와 (제주행 택스 포함 편도총액 7,530원) 블로그 글도 남길 겸 한 번 이용해봤다.
에어부산 일부 기재는 아시아나항공에서 사용하던 비행기를 그대로 들여와, 좌석간격이 저가항공답지 않게 넓다. 좌석선택 시 38열이 아니라 34열까지만 있는 항공기가 더 넓은 기재이므로, 잘 골라서 타자.
다만 현재 A320 항공기는 전석 좌석개조가 이뤄졌고, A321 역시 순차적으로 닭장배열로 바뀌고 있다고 하니 언제까지 넓은 좌석을 누릴 수 있을라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17시 45분 김포를 출발하는 에어부산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조금 이르게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많은 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국내선 취항을 늘리고 있어, 공항에는 다시 상당한 정도의 활기가 돌고 있는 느낌이었다.
제주까지 나를 모셔갈 에어부산 A321-200 항공기. 고맙게도 리모트가 아니라 탑승교 연결해놔서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공항에 내려서 기어코 리모트게이트 쓰더라고
제주행 에어부산 전편은 아시아나항공과 코드쉐어가 이루어져 있다. 물론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면 얄짤없이 정가 다 내고 이용해야 하니, 여기서 끊는 사람은 전무하다. 솔직히 풀페어로 올거면 아시아나를 타지 누가 미쳤다고 공동운항편을 끊냐
탑승교에서 보이는 비행기들을 괜시리 찍어보고, 제주행 에어부산 BX8019편에 탑승했다.
90% 이상 할인한 표가 남아있어 탑승률이 썩 좋지는 않을 것 같다는 예상으로, 편하게 가려고 일부러 뒷줄에 앉았다. 사람은 정말 많았다. 레지넘버 HL8213이 선명하다.
비행기가 비어갈 줄 알았는데 좌석 80%가 넘게 차서 제주까지 갔다. 뒷줄에 앉아 그래도 세 자리 모두에 사람이 앉는 대참사는 피했지만, 널널한 비행기에서 세 좌석을 혼자 차지하며 가려 했던 생각은 무참하게 깨져버렸다.
티켓을 워낙 싸게 풀어서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몰리는 것 같다. 이렇게들 많이 타는 것 보면 굳이 7천~8천원대로 싸게 내놓지는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암튼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말 고맙다.
탑승을 마치고, 정시에 김포공항을 이륙하는 에어부산 BX8019 항공기. 제주도까지 약 50분~55분 정도를 날아갔다.
서울시내를 관통해 광명시 방향으로 이륙하는 에어부산 항공기.
저번달까지는 김포시 방향으로 이륙해 영종도 상공에서 선회해 충청도 방향으로 내려가는 항로를 쓰더니, 그새 또 바뀌었나보다.
고도를 높여가던 참에 눈에 들어온 광명스피돔. 집 근처에 위치한 곳이라 우리동네 둘러본다는 느낌으로 창밖 풍경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다.
집에서 점프해서 비행기 위에 올라탈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집에서 공항 1시간 수속 30분... 제주도 날아가는 시간보다 공항 가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건 뭐지
대충 비행기가 안정고도 위로 올라가고, 세이프티 카드와 좌석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는 에어부산 BX8019편은 A321-200. 과거 아시아나항공에서 뛰었던 비행기다.
덕분에 좌석간격은 31인치 정도로 상당히 여유있었다. 보통의 LCC 시트피치가 28~29인치 사이에서 논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31인치 좌석간격은 상당히 혜자로운 편.
아시아나항공에서 국내선 전용으로 돌리는 A320, A321 항공기와 동일한 좌석간격이다. 앞 사람이 좌석을 기울여도 일정 정도까지는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AVOD 따위는 없다. 다만 없어서 불편한 건 전혀 없다. 1시간을 넘기는 일이 없는 우리나라 국내선에서 AVOD는 솔직히 오버스펙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좌석이 상체 전체를 감싸주지 못해 묘하게 불편했다는 것. 아시아나항공 좌석보다 묘하게 얇았고, 높이 역시 묘하게 낮아 착좌감이 썩 좋지 않았다.
애매하게 머리를 걸친 느낌이 들어, 170cm 이상의 신장을 가진 사람은 약간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앉았을 때도 의자가 몸을 감싸주지 못해 앞으로 미끄러진다는 느낌이 온다는 것도 단점.
3-3 배열이었던 에어부산 제주행 A321 항공기의 좌석. 불편함이 없지 않지만, 가격이 너무나도 압도적으로 저렴하니 이정도는 감내하고 넘어갈 수 있다.
50분 정도 날아가는 국내선이었기에 망정이지, 1시간 이상을 이런 좌석에서 가야 한다면 꽤나 불편한 비행이 되지 싶다.
사진 열심히 찍다 보니 어느새 비행기는 군산 새만금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오후 시간대에는 해가 서쪽에 위치해 있어, 제주로 내려가는 비행기의 오른쪽 창가열에 앉으면 햇빛을 정면으로 받을 수 있다. 노을이 지는 시간에야 미치도록 예쁘겠지만, 애매하게 4시~6시쯤에 날아갈 때는 그야말로 빛지옥을 경험할 수 있으니 되도록 A열에 앉으시길...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선 신문서비스, 음료서비스가 모두 중단되어 그냥 멍하니 창문 너머를 바라보면서 제주까지 이동했다. 음료야 그렇다 해도 신문 제공 중단된 것은 정말 아쉬웠다.
전남 해안가를 넘어가 15분 정도 더 비행한 후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하는 에어부산 BX8019.
날개 자리에 앉아서 착륙할 때 스포일러 올라가는 게 생생하게 보였다.
비행기 탈 때마다 느끼는건데, 수백 톤은 족히 나가는 고철덩어리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게 정말 신기하다.
착륙 후 유도로를 따라 제주국제공항으로 이동하는 BX8019 항공기. 제주에서도 탑승교 연결해주나 싶었는데, 방향을 꺾어 주기장 쪽으로 이동했다 (...)
결국 버스 타고 청사로 이동해야 하는 리모트게이트 당첨.... LCC 타면 김포 or 제주에서 한 번은 리모트를 사용하는 것 같다. 돌아오는 에어서울 비행기에서도 리모트 당해버림
출입구가 열리고, 앞줄에 앉은 승객부터 비행기에서 빠져나갔다. 뒷자리에 앉아 어차피 내리는 데 5분 넘게 기다려야 하고, 일찍 내려봤자 수하물이 안 나와있으면 아무 쓸모도 없어서 그냥 좌석에 편안하게 앉아있었다.
그래도 리모트게이트 쓰는 덕분에 실시간으로 내 수하물이 비행기 밖으로 꺼내지는 걸 구경하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외국에서는 수하물 던지는 게 일상화되어 종종 캐리어 파손으로까지 이어진다고 하는데, 제주에선 그런 거 전혀 없었다.
느긋하게 대기하다가 비행기에서 하기하고, 수하물 벨트에서 짐을 찾아 시내버스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수하물이 아무리 빨리 나온다고 해도 사람 내리는 속도를 따라올 수는 없기 때문에, 부칠 짐이 있다면 비행기 앞줄에 탑승하는 것을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괜스레 사람만 빽빽하게 들이차 있어 덜 편안한 비행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이번 제주여행에서 묵었던 호텔 포스팅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92 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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