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도 알작지해안을 출발해 이호테우해변까지 걸어가는 짧은 길은 은근히 좋았다.
5월 중순의 제주 날씨가 워낙 온화하고 좋아서 더 그랬던 걸수도 있겠다. 약 1km 정도 되는 길이 바다를 따라 쭉 이어졌고
공항에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이제는 비행기 기종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카메라 줌을 풀로 당겨야 하는 건 매한가지긴 하지만...
노닥거리며 걸어오다 보니 어느새 저 멀리 이호테우해변의 상징인 두 등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주 시내 근방에서는 거의 핫플 취급받는 곳이니, 아예 길 이름도 해변 이름을 따서 지어둔 것 같았다.
네비에 찍어서 찾아오기 여기만큼 쉬운 곳이 또 있을까...?
꽤나 넓은 모래사장이 앞으로 쭉 펼쳐졌다. 등대 두 놈 보러 가려면 여길 건너가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발에 모래 한가득 안고 넘어갔다.
아니 모든 노력을 다 끌어서 조심조심 걷는데 왜 모래는 항상 신발 안에 들어오는거지...?
그냥 흔한 바다처럼 생긴 제주 이호테우해수욕장. 확실히 여기 메리트는 빨강 하양 등대인 것 같다.
해수욕장을 쭉 가로질러 갈수록 등대는 점점 가까워진다. 엉덩이가 정말 찰지게 생겼는걸?
비행기는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인다. 알작지해안 출발해서 도대체 몇 대를 주구장창 보는 건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보였음.
마의 모래사장 구간을 빠져나와, 등대 쪽으로 계속 무빙무빙. 여기서부터는 데크길이어서 신발 안에 들어간 모래 시원하게 털어내주고 다시 이동했다.
바다로 흘러들어오는 냇가. 여기도 건천이었는지 위쪽에는 물이 흐르는 것 같지 않았다.
비행기는 진짜 주구장창 지나다녔다. 이륙한 직후라 비행기 소음이 조금 많이 들려올 수 있는데, 그냥 참아야지 별 도리는 없다.
잠시 모래사장과 안녕하고 말 두 마리 보러 넘어가는 길.
지금 보니까 저 등대 둘 약간 목마 닮은 것 같다. 진짜 나무로 만든 건 아니겠지?
이호테우해변이 원래 제주도에서 손꼽히는 노을맛집으로 통한다는 말이 있던데, 아쉽게도 이날은 날씨가 약간 흐려서 노을 보는 건 어려웠다.
다음에 또 와서 보면 되니까 사실 크게 개의치는 않았음...ㅋㅋㅋㅋ
해수욕장을 끼고 등대까지 나 있는 시멘트 길을 따라 이동했다.
여기서 보니까 바다 색이 은근히 투명했다. 모래 따라 걸을 때는 몰랐었는데, 확실히 여기도 제주도 바다가 맞는가보다.
하늘이 파랬더라면 물색이 좀 더 예쁘게 나왔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방파제 끝까지 와서 하양 빨강 등대를 만날 수 있었다. 하얀 등대 쪽으로 넘어가려면 꽤나 먼 거리를 돌아돌아 걸어야 해서, 그냥 빨간 등대 쪽에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음.
역광 제대로 걸려서 뭔 색인지 전혀 알 수 없게 찍혀버린 빨간 등대(...)
일몰 방향과 묘하게 겹쳐서 저녁 무렵에는 색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제대로 찍으려면 오후 4시 이전 낮에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냥 가기는 아까워서 하얀 등대 친구 엉덩이 한 대 쳐주고 돌아갔다. 친구야 사진 찍어주느라 수고 많았다
스멀스멀 떨어질 것 같으면서도 떨어지지 않던 해. 도두봉 들렀다가 8시까지 동문시장에 도착해야 하는 일정이라 일몰까지는 보지 못하고 이동해야 했다.
5월 기준 일몰시간은 6시가 훌쩍 넘어간다. 6시 30분쯤에 도두봉 정상에 올라갔었는데, 그때까지 해가 지지 않았으니 6월 넘어가서부터는 더더욱 늦은 시간에 일몰을 볼 수 있다는 뜻.
이호테우해수욕장을 출발해 또다시 1km 정도를 걸어서 제주공항 바로 뒤편 도두봉으로 이동했다.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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