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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제주 Jeju

제주 도두봉 정상, 거의 제주공항 전망대(?)

이호테우해변을 지나 오늘의 (거의) 마지막 일정인 도두봉으로 향하는 길.

해안선과 주택가를 따라 1km 정도 걸어가면 도두봉 올라가는 곳이 나온다. 가는 길에 붙임성 정말 좋은 강아지가 한참을 따라오길래 유기견인가 싶었는데 있는 애교는 다 부려놓고 자기 갈 길 가더라(...)

강아지는 잊어버리고, 길가에 아기자기하게 놓여있던 소라껍질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산책하는 느낌으로 걸어갔다.

해가 어느 정도 내려가서인지 덥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걷다 보니 어느새 도두봉 올라가는 길에 도착했다. 이것도 흔한 제주의 오름 중 하나려나...?

입구 바로 옆에 작은 절이 하나 있어 조금 신기했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봉우리 정상이지 사찰이 아니었으므로 그냥 쭉쭉 올라갔다.

사실 버스 시간만 맞았더라면 절 안에도 잠시 들어가봤을텐데, 약간 스케줄이 빡빡해서 어쩔 수 없었다. 차가 자주 다니는 게 아니라 시간을 잘 맞춰야 했어서...

관광지라기보단 주민들 산책로로 더 많이 이용되는 느낌이라, 길이 탄탄하게 잘 정비되어 있었다.

시내에 붙어있는 오름들이 이런 건 좋다. '인공화'가 적당히 되어 있어 신발에 흙과 진드기 잔뜩 묻혀서 올 확률이 적거든.

봉우리 올라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주변 경치 설렁설렁 보면서 약간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정도였다.

중간중간 데크 계단도 있어서 쉽게 올라가고 내려올 수 있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한 10분쯤 걸렸나, 규모가 큰 것 같지는 않았다.

올레길 코스가 지나가는 제주 도두봉. 여기 지나서 제주공항 뒷편 해안도로 따라 용두암까지 쭉 걸을 수 있나보다.

제주도 올 때마다 여긴 한 번 걸어봐야지 하면서도 항상 패스하는 코스인데, 이렇게 일부라도 걷게 되네...

한라산 방면,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제주시 외곽의 풍경을 보면서 올라가다 보면

순식간에 도두봉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

해 넘어가는 꼴 보니 어차피 이호테우해변에 남아있었어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예쁜 노을은 못 봤겠다 싶었다.

도두봉과 제주 시내 사이를 국제공항 활주로가 가로막고 있어, 시내까지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밤에 올라오면 야경 보는 맛도 꽤 쏠쏠할 것 같았다.

그리고 도두봉 정상의 핵심 of 핵심인 제주공항 뷰.

제주국제공항 내부에는 변변찮은 공항 전망대가 없는데, 그 역할을 도두봉이 대신 해 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공항 전체를 볼 수 있다.

해안가 방향으로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5분에 1대 꼴로 착륙하는 비행기들도 보이고

잠깐 공항 청사와 주기되어 있는 비행기들을 구경하다 다시 고개를 오른쪽으로 틀어보면

막 착륙을 마치고 유도로를 따라 도착 준비를 하는 항공기들과

착륙하는 비행기와 거의 비슷한 시격으로 이륙하는 비행기들의 모습을 선명하게 담을 수 있다.

코로나 터지고 감편이 되어서 이정도지, 평상시 상황이라면 정말 하루종일 지겹도록 비행기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장소 도두봉. 제주공항 전망대가 여기 있었네...

제주를 이륙해 항로를 따라 육지로 돌아가는 비행기.

코로나 끝나서 국제선 항공기들이 제주에 복항하면 도두봉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들이 꽤 재밌겠다.

시선을 공항 반대편으로 돌려 바로 앞에 놓인 바다 구경도 잠시 하다가, 슬슬 버스 시간이 다 되어 도두봉 정상에서 내려갔다.

슬슬 떨어져가는 해와 안녕하고, 10분 15분 정도 걸어서 다시 봉우리를 내려와 버스 정류장으로 직행!

정상에서 버스정류장까지 25분 잡고 내려오면 넉넉할 것 같았다. 빠르게 걸어올 수 있다! 싶으면 20분컷 잡아도 넉넉하게 정류장 도착할 수 있을 듯.

도두봉 입구와 가장 근접한 버스정류장은 '오래물광장' 정류소. 제주 시가지와 용담동 해안도로를 잇는 지선버스 445, 447, 454번이 이곳에 정차한다.

세 버스 통합한 배차간격이 약 30분~40분 정도로 상당히 긴 편이니 제주버스 어플리케이션 켜서 미리 시간표 잘 뒤적거려서 오는 게 좋다. 아다리 안 맞으면 택시 말고는 답이 없는 동네... (그래도 공항 근처라 택시 꽤 자주 오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