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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제주 Jeju

제주 애월, 5월의 곽지해수욕장 (곽지과물해변)

아침에 일어나 첫 일정으로 선택한 곳은 애월 근처의 곽지해수욕장. 바다가 예쁘기도 했고, 버스 타고 접근하기 쉬웠고, 무엇보다 딱 4년 전 오늘 왔던 수학여행의 추억을 되짚어볼 수 있었기 때문에 셋째 날 첫 일정을 이곳으로 잡았다.

202번 시내버스를 타고 곽지해수욕장 정류장에서 내려, 바다 쪽으로 걸어내려왔다.

한담해안산책로 만들어지고 나서부터 여기도 제법 유명한 관광지로 떠올랐는지, 카페와 식당이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새하얀 모래와 함께 펼쳐지는 쪽빛 바다. 애월읍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날씨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바닷빛이 덜 예쁘게 나온 감이 없잖았다. 그래도 구름이 조금 낀 덕에 날씨가 덥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산책하기에는 딱 좋은 온도였다.

넓게 펼쳐진 모래사장. 사람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아 조용히 걸으며 바다를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었다.

4년 전, 수학여행 때는 한없이 북적거리는 것처럼 느껴졌던 장소가 이렇게 고요하게 탈바꿈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해녀상도 그 때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곽지해수욕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물노천탕까지. 4년이 지나면서 사람은 많이 달라졌지만, 장소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수학여행 때 이곳에서 친구들과 사진 찍으면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

되돌아 생각해보니, 여럿이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것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학과 MT를 오지 않는 한 저 정도 인원이 단체로 우르르 달려오기는 어려운 일이니까. MT의 주 목적은 여행이 아니라 술이잖아

그때는 들어가보지 않은 노천탕 안쪽까지 기웃거려보고 나왔다.

아직 수영 시즌이 아니어서 그런지 딱히 정비가 되어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7~8월에는 물 가득 채워서 개장하겠지 뭐.

노천탕을 나와서 다시 바다 쪽으로 한 걸음씩 걸어갔다.

제주 바다 어딜 가든 발에 채일 정도로 쉽게 볼 수 있는 현무암 돌멩이를 따라 바다 코앞까지 나가볼 수 있다.

현무암에는 갯강구가 안 사나...? 아니면 원체 색깔이 비슷해서 그냥 가려져 있는 건가...? 아무튼 육지 바다에서는 흔하게 보이던 '그 벌레'를 여기선 단 한 놈도 보지 못했다. 좋은 거겠지?

예쁜 바다. 제주시내, 서귀포 쪽 바다와는 사뭇 다른 물빛이다.

웅장한 소리가 나길래 하늘 올려다봤더니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제주공항을 이륙해 육지로 떠나는 비행기들이 지나가는 항로에 딱 위치하고 있나 보다. 5분 간격으로 비행기들이 날아다녔다.

잠깐 하늘 올려다보다가, 다시 바다로 시선을 고정.

배경이 너무 예쁘길래 같이 갔던 친구들과 사진 하나씩 서로 찍어주고, 10분 정도 넋 나간듯이 바다 감상 하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도민들이야 이런 바다를 매일매일 보고 지낼테니 질릴 만도 하지만, 우리 같은 외지인 입장에서는 제주 바다만큼 예쁘고 신비로운 게 없다.

제주도로 이주하기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이런 풍경들이 하나씩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곽지해수욕장 바다를 한 번 쓱 훑어보고, 한담해안산책로 쪽으로 발걸음을 틀었다.

한담해안산책로까지 이어지는 짧은 길 위에서도 예쁘게 빛나고 있던 곽지해수욕장의 바다.

곽지과물해변이라고도 많이 부르던데, 이름이 꽤 특이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괴물 아니다 과물이다.

수학여행 때 처음 이름 듣고 여긴 뭔가 싶었는데, 그 독특함 덕분에 아직까지도 안 까먹고 잘 기억하고 있으니 뭐...

아무튼, 곽지 바다 따라서 쭉 산책하다 자연스레 한담해안산책로 입구에 도착하게 되었다.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79 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