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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제주 Jeju

신제주 산책하기 좋은 곳 한라수목원 광이오름

화창했던 아침. 한낮에는 너무 더울 게 뻔해서 눈 뜨자마자 한라수목원부터 갔다. 호텔에서 지름길 따라 올라가면 1.8km밖에 안 한다길래 아침공기도 마실 겸 그냥 천천히 걸어갔다.

걷다 보니 정문이 아니라 샛길로 한라수목원 입구에 도착했다. 시내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일찍 와서 그런지 관광객보다는 아침운동 나온 도민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 같다.

오전 9시부터 문을 연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대부분이 산책로인 만큼 조금 일찍 와도 별 상관 없는 것 같았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쾌적했던 한라수목원. 울창한 숲 안에 들어와있는 느낌이었다.

지도에 온실을 비롯한 실내 전시실들이 꽤 있다고 해서 한 번 찾아가봤는데

역시나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는지 휴관크리.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으로 변경된 지 1주일이 넘게 지난 시점이었는데도 난실은 폐쇄상태였다. 당분간동안은 야외공간만 개방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뭐 별 수 있나? 그냥 곳곳에 뻗어있는 산책로 따라서 천천히 걷는 수밖에.

신기하게 생긴 유리건물이 하나 더 있어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고 안쪽으로 가봤지만

응 너도 휴관~

근데 솔직히 이해가 간다. 실내공간에서는 거의 마스크 의무착용인데, 안 그래도 더운 날씨인데 온실과 난실 안에서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되겠냐고...

코로나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이곳 문이 열리기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많이 아쉽지만 어쩌겠어. 일단 왔으니까 야외라도 다 둘러보자 하고 계속 걸었다.

하늘이 상당히 맑아서 그나마 덜 섭섭하긴 했는데, 오후에 엄청 더울 것 같다는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그리고 적중함

곧이어 등장하는 산림욕장. 말이 산림욕장이지 사실은 광이오름이라고 불리는 오름이다!

개인적으로는 한라수목원의 매력포인트 No.1이라고 생각하는 곳. 이게 없었으면 그냥 육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수목원이었을 거다.

오름 올라가는 건 그닥 힘들지 않았다. 정상부까지 10분이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었으니,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딱 좋다.

울창한 숲 속을 적당히 걸어올라가고 있는데...

....???????

이게 노룬지 고라니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둘이 사이좋게 풀 뜯어먹고 있었다. 길 바로 옆에서(...)

이것이 야생의 삶을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는 제주라이프인가...? 아무튼 파주 살 적에도 못 본 녀석들을 여기 여행와서 만나다니. 흔치 않은 경험 하나 했다.

아무튼 고라니 친구들 보내주고 어느새 한라수목원 광이오름 정상부에 도착!

아침산책 나오신 주민들이 여기서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확실히 현지인바이브 뿜뿜 느껴졌던 한라수목원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한라산의 모습. 이게 너무 예뻐서 10분 넘게 가만히 서서 넋나간채로 있었다.

이래서 다들 제주도 제주도 하는구나 하는 게 확 느껴지는 곳들 중 하나였던 한라수목원. 아직 북적거리지 않아 더더욱 좋았던 곳이었다.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신제주 노형동, 연동 일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지나다니는 비행기들을 보기는 쉽지 않은 위치이지만, 제주 전망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메리트 대상승.

제주 트윈타워도 눈에 들어온다. 갑자기 왜 지었을까? 궁금해서 제주도민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걔도 모른다더라. 뭐라도 하려고 지어놨겠지 뭐

20분 정도 땀도 식힐 겸 예쁜 전망도 볼 겸 정자에 가방 놔두고 천천히 바람을 쐬었다. 제주라이프가 이런 거겠구나 하면서 로망 한가득 안고 이제 다시 내려갈 시간!

내려가는 길은 일부러 반대쪽을 택했다. 그래도 동그라미 모양을 그리면서 길이 나 있어 결국 내려오는 최종 지점은 똑같기 때문에 길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잡고 가볍게 산책 나온다 생각하고 방문하기 딱 좋을 것 같은 제주 한라수목원. 첫 모습은 평범하다 싶지만, 광이오름 올라가고 나면 바로 생각이 바뀔거라 확신한다. 다음에 다시 제주에 와도 꼭 들러보고 싶은 곳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