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아 4월 중순에 떠났던 제주도. 코로나19 덕분에 최대한 실내공간을 피하다 보니 남는 선택지는 오로지 올레길뿐. 평소에도 걷는 걸 워낙 좋아하는지라, 최고의 기억으로 남았던 제주올레 6코스였다.
황금연휴를 맞아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고 한다. 탁 트인 올레길 6코스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코로나 걱정 없는 여행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
쇠소깍(효돈천)에서 시작해 서귀포 시내까지 약 10km가 조금 넘게 이어지는 제주 올레길 6코스.
쇠소깍, 제지기오름, 소천지, 검은여, 소정방폭포,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등 예쁜 핫스팟들을 두루 거쳐가고, 무엇보다 길이 험하지 않아 걷기 좋았다.
올레길 걸을 때 자동차는 방해물일 뿐. 주차한 곳까지 다시 되돌아갈 걱정 없이 오롯이 올레길 도보여행을 즐기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쇠소깍까지 들어오는 시내버스 노선은 매우 탄탄하므로, 차 없이도 올레길 6코스까지 오는 거 전혀 어렵지 않다. 여러모로 추천할만한 곳이다.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나무마다 예쁘게 걸려있는 파랑 주황 올레길 표식을 따라 걷기여행 시작!
곳곳마다 사진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보니 올레길 6코스에서 찍은 사진만 수백장이 가볍게 넘어간다. 부득이하게 쇠소깍, 소천지 등을 별개 포스팅으로 분리했으니, 이것도 많이 봐주시길 :)
올레길 6코스의 출발지점, 쇠소깍 포스팅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66 으로.
올레길 초반부 5km까지는 바다를 끼고 평탄한 아스팔트 길이 쭉 이어진다.
간혹 가다 집들이 있는데 개들이 아주 위협적으로 짖어대니 참고하자. 사람 쫓아오지는 않는다.
쇠소깍을 지나 소정방폭포까지 쭉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제주 올레길 6코스.
이국적인 느낌을 마구 풍기는 길을 지나면
미칠도록 예쁜 물빛을 자랑하는 제주 바다를 만나게 된다.
게우지코지에서 잠시 사진을 찍으면서 쉬어가다가, 다시 서귀포 시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길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피어있던 유채꽃들. 올레길 6코스에선 과장 안 보태고 200m마다 사진스팟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차가 들어오지 못하는, 온전히 사람과 자연만을 위한 길.
잠시 바닷길에서 벗어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 눈 덮인 한라산 남벽과 유채꽃, 그리고 야자나무. 제주도 상징물이 사진 하나에 죄다 들어간 느낌이다.
다시 바다를 끼고 직진하는 서귀포 올레길 6코스. 곳곳마다 올레길 표식이 잘 붙어 있어, 길 헤멜 염려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여담으로, 제주올레 표식이 파랑과 주황인데 각각 제주도의 바다와 귤을 상징한다고 한다는듯. 솔직히 귤일 줄은 몰랐는데 ㄷㄷ
올레길 정식 코스는 제지기오름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길이다.
난 걸어야 하는 곳들이 많아 제지기오름은 과감하게 생략.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그땐 한 번 걸어 올라가봐야겠다.
제지기오름을 지나 다시 바다와 만나는 길은 무장애(배리어프리) 설계가 되어있는 곳이다. 길이 잘 닦여 있어 걷기 매우 편했다.
구두미포구와 섶섬을 지나 쭉 이어지는 올레길 6코스. 섶섬 앞 쪽빛 바다가 정말 예뻤다.
제주도가 가진 모든 매력을 압축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았던 올레길 코스였다.
4월인지라 올레길 곳곳에서 유채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타이밍 정말 기막히게 잡아서 왔다.
귀엽게 서 있던 섶섬지기 모형들을 지나, 소천지 방면으로 올레길 6코스는 쭉 이어진다.
근데 요 섶섬지기 지브리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캐릭터와 묘하게 닮은 것 같다. 지금 다시 보니까 정말 비슷하게 생긴 것 같은데 참 신기하다.
섶섬 앞 바다 색감이 너무 예뻐서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쪽빛 바다는 제주 동북쪽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무장애구간이 끝나고, 여기서부턴 좁은 숲길을 통과해야 한다.
나무터널들이 예쁘게 늘어서 있는 건 좋은데, 덕분에 날벌레들과의 공존은 피할 수 없었다.(...)
나무 사이로 좁지만 곧게 나 있는 길을 따라 조금만 더 걸으면 소천지에 도착한다.
소천지 포스팅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67 참조. 꼭 가보길 추천할 만큼 예쁜 곳이다.
소천지를 지나 서귀포 시내 방향으로 쭉 이동한다. 슬슬 다리가 아파오긴 하지만, 멈추면 더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닥치고 걸었다.
섶섬 근처와는 또 다른 색감의 아름다움이 있는 바다를 지나서
매우 분위기있어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면
뜬금포로 등장하는 공중화장실.
오니가공센터였나...? 아무튼 뭔 공장이었는데 올레꾼을 위해 화장실을 개방하는 것 같았다. 여기 앞뒤로 3km 정도는 화장실이 없으니, 볼일은 미리미리 처리하고 가는 게 좋다.
다시 올레길로 돌아왔다. 길가에 정말 뜬금없이 작은 폭포가 흐르길래 처음엔 이게 소정방폭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ㅋㅋㅋ 지도 한 번 켜보고 바로 진짜 소정방폭포로 출발. 근데 저 폭포는 정말 뭘까...?
서귀포칼호텔 안쪽으로 올레길 6코스가 쭉 이어진다. 거믄여해안과 소정방폭포는 칼호텔을 지나면 바로 나오는데, 이 포스팅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68 을 참고해주시길.
그렇게 소정방폭포를 지나 서복기념관을 통과하면, 드디어 서귀포 시내에 도착한다. 아직 길이 조금 더 남아있으니 실질적으로 자연과 함께 가는 길은 쇠소깍 기점으로 약 8km~9km 정도 되는 셈.
그 길 안에 바다가 있고, 오름이 있고, 마을이 있으며 제주의 가치가 담겨있다. 자연만이 선사하는 아름다움과 웅장함에 저절로 겸손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었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제주도 올레길 6코스. 화창한 봄날과 가을날에 서귀포에 온다면 꼭 걸었으면 하는 곳이다. 차 없이 오면 더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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