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3/7 바르셀로나의 기록 11.
'개선문' 하면 곧장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구글맵을 뒤적거리다 보니, 바르셀로나에도 개선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피카소 미술관과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어서, 시우타데야 공원과 묶어 잠시 도심 속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개선문 앞에는 바르셀로나 메트로 L1 노선 'Arc de Triomf' 역도 있으니, 타 지구에서 바로 이쪽으로 넘어오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생각보다 크고 정교한 조각물이다. 1888년, 바르셀로나 만국 박람회 개최를 기념해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문 앞뒤로는 매우 넓은 광장이 뻗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버스킹과 묘기를 부리는 거리의 예술가들도 몇몇 보였다. 실력도 대단히 좋아서, 지나가던 사람들마다 동전을 아낌없이 던지게 만드는 그런 사람들!
개선문 앞 너른 광장의 모습이다. 광화문광장의 폭보다 훨씬 넓은 곳이어서, 정말 보행 친화적인 공간으로 도시가 꾸며져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공간이었다. 도시는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의 것이다. 그런데 서울을 둘러보면, 가끔 쌩쌩 달리는 차들에게 우리의 공간을 지나치게 양보하며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최근 서울로 7017의 개통, 종로 자전거도로 확충 등을 신호탄으로, 점점 사람 위주의 도시 서울을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엿보이긴 하지만, 아직 이러한 유럽 도시들을 보면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인구 천만의 메트로폴리스와 바르셀로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 않냐는 말을 할 수도 있다. 대신 서울에는 그만큼 더 크고 정교한 대중교통 체계가 정립되어 있지 않은가. 무분별하게 닦인 지상의 아스팔트 차도들을, 이제는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여행 내내 이어갔다.
개선문 광장에서 몸을 돌려, 바다 쪽으로 발걸음을 잠시 옮기면 바르셀로나 시민의 대표 휴식처인 시우타데야 공원의 입구를 만나게 된다. 적당히 따듯한 날씨, 맑은 공기, 밝은 햇살이 합쳐져 만들어 낸 환상적인 분위기 덕분에, 꽤 많은 사람들이 공원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너른 잔디, 그리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즐기는 현지인들의 모습. 카메라에 담기에는 정말 완벽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시우타데야 공원의 하이라이트인 분수대를 들렀다. 아름다운 건축물과 분수가 어우러져,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생각보다 이 조형 사이즈가 커서, 올라가는 데 애를 좀 먹긴 했다.
위쪽으로 올라가서 찍은 공원과 시내의 모습. 곳곳에 야자수가 있어 이국적인 풍경에 취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면 물 색깔이 꽤 맑아 보이지만, 실제로 가서 가까이 쳐다보면 거의 구정물 수준이다...ㅎ.. 자연적으로 흐르는 강물이 아니라, 한 자리에 고여있는 물이니까 탁할 수밖에 없겠지.
이렇게 공원의 곳곳을 눈에 담아보고, 피카소 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료입장일이어서 미리 시간까지 지정해 티켓을 예약하고 갔는데, 티켓 무료예약과 관련된 글은 http://travelife-chan.tistory.com/1 을 참조하시길. 공원을 나와 피카소 미술관까지 천천히 걸으면 한 10분 정도 잡고 가면 된다. 이 길도 바르셀로나 골목골목의 감성을 제대로 느끼면서 갈 수 있는 곳이어서, 천천히 산책하듯이 걸으며 주변 풍경을 음미하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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