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3/7 바르셀로나의 기록 10.
열한 시와 열두 시 사이쯤, 구엘 저택의 관람을 마치고 바르셀로나 대성당(카테드랄, 스페인어 발음으로 정확하게는 까떼드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요일인 만큼, 이곳도 무료입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얄팍한 생각에서... 성당 역시 교회처럼, 일요일마다 미사를 드린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말이다!
성당 앞에서는 시민들이 모여 어떤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며, 축제를 일상처럼 즐기는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느긋하고, '일요일은 쉬는 날'이라는 개념이 확고하신 분들. 워라밸이라는 개념이 뼛속까지 박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사람들이 이곳에 온다면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성당은 '대'성당 답게 매우 크고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높이도 높이거니와, 탑들에 새겨져 있는 작고도 정교한 조각들이 매우 많이 보였다. 성당 내부 말고, 성당 외벽을 가까이서 올라가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바르셀로나에서는 매일매일 하게 된다!
사람들이 모여 공연하는 장면과 성당의 위용이 묘하게 조화되는 듯한 모습이다. 서양의 건축 양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공부하고 이곳을 다시 찾는다면, 더 많은 것이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로 외관 관람을 마치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입장구 쪽에 가드 분과 선명한 영어 팻말이 보인다. "NO TOURIST VISIT. ONLY FOR PRAYERS" 라고 적힌 입간판. 그렇다. 일요일 미사를 볼 때의 성당은 온전히 바르셀로나 시민의 것. 이곳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바르셀로나 시민들을 위한 종교적 장소인 것이다. 때문에 미사 진행시간에는 일반 관광객의 입장이 엄격하게 통제되어, 나 역시 아쉽지만 성당 내부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난 가톨릭 신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데, 가드 분이 하시는 말씀. "성당 뒤쪽으로 돌아들어가면 광장 정원을 개방해 뒀으니, 거기라도 봐!" 오호라..! 그래서 갔다. 대성당의 안쪽 부분에 있는 조그마한 기도실과 정원으로!
자칫 지나치기 쉽지만, 사람들이 조금 몰려있는 곳이 정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따로 돈을 내지 않고 무료로 들어갔다. 이곳이 대성당의 진짜 속살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구석구석 돌아다녀 봤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나름 여러 종교적 상징물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전형적인 성당식 천장이 보인다. 바르셀로나의 성당 건축들은 모두 기둥이 높게높게 나 있어, 한 층이 상당히 웅장하고 큰 느낌이었다. 신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확실히 이 안쪽 공간에 있으니, 사람들은 상당히 작은 생명체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중앙부에는 좀 뜬금없긴 했지만 야자수 몇 그루가 놓인 정원이 있다...! 묘하게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룰 뿐더러, 사실 성당 안쪽에는 온통 인공적이고 회색인 벽밖에 보이지 않아 조금 삭막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데, 화사한 분위기로의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조경을 만들어놓은 것 같아 매우 좋았다.
요렇게, 곳곳마다 예수 혹은 성모 마리아의 조각도 놓여 있다! 초를 태워 그들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는 것은, 기독교나 천주교나 불교 등등 많은 종교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거니 했다. 조각들의 배경과 조각 자체들이 나름 화려하게 꾸며져 있어, 보는 재미가 있는 편이다.
까떼드랄 정원에 살고 있는 여러 마리의 오리가족을 카메라에 담으며, 이곳을 빠져나갔다.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도 거의 마스코트 역할을 하는 오리가족 두 마리가 살고 있는데, 얘네들과 정말 닮은 녀석들이 멀고 먼 곳의 땅에서 활보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는 후문.
대성당 본당 안으로 들어가보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곳 말고도 산타 마리아 델 마르 성당, 몬세라트 수도원의 성당 등등 다른 곳들도 많이 들어가보았고, 대성당의 정원이라는 색다른 곳을 눈에 담고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던 곳이었다! 꼭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이곳은 개방되어있는 것 같으니, 근처를 지나다니는 여행객이라면 잠깐 들러 발도장을 남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제, 인근에 있는 개선문과 시우타데야 공원을 산책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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