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전망대 방문을 마치고, 이제 진짜 제주로 향할 시간. 출발 전날 2만원대 중반에 표를 끊고 OZ8947편에 탑승했다.
평소의 반의 반에도 못미치는 김포공항 국내선 이용승객들. 덕분에 보안검색 받고 에어사이드 넘어오는 데까지 5분도 안 걸렸다.
항공편 자체도 꽤나 감소한 느낌. FIDS 한 칸에 2시간 항공편이 다 들어가는 경우는 처음 본다.
제주까지 나를 모셔다줄 아시아나항공 A321-100 항공기. 편수가 많이 줄어 공항 자체가 널널해진 참이라 웬일로 정시출발했다.
탑승 줄 기다리면서 반대편에서도 한 컷.
코로나19 여파로 꽤 많은 항공기들이 주기장에서 놀고 있었다. 얼른 이 사태가 끝나야 할텐데... 이대로 가다가 항공사 다 부도나게 생겼다.
비행기 비어갈 줄 알고 일부러 사람 없는 뒷좌석 35A열 잡았는데, 웬걸 적어도 70% 넘게 차서 가는 것 같았다.
3-3 배열의 작은 비행기에서 세 좌석 모두 사람이 차게 되고... 앞에 앉지도 못하고 옆자리가 빈 것도 아닌 최악의 상황이었음.
세이프티 카드 기종인증은 이제 국룰이지
이래저래 사진찍고 있으니 문을 닫고 이륙 준비를 시작했다. 정시출발하는 거 정말 오랜만에 본다.
이코노미 모노클래스로 운항하는 A321-100 기종. 개별모니터(AVOD)는 없고, 좌석간격은 31-32인치 정도.
다리 뻗거나 움직이는 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1시간도 안 걸리는 비행이어서 애초에 별로 기대하는 것도 없었고.
좌석 앞 테이블을 펼친 모습. 생각보다 크지는 않지만 음료서비스 받고 신문 읽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것저것 사진 찍는 사이 어느새 이륙해 제주로 날아가기 시작한 아시아나항공 OZ8947편 항공기.
그래도 뒷자리 앉으니까 색동날개 사진을 선명하게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네...
계양역인가 검암역인가... 무튼 공항철도와 고속도로를 따라 인천공항 쪽으로 방향을 틀고
영종도 초입까지 날아가 다시 내륙 쪽으로 선회한다.
창밖에는 인천과 송도의 모습이 보이고, 비행기는 점점 고도와 속도를 높여간다.
협동체 비행기+빡세게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기내가 상당히 많이 흔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롤러코스터가 싫으면 광동체(B767, A330) 들어오는 시간 잘 보고 골라타자.
날개 옆쪽에 앉아서 색동날개는 정말 지겹도록 보면서 갈 수 있었다.
항공기 엔진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가 날개 쪽이긴 한데, 그래도 제트기라 그렇게까지 거슬릴 정도의 소음이 객실로 넘어오지는 않았다.
70%, 많이 잡으면 80%에 육박했던 OZ8947편의 탑승률. 코로나 시국이라 당연히 텅 비어갈 줄 알았는데, 비행편수를 많이 줄이면서 한 항공기에 승객을 몰아넣는 것 같았다.
아무튼 제주 가는 비행기 텅텅 비는 거 아님.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이윽고 시작된 음료서비스. 국내선에선 FSC와 LCC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별로 없는데, 그 차이 중에 하나가 음료와 신문서비스다.
신문은 탑승 전 브릿지에서 하나를 갖고와도 되고, 여기에 맘에 드는 게 없다 싶으면 기내에서 승무원에게 하나 요청해도 된다. 어차피 날아갈 땐 핸드폰도 못 쓰니까 신문 하나쯤 읽으면 좋다. 디지털 세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이니까.
음료서비스 안 받고 자는 승객들의 좌석엔 이런 스티커를 붙인다. 솔직히 종이낭비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물 한 잔 마시고 신문을 천천히 반 정도 읽고 있었는데 어느새 창밖으로 제주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트래픽이 없어 뺑뺑이도는 것 없이 50분만에 제주 도착 성공. 마냥 좋아할 수도 없고....
언제 와도 푸르른 모습을 자랑하는 제주도의 예쁜 바다, 그리고 소박하지만 정겨운 마을들의 모습.
제주도도 여행 컨셉에 따라 방문하면 좋은 곳들이 극명하게 나눠진다. 해외 휴양지처럼 이색적인 바다를 보고싶은 사람들은 동북쪽으로 가시길. 지금 사진에 보이는 게 동북쪽 바다인데, 뭍에서 보면 더 예쁘다.
탑동 시가지를 지나 랜딩을 준비하는 OZ8947편. A열에 앉으면 끝까지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다.
짧은 활주를 마치고 도착한 제주국제공항. 여기도 날지 않는 비행기들이 한가득 있었다.
활주로 너머 저 멀리 펼쳐지는 푸르른 바다를 배경으로, 터미널로 천천히 움직이는 아시아나항공 A321 여객기. 제주 이렇게 빨리 도착한 거 처음이다.
평소엔 얼마나 트래픽이 몰렸다는 건지...ㄷㄷ
공항 전망대에서 찍은 대한항공 스카이팀 특별도장 항공기를 다시 마주하며, 제주에 도착!
뒷줄 중에서도 한참 뒷줄이라 사람들 적당히 빠지기 전까지 내리는 건 언감생심. 기왕 못 나가는 거 그냥 사람 다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좌석 사진도 좀 남기면서 천천히 나갔다.
대충 이렇게 생겨먹은 아시아나 A321-100 좌석. 적당히 폭신폭신해서 1시간 정도 단거리 가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좌석 사양이 어떻건, 최고의 비행은 옆자리에 사람이 안 앉은 채로 가는 거다. 옆자리가 비어 간다? 신기재 그딴 거 다 필요없다.
작년 11월 이후 다섯 달만에 방문하는 제주도. 이제 버스를 타고 서귀포로 빠르게 이동해 숙소에 짐을 풀러 가자. 그러고서 급행버스 눈앞에서 놓침 ㅂㄷㅂㄷ
서귀포 가는 181번 급행버스는 2번 승차장에서, 제주터미널 가는 시내버스는 3번 승차장에서 탄다. 181번 놓치면 일단 터미널 가서 281번 시내버스 타면 된다. 급행보다 10분~15분쯤 더 걸리긴 하는데 그닥 크게 차이나진 않으니까...
작년에 탔던 아시아나 OZ8971 A330 후기는 https://travelife-chan.tistory.com/85 게시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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