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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울산&경남 Ulsan&Gyeongsangnam-do

2020 진해군항제는 취소! 다시 돌아보는 2018년의 진해군항제 기억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벚꽃축제라고 불릴 만한 진해군항제. 매년 4월이면 벚꽃으로 온 도시가 뒤덮이는 진해 일대에서 진행되는 아름다운 축제이지만, 올해는 아쉽게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축제가 취소되었다는 아쉬운 소식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창원시에서 방문 자제 현수막까지 내걸었을 정도. 국내에서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만큼,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것이다.

진해군항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히 크지만 국민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축제를 취소했을 터. 되도록이면 올해는 동네 근처에서 조용히 꽃놀이를 즐겨야 할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된 거, 2018년 군항제 사진이나 보면서 추억소환 가야지.

마산역에서 진해로 들어가는 버스 차창 너머로 찍은 벚꽃사진. 군항제 기간이라 차 오지게 막힐 거 각오하고 갔는데 평일+오전 일찍이라 그런지 마산에서 진해 넘어가는 길이 하나도 안 밀렸다.

KTX 타고 마산역에서 내려서, 역 바로 앞에 서는 좌석버스 타고 군항제 장소인 진해로터리까지 환승 없이 갈 수 있었다. 진해 넘어가는 길가에 예쁘게 피어있는 벚꽃들을 차창 너머로 바라보는 걸로 축제는 시작된다.

진해 도착 후, 제황산 모노레일 탑승장에서 내려다본 시내의 모습. 가로수가 죄다 벚나무라 하나같이 예쁘게 꽃이 피어 있었다.

모노레일 안에서 바라본 벚꽃 모습. 야트막한 산이라 걸어가도 무리가 없긴 한데, 이날 비가 조금 내려서 그냥 모노레일 타고 올라갔었다.

군항제 기간에는 생각보다 모노레일 대기줄이 늘어지기 때문에, 두 다리 튼튼하고 날씨가 좋다면 걸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제황산 정상부에도 벚꽃이 한창이었다. 나무가 제법 커서 꽃이 제법 많이 피어있어 사진찍는 기분이 났다.

꽃으로 뒤덮였던 하늘. 올해는 이 풍경을 두 눈으로 보지 못한다니 아쉽고 또 아쉬울 따름이다... 올핸 집앞 공원, 그리고 학교 옆에 있는 숲에서 조용히 봄맞이 해야지...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면 진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바다를 끼고 있는 동네라 전망이 제법 좋고

무엇보다도 벚꽃이 한가득 피어있는 모습을 한눈에 다 담을 수 있다는 게 포인트. 분홍분홍하게 빛나는 진해를 한껏 담을 수 있으니, 내년에라도 군항제에 간다면 제황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 올라가는 건 꼭 잊지 말자.

꽃 사진 신나게 찍어대고 다시 모노레일 타고 산을 내려와, 거리 곳곳에 피어있는 벚꽃들과 열심히 산책했다.

왜 군항제가 유명한지 두 눈으로 이해가 갈 정도로 진해는 온 동네가 벚꽃천지였다. 하 올해도 가고싶다...

벤치에 소복하게 내려앉은 벚꽃잎의 모습. 이때 타이밍 정말 좋을 때 가서 흩날리는 벚꽃비와 나무에 예쁘게 피어있는 꽃들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었다.

하늘에서 꽃송이들 나폴나폴 떨어지는, 카메라에는 절대로 담기지 않는 모습들을 마주했던 순간엔 그저 감동뿐...

이건 왜 찍었지...? 아무튼 하수구 옆에도 꽃잎이 널려있다. 너무 늦게 가지도, 너무 일찍 가지도 않았을 때에만 만날 수 있는 모습을 딱 담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기억뿐이다.

서울에서 300km가 넘는 먼 거리를 달려갈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

점심을 먹고 도착한 곳은 진해군항제의 최고 핫플이자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경화역. 경화역 가는 길에도 온통 벚꽃이 뒤덮여 있어 눈 심심할 틈이 없었다.

철로를 끼고 양옆으로 벚나무가 늘어서 군항제 최고의 포토스팟으로 인정받는 이곳 경화역. 이제는 기차가 오가지 않는 철길이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군항제 기간에는 무궁화호 객차를 이곳에 갖다둔다.

벚꽃나무 터널을 지나는 기차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경화역. 여긴 평일에도 사진 대기줄이 어마어마하다. 주말에 가면 리터럴리 엿가락 늘어지듯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 주의!

진해선에는 더이상 열차가 다니지 않아 천천히 역을 통과하는 기차의 모습과 무수하게 울려대는 기관사의 경적 소리도, 철로 바로 옆에 우르르 몰려와 아슬아슬하게 사진을 찍는 풍경도 다 옛날 이야기가 되었지만, 이곳을 추억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여전하다.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예쁜 벚꽃터널이었다. 여좌천과 더불어 인스타 사진 업로드용 베스트 스팟 top 2에 들어간다고 자신할 수 있다.

경화역은 기다려서 사진 찍을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사람이 많아도 꾹 참고 기다리면 핸드폰에 인생사진 한두개 남기는 건 어렵지 않다.

경화역에서 진해역까지는 철길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이제는 여객열차도 화물열차도 다니지 않기 때문에 선로 위를 걸어가도 별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진해역까지 한 4km 정도 되는 길에도 벚꽃이 한가득 피어있어 산책하기 너무 좋은 길이었다. 벚꽃천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

한적하고 예쁜 도시의 풍경을 따라 옛 진해역까지 걸어간 후, 진해군항제의 또다른 하이라이트인 해군사관학교에 갔다. 원래는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곳이지만, 군항제 기간에 한해 민간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고 한다.

*2020년엔 군항제도 취소되고, 무엇보다 장병들의 외출과 면회 역시 전면통제되었기 때문에 해군사관학교 구내는 개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진해 해군사관학교의 벚꽃 사진. 여긴 군에서 관리해서 그런지 나무가 상당히 단정하다는 느낌. 군항제 때마다 나무 정리하느라 개고생하는 장병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길을 따라 벚나무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일년치 벚꽃 구경은 다 하고 가겠다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녔던 것 같다.

왜냐고?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을만큼 예뻤던 풍경이었으니까! 솔직히 하루종일 벚꽃만 보고 돌아다녔는데도 하나도 안 지루했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2018년의 진해군항제였다.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여좌천. 작은 실개울 위로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기 좋은 곳이다.

여좌천을 따라 쭉 피어있는 벚나무들. 곳곳에 포토스팟도 있어서 시간 보내기 좋다.

저녁무렵이 되면 예쁜 조명도 들어와서 더 산책하기 좋았던 2018년의 여좌천.

밤풍경을 예쁘게 수놓는 조명과 벚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행복했던 기억을 남겨줬던 2018년의 진해군항제.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 타이밍 쉬어가야 하는 게 아쉽지만, 다들 조금만 힘내서 활기찬 2021년 군항제를 맞이할 수 있기를!

각자의 현장에서 분투하며 고생중인 모두에게 경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