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페인 Spain/바르셀로나 Barcelona

<3/2일의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 아침산책, 람블라스 노상식당 이용 시 주의할 점!!!!

 2/27-3/7 바르셀로나의 기록 7.

숙소에서 가벼운 아침을 먹고, 주변으로 산책을 떠났다. 아침 8시쯤, 레이알 광장으로 첫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광장들과는 달리, 생각만큼 공간이 그리 크지는 않았고, 주변 건물들로 둘러싸인 곳이라 살짝은 답답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고층이 아니라 3-4층짜리 건물들이고, 나름 전부 운치있는 건물이긴 했지만.

광장 한가운데는 분수가 자리잡고 있었다. 주변의 야자수들과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진을 찍고 주변을 산책하다 보니까, 어딘가에서 가이드 투어를 온 한국인 무리가 오셨다. 가이드 분이 태블릿PC로 어떠한 사진들을 보여주시면서, 광장에 대한 설명을 하시는 것 같았고, 투어 오신 분들은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여행 중간중간 한국인 관광객 분들을 많이 만나서, 타지에서 어 반갑다! 하는 느낌은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았고ㅋㅋㅋㅋㅋㅋㅋ 가이드 투어를 하면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의 관광지들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설명이 끝나고 금방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는 고즈넉하게 주위를 온전히 담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야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의 장단점이 각각 나름 존재하는 것과 비슷하겠지.

그렇게 광장을 나오니, 바로 앞에 말로만 듣던 람블라스 거리가 펼쳐졌다. 차로는 양 끝에 단 두 차로가 나 있었고, 중앙의 큰길은 전부 보행자 전용으로 설계되어 있어 걷기 아주아주 좋은 길이었다. 람블라스로 처음 들어간 시간이 오전 9시가 조금 안 되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이른 아침시간에 나오니까 사람들이 많이 없어 쾌적한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사진을 보고 읭? 사람들이 꽤 있는데? 할 수 있는데, 람블라스 거리에 이 정도 사람이면 그냥 텅텅 빈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두 시간만 이따가 거리에 오면? 그야말로 인파에 치여 길을 걷는 수준... 조금 과장하자면, 출근시간에 서울 지하철에서 환승하는 정도의 난도라고 볼 수 있겠다. 관광객과 느지막하게 일어나는 현지인의 아침산책이 겹쳐져서 헬게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미어터진다. 게다가 이곳 근처에 보케리아 시장이 있고, 여기서 5-10분만 걸어가면 카탈루냐 광장이 있다는 최고의 접근성 덕분에! 전 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다. 물론 인파에 치여 제대로 된 '구경'일지는 의문이지만 ㅎㅎ

무튼! 길을 걷다 보면 노상식당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분들과, 여러 간판들을 볼 수 있는데, 잠깐 시선을 던져 보니...

??? 두 종류의 타파스에 빠에야를 세트로 해서 10.95유로에 판다는, 혹할 만한 입간판들이 내걸려 있었다!!! 한 사람에 11유로도 안 되는 가격에, 배부른 식사를, 그것도 람블라스 거리의 테라스 자리에서 할 수 있다니...! 처음에는 정말 이상한 느낌이어서, 메뉴판에 막 빠에야 100g에 10.95유로 아닌지 이런 걸 열심히 봤다ㅋㅋㅋㅋㅋ (실제로 이렇게 관광객 등쳐먹는 경우 있다고 함. 사기도 진짜 세상 신박하게 친다....)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정말로 저 가격으로 주는 것 같았다. 한국으로 따지면 신사동 가로수길의 분위기 좋은 곳에서 배부른 한 끼 식사를 만오천원에 먹는 것과 비슷하니,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고 생각했기에ㅎㅎ 저녁식사를 이곳에서 하기로 결정했고, 결론적으로는 두 사람에 52.9유로라는 계산서가 나왔다... 음료가 비싸기 때문이었다! 눈에 보이는 가격에만 혹해서 들어가지 마시길. 지나치게 싼 가격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두 사람이 가서, 당연히 음료도 두 개를 주문해 각자 하나씩 마실 생각으로 모히또와 샹그리아를 주문했다. 근데... 음료가 나왔는데.... 거의 5L짜리 잔에 음료가 나온다;;; 정말 세 사람이 들러붙어야 겨우겨우 다 마실 수 있을 정도의 양을 한 사람이 먹어야 한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에 나온 사람 손이랑 한 번 비교해 보면 음료컵 사이즈가 짐작이 간다...ㅎ... 아니 이런 스케일이었으면 주문 전에 말을 해 줬어야 할 것 아냐... 계산서에도 이쯤되면 정신나간 액수가 찍혔을 가능성이 농후하길래, 부들부들하면서 일단 마셨는데, 음료는 또 얄밉게 맛있다. 모히또 진짜 JMT.... 그래서 두 명이 결국은 모히또를 해치웠다....! 한 사람이 거의 2.5L를 마신 격이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보니까 모히또 18유로, 샹그리아 16유로 하더라;;; 본격 배보다 배꼽이 큰.... @노상식당에서 밥 먹을 사람은 두 사람에 음료 하나만 시켜서 먹자! 그럼 뭐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수 있으니... 종업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먼저 할 말 다 해야 한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암튼 그렇게 해서, 거리를 더 걸어가니 보케리아 시장이 보였다! 똑같이 이른 오전이어서 관광객 러시에 시달리지 않고 편안하게 이것저것 구경할 수 있었다ㅎㅎ 열한시쯤 되면 여기도 마찬가지로 각지에서 모인 인파로 미어터지겠지...

시장에서는 과일, 고기, 생선, 과자... 까지 정말 재래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팔고 있었다! 심지어 과일을 작게 잘라 플라스틱 컵 안에 담아, 사람들이 시장 구경하는 동안 먹을 수 있게 해서 파는 코너도 있었다. 가격대는 사알짝 비싼 느낌. 뭐 아무래도 관광객을 위주로 상대하는 시장으로 변질되다 보니, 물가가 쎈 것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겠지. 이곳 말고도, 바르셀로나 곳곳에 전통시장들이 많다! 저렴한 물가로 현지의 시장을 즐기고 싶다면, 알려지지 않은 골목길 시장들을 찾아나가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 구글맵 훑다 보면 딱 시장처럼 생겨먹은 것들이 보인다!

여기까지 산책을 마치고, 다시 호스텔로 돌아가 살짝 체력을 보충한 다음에 다시 걸어서 카탈루냐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을 가는 목적? 그런 건 없다.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어딘가에서 어떤 목적을 순간적으로 찾게 되는, 그러한 여행의 매력을 그 전 며칠간의 바르셀로나 산책을 통해 느꼈기 때문. 자유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이자, 도시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 여행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다시,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