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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aiwan/타이베이 Taipei

타이베이 가볼만한곳 보피랴오리스지에(박피료 역사거리)를 걷다

Taipei Day 2: 맹갑청산궁-용산사-보피랴오리스지에-단수이-용산사 야경

용산사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을 박피료 역사거리로 스타트를 끊었다.

여긴 점심 먹은 곳. 우육면 비스무리한 거였는데, 꽤나 맛있었다. 향이 강하지 않아 더 좋았던 것일 수도 있다.

가격은 100달러였나 110달러였나. 아무튼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에 넉넉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곳. 구글맵 평점 높은 데 들어가서 실패할 일은 거의 없다.

용산사에서 교차로 하나만 건너면 바로 보피랴오리스지에 입구와 연결된다. 우리나라 근대문화거리 정도의 포지션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길 입구에 딱히 드러나는 영어 표기는 없지만, 주변 경관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대부분 눈치껏 아 여기부터 역사거리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사거리 안쪽을 수놓고 있는 많은 공간들. 영어와 중국어로 이곳이 과거에는 어떤 장소로 쓰였는지 설명이 적혀 있었다. 아쉽게도 들어가보지는 못하게 되어 있는 듯.

길은 이런 형식으로 100여 m 정도 시내 방향으로 이어져 있다. 지붕이 완전히 덮여 있어 비 오는 날 방문하기 좋을 것 같았다.

과거 타이베이에서 '차'는 단순히 마시는 음료의 기능을 넘어,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매개하는 수단이었다고 한다. 그 역사를 잇기 위해, 보피랴오리스지에의 한켠에서는 무료로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오픈 시간은 화~일 13:30분부터 17:30분까지. 점심 먹고 휴식을 취하기 적당한 시간에 열어둔 것 같다.

나도 분명히 점심을 먹고 갔는데 왜 문이 닫혀있지..? 싶어서 보니 오늘은 월요일이었던 것. 알고보니 월요일에는 보피랴오리스지에의 대부분이 문을 닫는단다. WTF....

어쩔 수 없이 건물 외관이나 쭉 구경하다가 단수이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다. 뭔가 수도교스럽게 생긴 타이베이 박피료역사거리의 기둥들. 이국적이다.

굳게 닫힌 창문 사이로 애써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어 본다. 그런데 슬쩍 보니까 문을 열어도 안에 별 거 없겠다는 생각이 슬슬 드는데...? 다음 날 다시 와 본 결과 그 예감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보피랴오리스지에의 중앙 서비스센터 격을 하는 건물. 'CLOSED ON MONDAY'... 참 지지리도 운이 없지.

과거 타이베이의 모습을 그림으로나마 어렴풋이 엿볼 수 있게 해뒀다. 박피료역사거리에 보존되어 있는 건물들이 타이베이 시내를 온통 뒤덮고 있었던 과거의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박피료역사거리 한가운데 있는 작은 광장. 휴식을 취하는 여행객, 현지인이 어우러지는 공간이었다. 여기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안쪽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 지금까지 걸었던 길은 보피랴오리스지에의 바깥쪽 겉면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신이 나서 들어가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맙소사. 월요일이라 여기도 못 들어간단다. 골목에 단 한 사람도 얼씬대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것...

그렇다고 굴복할쏘냐. 어차피 숙소도 여기서 멀지 않은 시먼딩에 있겠다, 다음 날 다시 왔다.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보피랴오리스지에의 모습. 건물들 중 몇 군데는 관광객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내부를 개방해두기도 했다.

Um? 근데 들어가도 뭔가 눈길을 끌만한 스팟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벽걸이 에어컨 몇 개 달린 텅 빈 공간뿐. 이 안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기는 어려웠다.

옆 건물도 마찬가지. 보피랴오 역사거리의 원래 취지와는 사뭇 다른, 타이베이 영화제에 대한 홍보가 주 내용을 이루고 있었다.

보피랴오리스지에는 분명 타이베이의 '역사'거리를 표방하고 있다. 여기서 여행자들이 보통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에 이곳은 어떤 곳으로 사용되었다는 설명문이 아니라 과거의 모습을 일정 부분이나마 시청각적으로 담아내는 모습일 것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보피랴오리스지에가 이것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모든 공간이 개방되어 있는 화요일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외피만 근대의 모습을 간직하면서 속에는 메마른 컨텐츠를 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기대한 것과는 다르게, 결국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외관만을 눈에 담고 가게 되었다. 적잖이 아쉬움을 남겨주었던 박피료역사거리에서의 시간이었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바는 모두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 감상은 이만 하고, 이제 MRT를 타고 30분여를 달려 단수이 지구로 이동했다. 이 포스팅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102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