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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울산&경남 Ulsan&Gyeongsangnam-do

노무현 대통령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김해 진영 봉하마을 여행

오래 전부터 가야지 생각만 하고 막상 실천에 옮기진 못했던 봉하마을 방문을 이번 기회에 드디어 하게 되었다.

오전에 구포에서 출발해 무궁화호를 타고 진영역에 내렸다.

원래는 봉하까지 걸어가려고 했는데, 비가 심하게 와서 어쩔 수 없이 10번 버스 타고 이동했다.

시내버스 타고 약 25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봉하마을 입구.

버스 타면 진영읍을 거쳐서 가기 때문에 직선거리로 가는 도보 이동시간(40분)과 큰 차이가 없다. 다음에는 농로 따라 걸어가봐야겠다.

봉하마을 안내소에서 가방을 맡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을 산책을 시작했다.

평일+비 오는 날 콤보로 마을 안은 썰렁하리만큼 조용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작은 상점과 봉하빵을 살 수 있는 가게는 열려 있었다.

나가는 길에 봉하빵 하나 사갔는데, 20개 12000원이라 나름 적당한 가격인 것 같다.

대통령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마다 추모 국화꽃 무인판매대가 있었다.

이날 비가 워낙 많이 와서 그런가 매대만 덩그러니 있고 꽃은 하나도 없었다는 게 좀 에러긴 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가 복원되어 있는데, 지금 한창 공사중이라 내부 입장은 어려웠다.

대통령 생전에는 이 자리에서 봉하마을을 찾아온 시민들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갔다고 한다.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간 첫 대통령, 탈권위적 모습으로 시민과 하나된 첫 대통령이라는 큰 의의를 가진 분이다.

내년 가을쯤에 다시 오면 그땐 공사가 마무리되어 있겠지

2022년 봄에는 봉하마을에 시민문화체험전시관이 개관한다고 한다.

이곳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곳을 넘어 그가 추구했던 깨어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실물과 똑같이 생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이 있어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봉하마을 대통령의 집은 사전예약제로 관람할 수 있는데, 매주 월/화요일은 정기휴무라 아쉽게도 들어가지 못했다.

주말에 오면 회차 수도 많이 늘어나니, 이때 방문하는 게 여러모로 편할 것 같다.

이제 안쪽으로 들어가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목마다 그를 상징하는 노란 바람개비가 맞아준다.

사람사는 세상을 꿈꾼 그가 잠들어 있는 소박한 묘지.

봉화산 사자바위를 마주한 위치에 묘역이 자리하고 있다.

서거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는 많은 사람들이 약 1만 4천여 개의 작은 블록을 모아 묘역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놨다.

블록에 쓰인 글귀를 하나씩 천천히 읽어나가며 앞으로 이동했다.

묘역 앞 헌화 공간. 비를 묵묵히 맞으며 여러 송이의 꽃들이 대통령 곁을 지키고 있다.

소박하지만 위풍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

그의 어록 중 가장 유명한 글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라는 말이 쓰여있다.

묘역을 돌아나와, 봉화산의 부엉이바위와 사자바위를 바라보며 공원 길을 천천히 산책했다.

원래는 봉화산에 잠시 오르려 했지만, 비 때문에 길이 너무 미끄러워 포기했다.

봉화산 능선 올라가는 입구에는 노 전 대통령이 즐겨 가꾸었다는 장군차밭이 있다.

봉하마을 입구 카페봉하에서 이 잎을 따서 만든 장군차를 판매하고 있으니, 잠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공원 한켠에는 노무현을 기억하는 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그의 생애와 추구하던 가치를 한눈에 짚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구구절절 심금을 울리는 멘트.

비단 정치에서의 이야기뿐 아니라, 개인들의 삶에도 모두 적용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많은 난관을 마주하겠지만, 바다를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면 언젠간 그곳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묘역 인근을 한 바퀴 쭉 돌고, 옆쪽에 있는 작은 산책로를 따라 10분 정도 걷다가 돌아갔다.

오리농법을 활용한 농사가 이뤄지는 드넓은 논이 펼쳐지는데, 추수가 끝난 이후라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졌다.

하늘을 까맣게 장식하며 날아가는 새 구경 좀 하다가, 카페로 넘어가 몸을 좀 녹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진영역-봉하마을을 왕복하는 시내버스인 10번 시간표.

날씨가 좋으면 진영역에서는 걸어다니는 게 더 낫다.

한림정역-봉하마을-진영읍내를 운행하는 57번 버스 시간표. 봉하마을이라고 표기된 시간보다 약 10분 정도 빠르게 도착한다.

김해시 중심부에서 진영역을 거쳐 봉하까지 직통운행하는 300번 버스 시간표.

작은 마을이다 보니, 미리 시내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봉하 출도착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한번쯤은 꼭 들러볼 가치가 있는 곳이니, 김해/창원/부산 인근 여행계획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