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일정을 3시에 모두 마쳐, 기차 시간까지 약 5시간 정도의 여유가 남았다. 홍성군이 꽤 작은 동네다 보니 저녁 먹을 시장, 고기 사갈 마트, 둘러볼만한 관광지가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어 동선 짜기 너무 편했다.
이런저런 시간들 빼면 순수하게 관광하고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남짓 나와, 가까운 곳인 홍주읍성과 홍주성 역사공원을 찾았다.
일 끝난 곳과 가까워서 홍주읍성을 먼저 찾았다.
읍성이라기보단 읍성 '터'라고 부르는 게 조금 더 적절하지 싶다. 최근 복원된 티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었던 곳이었다.
정확한 명칭은 '홍주읍성 북문'. 교차로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차 끌고 갈 경우에는 차 댈 위치가 조금 애매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덩그러이 놓여있는 외딴 성이지만 10분 정도 짬을 내어 한 바퀴 천천히 에둘러 산책하기 좋았다.
아쉽게도 성 위로 올라가지는 못하게 되어 있지만,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둘러볼 공간은 충분히 나온다.
이곳에는 별도의 벤치 같은 것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오랜 시간을 머무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돌 생김새와 새파란 가을하늘 구경 좀 하다가, 홍성의 메인 관광지라고도 할 수 있는 홍주성 역사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홍주읍성과 홍주성 간 거리는 걸어서 약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매우 가까우니 꼭 두 곳 묶어서 같이 돌아보시길.
홍주성 가는 길은 홍성군청을 통과한다. 2020년 청산리대첩 10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계획하는 것 같은데, 코로나19 때문에 무탈히 진행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김좌진 장군의 출생지가 홍성군이라고 한다. 홍성군 중심지에서 외곽으로 좀 빠지면 김좌진 생가도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모자라 그곳까지 가보지는 못했다.
홍주성 역사공원의 모습. 생각보다 스케일이 컸고, 문화재라기보다는 뛰어놀기 좋은 공원의 이미지가 조금 더 강했다.
곳곳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그늘막들이 있었고, 넓은 잔디밭이 있어서 돗자리 하나 들고 친구들과 피크닉 오기에 딱인 장소였다.
이 날 날씨가 정말 쾌청해서 좋았다. 미세먼지 없고, 푸른 하늘과 쾌청한 가을 날씨의 표본이라고 할까.
이런 날에 마스크 끼고 답답하게 돌아다녀야 하는 현실이 슬플 뿐...
한쪽 편에는 홍주성 역사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때는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하던 때라 내부입장은 불가능했었다.
문 닫은 홍주성 역사관을 뒤로 하고, 성곽을 끼고 있는 너른 공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나무들이 여러 그루 심어져 있어서 보통의 공원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왕릉 부속 숲 느낌이랄까...?
성곽 위에 우뚝 솟아있는 문. 홍주읍성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성곽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가볍게 산책한다는 느낌으로 올라가기 좋다.
문 위로 올라가면 홍성 시가지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다.
왼쪽에 보이는 빌딩이 홍성온천 건물이다. 나름 이름 있는 온천이라고 했는데, 거리두기 여파로 온천탕 영업을 중지해서 아쉽게도 가보지는 못했다. 지금은 다시 오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작은 소도시라 높은 건물이 많이 없어서, 성 위에 올라가면 시원하게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다. 여러모로 수도권 도시와는 다른 풍경이었다.
성곽 위를 따라 한 바퀴 크게 돌 수 있는 길도 나 있었다. 상쾌한 가을 바람 맞으면서 잠시 어슬렁대다가, 다시 성곽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원래는 여기서 잠깐 산책만 하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서 책 읽다가 가려고 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고 여기도 군데군데 벤치가 잘 나 있어서 굳이 카페 찾아갈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그늘 아래 적당한 곳 찾아서 그냥 눌러붙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리딩자료 읽다가, 아까 멘토링 수업 듣던 친구들 둘이 찾아와서(!!) 30분 정도 이야기 나누다가 홍성전통시장으로 이동해서 소머리국밥으로 든든하게 저녁 해결하고, 기차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해보면 여행이라는 것도 참 별 거 아니다. 굳이 거창하게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주변 탁 트인 공원에 둘러앉아 잠시 일상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면 충분히 훌륭한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질녘에는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바깥에 오래 앉아있다 보니 더 그런 것 같기도.
날씨 좋은 늦봄이나 초가을 오후에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다. 다음에 또 잠시 짬내 이곳에서 여유를 즐길 기회가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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