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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Austria/잘츠부르크 Salzburg

할슈타트에서 바트 이슐까지 포스트버스 타고 가는법/요금/시간표

할슈타트만 보고 떠나기엔 너무 아까워서, 황제의 여름 휴양도시였던 바트 이슐에서 3시간 정도를 머무르며 관광한 후에 잘츠부르크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버트라운 마을에서 할슈타트 오는 길에 너무 매료되어 바트 이슐까지도 걸어갈 생각을 했지만, 지도에 20km라는 거리가 찍히는 걸 보고 바로 단념해버렸지. 걸어가면 5시간 걸린다고 하더라고

할슈타트 마을의 버스정류장에는 바트 이슐 방면/오버트라운 방면으로 가는 버스의 최신 시간표가 항상 박혀 있다. 당연하겠지만 구글맵에 나오는 버스 시간표보다 정확한 정보니 무조건 정류장에 적힌 시간표대로 움직여야 한다. 시골 마을이라 대중교통 인프라가 매우 좋지 않아 차 하나 놓치면 1시간 대기는 기본인 동네니까.

시간표 확대 버전. 평일과 토요일, 일/공휴일 시간표가 모두 다르니 요일 확인도 정확하게 해야 한다. 바트 이슐/고사우 호수/오버트라운으로 가는 버스가 모두 정차하는 곳이니 버스 행선지를 잘 확인하는 것도 필수.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포스트버스가 들어온다. 바트 이슐까지 직행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버스의 종점에 내려 1회 환승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 버스 티켓은 첫 버스 탈 때 한꺼번에 결제하고, 환승하는 버스에서 한 번 더 보여주면 된다.

할슈타트 란 버스 정류장. 잘츠부르크와 잘츠카머구트 지역 공통으로 노란색 원 안에 초록 글씨로 H라고 적힌 곳이 버스정류장이니 참고하자.

한국의 시골 버스정류장처럼 변변한 시설 없이 저 간판 하나만 있는 경우가 은근히 많아서, 대충 지나가다가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정류장에 버스표 자동발매기 따위는 당연히 없어서 티켓은 무조건 차 안에서 기사님에게 구매해야 했다.

사악하기 짝이 없는 포스트버스의 요금. 꼴랑 20km 가는데 무려 5.8유로를 뜯어간다. 심지어 시외직행 개념도 아니고, 중간중간 정류소에 멈추는 일반버스 느낌인데도 요금을 이렇게 받아간다.

꼽다고 걸어갈 수도 없고, 그냥 오스트리아 아니 유럽 전반의 살인적인 대중교통비를 몸소 체험한다고 생각하고 넘기는 게 맘편하다. 이 돈이면 한국에선 서울 출발해서 천안까지 가고도 남는다

포스트버스의 내부 모습. 그나마 위안인 것은 좌석이 조금 편하다는 것. 우리나라의 광역버스 좌석 정도의 스펙은 갖췄다고 보면 된다.

할슈타트 마을에서 탄 버스는 10분 정도 달리더니 휑한 정류장에서 탑승객 전원을 떨군다. 이 버스는 여기서 차를 돌려 다시 오버트라운 방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바트 이슐이나 고사우 호수 방면으로 이동할 사람들은 다음 버스로 환승해야 하는 것.

주변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도로와 눈,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산으로 뒤덮인 풍경이 예쁘길래, 다음 버스 도착하기 전까지 정류장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사진 찍고 놀았다.

바트 이슐 방면으로 향하는 버스는 약 5분 후 도착했다. 시간표 자체가 환승연계가 잘 되도록 짜여져 있기 때문에 환승하는 곳에서 오래 대기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와는 확실히 다르게 생긴 산의 모습도 이리저리 카메라에 담아보고(약간 북유럽 감성이 느껴지는 산이었다)

(아직 알프스 산맥의 실물을 보지 못한 나에게는) 충분히 알프스 후려치는 예쁨을 뽐내는 산도 한 컷 담았다. 주변 풍경이 워낙 예뻐서 환승을 해야 하는 것도 별로 짜증나지는 않았다.

그렇게 놀다 보면 어느덧 도착하는 바트 이슐행 542번 버스. 탑승 시 아까 끊었던 5.8유로짜리 티켓을 기사님에게 보여주고 올라타면 된다.

다른 마을에서 이미 많은 손님을 태운 채 도착한 버스에서 자리 잡는 일이 쉽지는 않은데, 생각보다 멀리, 그리고 오래 가야 하므로 빈 자리가 나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는 것이 좋다. 중간중간 마을에서 물갈이가 일어나는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 좋다.

그렇게 약 30~40분 정도를 내달려 도착한 바트 이슐. 실개천이 마을을 한 바퀴 크게 휘돌아나가는 바트 이슐의 시가지 역시 곳곳이 사진맛집이니 구석구석 돌아다녀보자.

시내는 크지 않아 어지간한 곳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나름 외곽에 있는 카이저빌라에서 바트 이슐 기차역까지 걸어서 15분이면 커버가 가능할 정도!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바트 이슐 기차역으로 돌아가 열차를 이용해서 잘츠부르크 중앙역까지 되돌아갔다. 이걸로 공식적인 뮌헨-잘츠 9일간의 여행도 끝!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참 한국과는 다른 풍경이구나 하는 것. 인구과밀의 나라에서 온 여행자 입장에서 5층을 넘어가는 건물이 거의 없고, 곳곳에 초지가 가득한 모습이 얼마나 신기하게 느껴지겠는가! 자연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 좋았던 기억을 한가득 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