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곳은 당연히 유달산. 그리 높지 않고, 일등바위에서 보는 야경이 그렇게 예쁘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산에 올랐다.
목포 백년한옥 게스트하우스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등산로 시작점은 달성주차장이었다. 자차로 올 경우 이곳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면 될 것 같다.
주차장 밖으로 이곳저곳 식당들이 있어서, 등산 전후로 간단히 배 채우기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는 유달산 일등바위의 모습. 일등바위 앞쪽으로는 목포해상케이블카가 지나다닌다.
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 스테이션에 내려 야경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으나, 일등바위에서 야경을 보려면 꼼짝없이 산을 타야 한다. (물론 등산 길이의 차이는 당연히 있겠지만)
산에 올라가는 길에 찍은 일등바위 모습.
유달산 야간 등반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산을 타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게 크리티컬 포인트였다;
20~30분 안으로 일등바위까지 올라갈 수는 있지만, 중간중간 조명이 아예 없는 곳이 있기 때문에 핸드폰 플래시 반드시 키고 오르내려야 한다. 결코 완만하지 않은 구간이 섞여 있어 불 키는 것은 필수.
20분쯤 올라갔나. 목포 시내의 시원한 야경과 이등바위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앞쪽으로는 목포여객선터미널과 바다 쪽, 그리고 조명이 들어와 있는 일등바위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걸어올라가면 목포시내와 고하도를 잇는 목포대교의 야경이 보이기 시작하며
나무 사이로 목포 원도심의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도 야경이 예쁘지만, 나뭇가지에 걸리는 거 없이 시원한 풍경을 보고 싶으면 일등바위 끝까지 올라가야 한다.
일등바위 쪽으로 가면 갈수록 길에 조명이 잘 켜져 있어서,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다. 유달산을 한 바퀴 빙 에두르는 둘레길에는 야간에도 조명이 잘 들어오는 것 같았다.
가리는 것 없이 선명하게 보이는 목포대교의 야경. 조명이 들어온 고하도 해안선 모습도 예쁘다.
그리고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목포 원도심의 야경. 아파트 등 높은 건물이 없고, 대부분 단층~복층의 근대식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 원도심의 야경은 아기자기하면서 예쁘다.
마을에서 소박하게 뿜어져나오는 빛의 모습이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은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색다른 풍경이다.
유달산 정상이 위치한 일등바위에 올라가면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야경 감상이 가능하다.
바위라고 해서 쫄지 않아도 된다. 돌계단길을 잘 정비해 둬서, 눈비 오는 날만 아니면 안전하게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유달산 정상 표식이 있는 일등바위. 228m라고는 하는데... 낮은 산도 일단 올라갈 땐 힘들다^^
아무런 장애물 없이 시내의 모습을 쭉 내려다볼 수 있는 건 산 정상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작은 마을들이 품어내는 야경이 정말 예쁘다.
솔직히 춥지만 않았으면 여기서 적어도 30분은 머무르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야경이 예쁘다. 서울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류의 모습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목포대교 야경 하나 더. 일등바위에서는 360' 야경 조망이 가능하다. 안 보이는 곳이 없다.
바다(목포여객선터미널) 쪽을 바라본 야경 모습.
마지막으로 시내 쪽 야경을 하나 더 담아내고, 산을 다시 내려갔다.
산 내려갈 때는 정말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조명이 없는 구간에서는 반드시 핸드폰 라이트를 켜고, 경사가 꽤 있기 때문에 무릎 상하지 않게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좋다. 야밤에 산 속에서 다치면 더럽게 재수 없는 거다.
다시 달성주차장으로 내려와 바라본 시내의 모습. 일등바위 안 올라가고 여기서 보는 야경도 나쁘지는 않다.
등산하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면 일단 달성공원(주차장)까지만 와서 목포 시내 야경 보고 돌아가도 괜찮을듯.
갑자기 다가온 고양이 하나가 야옹거리길래 카메라에 담는 영광(!)을 누리고, 좁은 마을 골목길을 따라 게스트하우스 쪽으로 발걸음을 되돌렸다.
마을 골목길이 예쁘길래 찍은 사진 하나. 곳곳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좁은 길은 정말 느낌있었지만, 대부분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이라는 걸 깨닫고 기분이 살짝 이상해졌다.
뭔가 양가적인 느낌이 든다. 알맹이는 가고 껍데기만 남았다는 생각과, 오히려 그렇기에 관광객과 충돌할 여지가 없어 우리 입장에서는 더 낫다는 생각. 그래도 빈 집만이 남은 풍경을 바라보는 건 언제나 아쉽다. 서울에서는 다들 그렇게 집 못 구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현실을 생각했을 때는 더더욱.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니 어느덧 숙소 바로 앞. 피곤한 몸에게 휴식을 안겨주며, 다음 날 아침부터 다시 시작될 일정을 머릿속에 그려넣었다.
목포 근대역사관 포스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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