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숙소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아고다나 여기어때 같은 숙박 중개사이트 OTA에서는 리스트가 몇 개 뜨지도 않을뿐더러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 시 차원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쫙 정리한 리스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포털 뒤적거리다가 찾은 곳은 한옥 게스트하우스 '백년한옥 목포'였다.
목포역에서 걸어서 약 10분~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백년한옥 목포. 구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으며, 유달산까지도 걸어서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깔끔하게 외관을 리모델링해서 겉으로만 봐서는 한옥인가? 싶을 정도였다. 100년 된 한옥을 개보수해서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신다.
문이 잠겨 있어 사장님과 통화 하나 하고 들어온 백년한옥 목포. 안으로 들어오니 한옥 느낌이 제법 풍긴다.
한쪽에 쌓여있는 장작. 실제로 저걸 태워서 난방을 하는 건 아닌 것 같았고, 그냥 장식용? 주변 인테리어와 잘 어우러져 더 예뻐보이는 장작이었다.
복도의 모습. 안쪽에는 2인실~4인실의 큰 방이 있다.
1인실(방 이름이 '삶'이다)은 부엌 바로 옆의 작은 방! 사람들이 아침 먹으러 움직이는 시간(8시~9시 30분)에는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애초에 한옥 자체가 방음이 썩 탁월한 건축은 아니다.
소박하다 못해 귀여운(?) 방 입구. 바깥 문고리에 잠금장치가 없어서(당연히 안쪽에서는 문을 잠글 수 있다) 방에 짐 두고 어디 다녀오는 게 살짝 꺼려지기는 하지만, 뭐 우리나라에서 남의 방 들어가서 물건 갖고 갈만한 사람은 없으므로... 대충 살자.
방은 절대 크지 않다. 싱글사이즈 침대 하나랑 한옥에 왜 침대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당히 짐 놓을 공간이 끝.
조명 역시 그렇게 환하지 않다. 여러모로 '호텔'보다는 '한옥'쪽에 조금 더 포인트를 맞춘 공간이지 싶다.
한옥의 고질적 문제인 웃풍을 방지하기 위한 히터 역시 따로 설치되어 있다. 처음에 리모컨 버튼 잘못 눌러서 1시간 동안 방에 에어컨을 틀어놨다...
1인실에 있었던 작은 서재. 와이파이까지 끊어버리고 책을 갖다뒀으면 정말 옛 한옥에 들어온 느낌이 났을 법하지만, 아쉽게도 와이파이는 잘 터진다. 덕분에 책을 볼 일은 없었다(...)
다시 보니까 한 사람 딱 지내기 그럭저럭 무리가 없는 사이즈인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방에 짐을 풀고 나서, 욕실과 화장실, 기타 이것저것을 둘러보러 밖으로 나갔다. *백년한옥 게스트하우스의 1인실과 일부 2인실은 공용 욕실과 화장실을 이용한다.
아담한 벽돌담. 여기 참 건물 외관은 소박하지만 예쁘게 잘 꾸며뒀다.
아침 먹고 난 후 접시는 이곳에 갖다두면 된다! 여름철에는 설거지까지 직접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겨울에는 그냥 두기만 하면 되니까 나름 좋은 것 같기도.
대망의 화장실 가는 길. 처음에는 이게 어째서 길인지도 몰랐는데 사장님 따라서 가다 보니까 어느새 화장실 앞에 있었다...
밤에 움직이면 좁고 어두워서 살짝은 무서운 길이었음ㅜ
하나뿐인 화장실+샤워실. 화장실과 샤워실 간 공간 분리가 안 되어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화장실 들어가 있으면 다른 사람은 샤워를 못 한다(...) 아마 백년한옥의 최대 단점 아닐까 싶다.
소박한(?) 샤워실. 건물 외부에 있기 때문에 매우 추운 건 디폴트. 다행스럽게도 따듯한 물은 잘 나온다.
치약, 바디워시, 샴푸, 컨디셔너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물품. 칫솔과 폼클렌징, 면도기 등은 개인이 알아서 챙겨와야 한다.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추세에 잘 맞추고 있는 것 같아 나름 흡족했던 부분. 되도록이면 1회용품 쓰지 맙시다!
세면대. 꼭지를 왼쪽으로 돌리면 샤워기에서, 오른쪽으로 돌리면 세면대 쪽에서 물이 나온다. 수압도 뭐 그럭저럭 샤워하기 괜찮은 수준으로 나와서 만족.
다만 샤워실에서 너무 죽치고 오래 앉아있으면 십중팔구 뒷사람에게 눈초리를 받을 수 있으니... 속전속결로 샤워 화장실 사용 끝내고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침이 밝고... 제공되는 가벼운 아침식사를 하러 바깥으로 나왔다.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삶은 달걀, 고구마(!), 귤, 토스트와 무화과잼(신안군에서 직접 재배하셨다고 한다 ㄷㄷ), 쥬스 등이 간단히 제공된다. 토스트에 발라먹는 무화과잼이 정말 맛있었다.
방 안으로 음식물을 갖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바깥쪽 공용 식탁에서 아침을 먹어야 했다. 추웠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짐을 주섬주섬 챙겨 체크아웃! 10시 전까지 사장님께 별도의 연락 없이 그냥 방을 빠져나가면 되는 것 같았다.
전날 밤 찍은 백년한옥 목포의 외관 사진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1박 요금은 3만원으로, 네이버 예약 배너를 통해 접속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OTA 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경우 5,000원이 더 비싸진다) 네이버페이 사용 가능.
구도심 주변을 지나다니다 보니까 다른 한옥 게스트하우스도 참 많았다. 다음 번에 목포에 올 때는 다양한 한옥 게하들에 더 묵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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