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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aiwan/타이베이 Taipei

타이베이 숙소 호스텔 추천? 리오 호텔 시먼 1박 솔직후기

총평: ★★★

가성비: ★★★

시설: ★★☆

한줄평: 딱 돈값하는 싱글룸 호텔

1박/약 30,000원 via 아고다

타이베이 호텔 찾기 정말 쉽지 않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성비 좋은 호텔 찾기는 정말 하늘의 별 따기다. 좀 싸다 싶으면 방음이 좋지 않거나 창문이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좀 괜찮은가 싶은 곳은 하나같이 비싸기 때문. 찾다 찾다 그냥 방음은 포기하고 창문이라도 있는 싼 호텔에 머물기로 했다. 타이베이 여행자들의 베이스캠프 격인 시먼딩에 위치한 리오 호텔 시먼에서 1박 시작.

시먼딩 골목 한참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리오 호텔 시먼. 골목길 안에서 위 사진처럼 생긴 표지판이 언제 나오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어딜 봐서 이런 데에 호텔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앞쪽에서 보이는 리오 호텔 시먼. 보고 나서 드는 생각: 어딜 봐서 이게 호텔이지? 낙후된 골목길 한가운데 들어가 있어 제법 신기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나름 로비 들어가는 입구는 호텔 느낌이 나게 꾸며두긴 했다. 체크인 시간이 무려 5시여서, 짐이나 맡겨두자 하고 로비 입성.

체크인 담당 아주머니는 상당히 호의적이었지만 얼리 체크인 따위는 당연히 불가능했고... 짐을 맡긴 후 밤에 다시 숙소로 돌아와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했다. 체크아웃 시간은 꽤 늦은 정오라고는 하지만, 정신이 제대로 박힌 여행자라면 이 시간까지 호텔에 남아있지는 않을 게 뻔하므로... 아침식사는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지하에 위치한 식당에서 먹을 수 있었다.

키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입장. 키는 전자식이 아니라 그냥 열쇠였다. 근데 뭐 나름 올드한 느낌 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3층 복도의 모습. 싱글룸끼리 같이 모여있는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상 도미토리 룸이 섞여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운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방음이 약한 객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음으로 고통받는 일은 없었다.

본격적으로 방을 탐구해 보자! 카드키를 넣어야 방에 전기가 들어오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고 아니 그럴거면 그냥 문도 전자식으로 바꾸지 자동잠금 시스템이 당연히 아니기 때문에 안쪽에서 고리를 돌려 문을 잠궈야 한다. 또 특이했던 점은 에어컨이 디폴트 옵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 춥다 싶으면 에어컨 때문에 그런 거니 적당히 끄자. 방 안을 메우고 있는 꿉꿉한 냄새 때문에 나는 어지간하면 켜 두긴 했다.

방은 상당히 좁다. 막말로 한쪽에 싱글침대 하나 있고, 다른 쪽에 화장실 있고 끝. 캐리어를 펴려면 문 여는 데 지장을 줄 정도로 거슬리게 방이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된 방 사진을 찍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룸이었다. 정말 잠만 잘 사람을 위한 방...

나름 호텔이랍시고 침대 앞 벽에 TV가 걸려 있는데, 누워서 보기 은근히 불편하고 일단 여기까지 와서 한가하게 TV 보고 있을 정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내내 끈 상태로 방치해 뒀다.

또 나름 호텔이라고 커피포트와 티백, 머그잔, 물이 제공되었다. 싱글룸인데 왜 티백은 두 개 머그잔도 두 개 있는거지 그와중에 물은 또 왜 한 병만 줬지 대만에서 꽤 대중적인 생수 브랜드인 것 같았다. 호텔 옮길 때마다 저 생수는 항상 공통적으로 비치되어 있더라고...

한쪽 벽면에 옷걸이가 두세 개 정도 걸려 있어, 외투를 걸어둘 수 있었다. 바닥에는 외투 벗어서 던져놓을 공간이 전혀 없으므로, 꼭 필요했던 시설이었다.

마련되어 있는 타올의 모습. 큰 바디 타월 하나에 작은 수건 하나 합쳐서 두 개 정도의 수건이 놓여있었다. 한 사람이 하룻밤 묵어가며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화장실과 샤워룸의 모습. 화장실과 샤워실을 구분하는 커튼 같은 게 없어서 한 번 씻고 나면 온 화장실이 물바다로 변했다(...) 샤워 후 다 쓴 수건을 발판 삼아 응급처치를 해서 버티긴 했다. 꽤나 골때렸다.

작은 세면대. 물범벅 되기 싫으면 간단한 세수 정도는 세면대에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방 크기의 절반을 화장실+샤워실이 차지하고 있어 생각보다 여기서 공간 쓰기는 널널한 편이었다. 도대체 왜

나름 호텔이라고 또 어메니티 킷은 깔쌈하게 구비해 뒀다. 바디워시, 비누, 칫솔세트, 면도기까지 나름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는 건 그나마 위안점.

무려 드라이기까지 있는 리오 호텔 시먼의 싱글룸. 어메니티랑 드라이기 보면서는 오 이 가격에 나름 갖출 건 다 갖췄는데? 하면서도 좁아터진 방과 물바다가 된 화장실을 둘러보면 어느새 한숨만이 나오기도. 뭐 그대로 밤에 잘 때는 벌레 나오는 거 없이 나름 숙면하긴 했다. 방에서 나는 꿉꿉한 냄새는 곧 익숙해져서 별 상관이 없긴 했음.

다음날. 대망의 조식 시간. 오 은근히 먹을 게 있다. 딤섬과 만두는 꽤나 맛있었고, 스크램블 에그도 먹을 만한 수준. 계란은 무슨 소금을 들이부어서 구운 건지 하여튼 지나치게 짜서 한 입 먹고 바로 뱉었다. 계란이 뒤통수친 것 빼고는 나름 만족스러웠던 현지식 아침식사였다.

토스트와 커피머신까지! 밥 다 먹고 나서는 내가 설거지 안 해도 된다는 것은 또다른 장점이라고 해야 할까. 무튼 이곳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게 아침 조식이었음.

나름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호텔인데, 아마 과거로 돌아간다면 과감하게 이곳은 패스하지 않을까... 싶다. 저렴하긴 했지만 딱 돈값하는 개인룸이었지 싶다. 물론 조식은 대만족이었지만. 그래도 뭐 쓰레기까진 아니었으니... 최종 별점은 별 세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