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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aiwan/타이베이 Taipei

타오위안 공항에서 국광버스 1819번 타고 타이베이 시내 가는 방법은?

OZ711편을 타고 타오위안 공항에 내려 입국심사를 마치고, 시내로 들어갈 시간. 공항철도와 고속철도, 공항버스라는 수많은 옵션 중 국광버스 1819번을 타고 타이베이 시내 시먼딩으로 가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 돈 좀 더 주고 공항철도 MRT 타는 게 낫다(...)

타오위안 공항 버스 매표소에서 1819번 국광버스를 포함한 공항버스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다. 타이베이 메인역으로 직통운행하는 1819, 1819A번 버스는 1번, 2번 매표소에서. 타오위안 시내를 경유해 타이베이 메인역으로 가는 대유버스 1960번은 3번 매표소에서 구매해야 한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무인발매기도 마련되어 있다.

타오위안 공항 제2터미널에서 타이베이 메인역까지 가는 국광버스 1819번의 현금승차 요금은 135달러. 1터미널에서 탑승해도 요금은 같다고 한다. 이지카드 혹은 아이패스 카드에 잔액이 남아있는 상태라면, 별도의 승차권 구매 없이 교통카드로 바로 버스를 탑승할 수도 있다. 이때는 5달러의 요금이 할인되어 타이베이 메인역까지 130달러에 이동할 수 있다.

공항에서 따끈따끈한 아이패스 카드를 수령한 나는 당연히 충전 후 교통카드 승차를 하려고 했지만... 타오위안 공항 버스 승차대 근처에서는 아이패스 카드 충전이 불가능하다. MRT 공항철도 역까지 내려가야 아이패스 충전이 가능하다고 해서, 복잡하게 동선 꼬느니 그냥 5달러 더 내고 타기로. 그래봤자 200원 차이니까... 타이베이에서 아이패스 카드 사용하기에는 여러모로 사소한 불편함이 많다. 본디 타이완 남부에서 쓰이던 교통카드를 전국으로 호환시키는 과정이 아직 덜 진행된 듯.

아무튼, 표를 끊고 밖으로 나가면 여러 개의 버스 승차대가 있는데, 국광버스 1819번은 1번 승강장에 정차한다. 1819번 전용 승강장이 아니므로 버스 번호를 정확히 확인하고 탑승하자.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나 보다. 대기줄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둔 모습. 이게 다 공항철도 타이베이 메인역을 이상한 곳에 처박아둬서 그런 거다 실제로 공항철도 역이 타이베이 메인역과 베이먼 역 사이 애매한 곳에 걸쳐져 있어 캐리어 끌고 이동하기엔 살짝 불편함이 있다. 소요시간 면에서 압살인 공항철도 등장 이후에도 버스회사가 망하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1819A 노선이라고, 국광버스의 지선 노선이라고 볼 수 있는 버스도 이곳에 정차한다. 세부적인 경유지가 다를 뿐 타이베이 메인 역 가는 건 똑같으니 아무거나 먼저 오는 것 타면 된다. MRT 단수이-신이 선으로 환승할 계획이라면 오히려 1819A 타고 위안산 역 내리는 게 더 메리트 있을수도 있겠다.

여담이지만 1번 플랫폼에 동시정차하는 1860번 버스는 타이중으로 가므로, 절대 승차하면 안 된다. 어차피 기사님이 알아서 입구컷 시켜주신다 타이중 이남으로 넘어갈 때에는 고속철도 타오위안 역에서 THSR 타고 넘어가는 게 훨씬 좋은 선택지다. 여행자 입장에서 1860번은 굳이 탈 일이 없어 보인다.

이윽고 플랫폼에 도착하는 국광버스 1819번. 15~20분에 한 대씩 도착해 배차간격이 그렇게 길지는 않아 보였다. 가끔 우등고속 배열의 버스가 들어오기도 한다는데, 오늘은 해당사항이 없었다.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시먼딩 가는 셔틀버스가 우등 시트였던 건 함정

휠체어 이용객을 배려한 배리어 프리 설계. 다만 평상시에는 이 문을 사용하지 않고, 앞문으로 승하차를 모두 처리하는 것 같았다. 이지카드 이용 시 승하차할 때 모두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버스 타는 것과 똑같다고 보면 무방하다.

국광버스의 내부 모습. 2-2 배열의 일반고속버스 형태다. 한국 공항리무진 생각하면 크게 낭패를 당할 수도 있지만 엄청나게 저렴한 요금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용서 가능하다. 타오위안 공항 역시 인천공항만큼이나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 5,000원쯤 하는 가격에 시내까지 직통으로 꽂아주는 걸 생각해보자. 심지어 버스 안에 무료 와이파이와 USB 포트 충전기까지 있다.

1터미널을 경유, 거의 만석을 찍고 버스는 타이베이 시내로 이동했다. 타이베이 메인역 도착하기 전 몇 개의 정류장에서 하차가 이뤄지는데, 이 때 승개 짐 빼느라 시간을 은근히 잡아먹어서 도로 정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이베이 메인역까지 1시간 걸렸다(...) 공항철도 급행과 비교했을 때 20분이 넘는 시간 차이가 발생하므로, 나는 어지간하면 공항철도 추천.

다만 국광버스 1819번의 장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메인역에서 시먼딩까지 무료 셔틀을 굴린다는 것. 승차권 혹은 국광버스 수하물표를 제시하면 메인역에서 시먼딩까지 무료로 버스를 탈 수 있다. 별도의 시간표 없이 매시 정각과 30분에 타이베이 메인역을 출발한다.

11시 30분부터 18시까지 운영하는 셔틀버스의 정류장 안내도. 뭐 말이 이렇지 중간 정류장 다 쌩까고 MRT 시먼 역 5번 출구 앞에서 세워준다. 어차피 다들 거기서 내리는지라... 참고로 이거 탈려면 국광버스 내린 곳에서 조금 더 걸어가야 한다. 정류장 안내와 셔틀버스 표지판 있는 곳에서 기다리면 된다.

하필 메인역 내린 시간이 1시 35분(...)이어서 속절없이 25분 동안 셔틀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단은 타이베이 메인역 안 편의점 들어가서 아이패스 카드 충전을 하고, 캐리어 털털 끌면서 메인역 주변을 구경하기 시작.

다행히 볼 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어서, 역 광장에 있는 구형 증기기관차 모형이라도 구경하면서 얼추 시간을 땜빵할 수 있었다. 공항버스 탄 게 12시 30분이니까 1시간 30분이 다 되어가도록 시먼딩에 못 들어가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한탄하며 속절없이 버스 기다렸지 뭐. 하필 버스도 몇 분 늦게 승차장에 들어와서 불안불안하기도 했다. 칼같이 시간을 지키는 건 아닌가보다.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시먼딩을 오가는 셔틀버스는 놀랍게도 우등(...) 차라리 이걸 국광버스로 굴리는 건 어땠을까 5분 정도 짧게 버스를 타고 시먼 역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공항버스 타고 시먼딩 도착하기까지 거의 1시간 40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상황이라... 다음에 또 타오위안으로 입국하게 된다면 또 버스를 탈 일은 없지 싶다. 세계 어디를 가든 정시성 측면에서는 철도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은 날.

아무튼 이제 시먼딩 안쪽에 위치한 리오 호텔 시먼에 짐을 풀고, 1일차 일정인 즈난궁을 방문할 시간. 리오 호텔 시먼 후기는 https://travelife-chan.tistory.com/92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