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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Korea/여수&순천 Yeosu&Suncheon

여수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곳, 예술의 섬 장도 <여수 가볼만한곳><여천 가볼만한곳>

상쾌하게 하루의 일정을 또 시작할 시간. 오늘은 여천 근처 웅천택지지구 근처에 위치한 예술의 섬 장도에 들른 후, 저 멀리 북쪽으로 올라가 이순신대교에 가기로 결정했다. 중간 이동 거리가 꽤 있지만, 여수에 오랫동안 체류하는데 남들 다 가는 뻔한 곳만 가서 사진 찍고 오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꽤나 성공적인 모험이었다. 알려지지 않은 것 치고는 두 곳 모두 너무 괜찮았기 때문! 우선은 예술의 섬 장도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야겠다.

시내버스를 타고 웅천택지지구 정류장에 내린 후 바닷가 쪽으로 조금 걸어오면 보이는 웅천친수공원의 모습. 여기서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예술의 섬 장도다. 장도로 들어가는 다리는 오른편에 놓여 있으므로, 모래사장을 따라 오른쪽으로 쭉 이동한다.

장도 다리로 가던 길에 보인 바위의 모습. 거의 모래 색깔이라 멀리서 보면 그냥 모래를 쌓아둔 것처럼 보인다. 엄연한 바위다... 날씨 좋을 땐 여기 올라가서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올수도.

예술의 섬 장도로 들어가는 입구. 이곳은 원래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는데, GS에서 예울마루를 지으면서 이곳을 복합예술공간으로 꾸미는 작업을 하며 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덕분에 이제는 배를 타지 않고서도 섬 안에서의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장도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출입시간 안내문. 6시부터 21시까지 개방해, 지나치게 늦은 밤에는 장도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 섬 안에 조명시설이 넉넉치 않기 때문에 너무 늦은 밤에 들어갔다가는 사고 나기 쉬울 것 같기도... 밤에는 여수밤바다 보러 시내로 나가고, 예술의 섬 장도는 낮에 오는 게 낫다.

돌담 한편에 예쁘게 세워져 있는 이정표. 이정표 찍고 있던 걸 보더니 경비아저씨가 다가와서 말을 붙이셨다. 처음에는 사투리를 알아듣기가 어려워서 찍으면 안 된다는 건가...? 했었는데, 알고 보니 조형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반가워 말을 건네신 것.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거니와, 온다 하더라도 이런 소소한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보다.

다리를 따라 예술의 섬 장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다리를 지나면서 마치 물 위를 걷는듯한 기분을 낼 수 있도록 바다와 얼추 비슷한 높이로 설계했기 때문에, 밀물이 몰려오는 시간에는 다리가 잠겨 출입이 불가능하다. 하루에 두 번은 물에 잠깐씩 잠기는 것 같으니, 물때는 피해서 방문하자.

다리를 중간쯤 건넜을 때 보이는 여천 시가지 풍경과 작은 게 조형물. 조형물을 프레임 삼아 바다의 모습을 찍기에는 게가 너무 작아서... 그냥 주변 풍경을 담는 데에만 만족하고 장도를 향해 계속 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갑자기 비행기 소리가 들리길래 하늘을 쳐다보니 여객기 하나가 꽤 낮게 날아가고 있었다. 여수공항에 곧 착륙하려는 것 같았다. 아마도 제주에서 날아오는 비행기겠지...? 하루에 몇 편 다니지 않을 게 뻔한데, 타이밍을 꽤 잘 잡아서 도착한 것 같다. 머리 바로 위로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건 꽤 신선한 경험이었다. 서울에선 이러긴 쉽지 않지...

다리를 모두 건너 본격적으로 섬 입구로 도착할 수 있다. 섬 둘레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길 안내도와 함께, 사진 찍기 딱 좋도록 담벼락이 마련되어 있다.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장도 둘레길과 더불어 GS칼텍스 그룹이 지은 장도 전시관으로 향하는 길,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도 내부 정원으로 가는 길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눈에 담아두고 간다고는 했는데, 막상 섬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 길이 어느 길인지 모르겠고 결국은 그냥 직감에 의존해서 돌아다니게 되었다. 그래도 길치까지는 아닌데.... 아무튼 그냥 돌아다니다 보면 전시관과 전망대 등 갈만한 곳은 다 돌 수 있다.

앞으로 쭉 뻗은 길을 따라 가면 왼편으로는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이, 오른쪽으로는 작은 포구와 바다의 모습을 보면서 산책할 수 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평일이라 호젓하게 길을 걸으면서 휴식하기 좋다. 방문했던 날에는 창작공간에 아무도 없어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섬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었다. 창 훤히 트인 건물 안으로 사람 보인다고 생각해봐 불편해서 맘놓고 못쏘다니지

넓게 포장되어 걷기 무난한 예술의 섬 장도의 산책로. 경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걷기 좋은 환경으로 섬을 잘 꾸며두었다. 아직까지는. 전시관 돌아서 다른 쪽 길로 가면 흙바닥 시작. 여기 갈 거면 반드시 운동화 준비하는 게 좋다.

이윽고 도착한 장도전시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이곳에서 가볍게 예술작품 몇 개를 둘러볼 수 있다. 전시관 입구에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무료 라커가 있어 들고 온 짐은 잠시 내려놓고 편안하게 전시관을 관람할 수 있게 설계해 둔 느낌이다. 세세한 부분 배려가 아주 좋다.

개관전시가 진행 중이던 예술의 섬 장도 내부의 전시관. 이제 와서야 오래 전 이야기겠지만, 아무튼 주기적으로 전시물을 교체하는 것 같다. 걷다 지쳤을 때 교양있게 휴식을 취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이런 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지. 무료전시라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상당히 수준이 높게 관리되고 있었다. 장도 가면 꼭 들러보자.

의미를 알 수 없는 전시물. 뒷편에는 천천히 휴식을 즐기면서 작품을 감상하라고 무려 이불(!)을 구비해 두었다. 덕분에 계속 걷느라 지친 몸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잠시 후 장도전시관을 빠져나와 예술의 섬 장도를 마저 걸으러 출발했다.

장도전시관을 빠져나오면 이윽고 눈에 띄는 전망대의 모습. 앞쪽에 남해바다의 너른 모습이 펼쳐진다.

고개를 꺾으면 보이는 섬의 옆모습과 앞쪽의 시가지 모습. 너른 자연 뒤로 펼쳐지는 인공적 조형물의 모습이 애매하면서도 나름대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중에 이런 데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앞으로 펼쳐지는 길은 아까처럼 평평하게 데크로 나 있는 길이 아니라, 전형적인 경사진 숲길이다. 이런 길을 걷기에 적합하지 않은 신발을 신고 왔다면 장도 전망대에서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나가 장도를 빠져나가는 것이 낫다. 이쪽으로 오면 이런 길이 꽤 길게 이어지기 떄문에 신발과 옷 망칠수도 있다!

얼추 이렇게 장도 한 바퀴 둘러본 다음, 웅천택지지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여수 저 북쪽의 묘도로 이동할 시간. 묘도를 가는 이유는 바로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를 보기 위해서다. 흔히 차 끌고 나가지 않으면 절대 못 갈 곳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버스 시간표만 잘 맞추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몸소 증명했다. 여수-광양 간 광역시내버스 노선 270번이나 여수와 묘도를 잇는 61번대 노선을 탑승하면 이순신대교 전망대에 도착할 수 있다. 자세한 포스팅은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