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공원을 나와 향한 곳은 바로 오동도. 여수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만큼 사람들의 발걸음도 잦으며, 볼거리도 많다. 겨울이면 동백꽃이 아름답게 피어난다고 하지만, 지금은 2월이 아니므로 동백은 다음 기회에 보는 걸로. 하지만 시원한 바다와 초록 느낌 물씬한 숲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동도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부산 동백섬도 꽃필 때만 가는 건 아니잖아?
오동도로 들어가는 길. 방파제를 따라 약 700여 m를 더 이동해야 하는데, 자동차를 끌고 진입할 수 없다. 차는 오동도 입구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세우고 걷거나 동백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주차비? 당연히 붙는다. 주차비 내기 싫으면 곱게 대중교통으로 오는 게 좋다. 여수시 시내버스 중 가장 배차간격이 좋은 2번 버스가 오동도를 경유한다.
오동도의 간단한 지도. 입구에 무료 라커가 있어 짐 보관하기 딱이다. 키 분실만 하지 않는다면 돈 들어갈 일이 없어, 짐은 훨훨 두고 가벼운 몸으로 산책길을 떠날 수 있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더없이 반가운 서비스.
섬까지 이어지는 방파제에는 오동도를 나타내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짙은 회색으로만 남겨져 있었더라면 더없이 삭막했을 방파제에 그림을 그려넣어 생동감을 불어넣은 아이디어가 참 좋았다.
오동도 쪽으로 조금 발걸음을 옮기면 등장하는 동백열차 승강장. 이걸 타고 오동도 한 바퀴를 다 누빌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섬 입구까지 약 500~600m의 구간만 이동하는 열차다. 요금은 성인 기준 편도 1000원. 대학생할인이 적용되는 것은 신기한 포인트. 한여름 뙤약볕에 걷기 싫은 날엔 타볼만하겠지만, 날씨 좋을 때 굳이 돈 들여서 열차 탈 이유가 있나 싶다. 물론 다리 아픈 날엔 얄짤없지 동백열차는 평일 기준 30분 단위로 다니니, 차 하나 놓쳤다 싶으면 얌전히 걸어가자!
바다 한가운데 놓인 방파제 둑길을 따라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오른쪽의 테트라포드는 절대 넘어가지 말자. 위험하다.
섬으로 들어가는 길목마다 아름답게 펼쳐진 바다 구경하는 것도 포인트. 저 멀리 보이는 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괜찮다. 몸을 뒤로 꺾으면 엠블호텔과 여수엑스포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예쁘다. 밤에 딱 여기까지만 들어와서 야경 사진 남겨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방파제를 지나 이제 드디어 섬 안으로 들어갈 시간. 데크가 상당히 넓게 나 있어 산책하기에 최적이다. 길은 처음에는 매우 평탄해 보인다. 다만 섬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상당히 가팔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여기서 미리 심호흡 하고 신발끈 종여매고 출발하는 게 좋다. 여기까지만 와서 편하고 좋네~ 하다가 딱 5분 뒤에 피눈물 흘릴수도 있음
오동도 내부로 들어가면 이렇게 숲의 향연이 펼쳐진다. 흙길이 아니라 나무 데크로 길이 계속 이어져있기 때문에 신발 더러워질 걱정 하지 않고 동백나무숲을 거닐 수 있다. 그렇다고 구두 신고 덤비면 곤란하다. 말했듯이 오동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가파른 길이 여러 번 등장한다...!!
길게 이어지는 산책로. 그늘진 곳이 많고 바람이 잘 들어와서 여름에도 과하게 덥진 않다. 당연히 뭍보다 덜 덥다는 말이지 전혀 안 덥다는 말이 아니다.
얼마 가지 않으면 오동도 명소 중 한 곳인 용굴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용굴에 깃든 전설도 읽어보면 재밌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기암괴석 사이로 뚫려있는 굴. 그 안으로는 바닷물이 쉴새없이 들이치고 있었다. 카메라가 풍경을 다 담지 못해서 그렇지 직접 내려가보면 꽤나 멋지다. 굴 안쪽으로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들어갈 수 없으니 주의하자!
용굴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시원한 바다 전망이 펼쳐진다. 오전 9시 방향으로 나 있는 길은 바람골로 내려가는 길인데, 사실 굳이 저기까지 안 가더라도 용굴 바람이 충분히 시원해서... 용굴에서 바다 경치를 충분히 즐겼다면 굳이 바람골로는 안 내려가도 무방하다. 여기도 계단 경사가 제법 되어서 섣부르게 내려갔다간 올라올 때 고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
나무 속에 숨겨진 그림같은 바다를 뒤로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길 시간. 오동도 오기 전에도 하루종일 걸어다녔더니(이순신광장-종포해양공원-하멜전시관-자산공원-오동도까지 계속 걸어오는 고난의 행군) 슬슬 다리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해, 바람골은 가볍게 패스하고 오동도 등대 쪽으로 빠르게 자리를 옮겼지만...
월요일은 휴관일이어서 못들어감ㅋㅋㅋㅋㅋㅋㅋㅋ 오동도 등대 올라가서 보는 바다 전망도 나름 멋있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동도에 방문한다면 월요일은 피해서 오는 것으로 하자...
맑은 하늘과 야자수와 함께 굳게 닫힌 등대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담아보는 것으로 하고, 다시 앞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기자기한 대나무숲 사이로 나 있는 넓은 데크. 이곳부터는 계속 내리막이 이어져서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양옆으로 시원하게 대나무숲이 펼쳐져 있는 모습은 또다른 포토존이 된다.
그리고 전방에 등장하는 시원한 바다의 모습. 오동도 순환 모터보트가 물살을 가르고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은 여름 바다의 시원함을 더해준다. 하늘이 맑으니까 바다 색감도 훨씬 예쁘게 나오고, 그냥 막 들이대도 예쁜 사진이 완성되는구먼..
바다를 향해 쭉 튀어나온 전망대에서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허나 다리가 너무 아팠고... 사실 여수에 장기체류하면서 바다는 원없이 보았기 때문에 굳이 아래까지 내려가진 않았다. 사진에서 계단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ㅎㅎㅎ
다시 숲으로 올라가, 앞쪽으로 길게 뻗은 길을 따라 조금만 더 가면 오동도 음악분수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 음악분수는 매시 정각에 가동되는 것 같았고, 그냥 시원한 분수가 음악 리듬 타면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정도다. 크게 기대할 것은 딱히 없는듯?
음악분수의 모습. 분수 그 자체보다는 분수 바로 옆에 있는 동백열차 탑승장이 눈에 더 들어온 게 사실이다. 걷는 게 힘들어질 지경이어서 되도록이면 나갈 때 동백열차를 타려고 했으나...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앞에 수십명이 보이더라고? 열차 한 대에 나까지 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겠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섬을 걸어서 빠져나오는 것으로 했다.... 솔직히 앞에서 줄 끊기면 30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인데;; 눈치게임 잘 해서 타자.
뭐... 걸어나온 덕분에 오동도 한편에 있는 거북선 조각과 이순신 장군이 남긴 명언 '약무호남 시무국가'(만일 호남이 없다면 국가도 없다)가 새겨진 큰 비석도 구경하고 나올 수 있었다. 조선 수군이 활발하게 활약한 호남 무대가 조선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요충지였는지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말 '약무호남 시무국가'. 새겨들을 말이다.
오동도를 나와 다시 뭍으로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아름다운 해변. 여수에서 본 물빛 중에 가장 투명했던 것 같다. 어째서 이곳만 이렇게 투명한 색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곳만큼은 동해바다나 제주도 뺨칠 정도로 물빛이 아름다웠다. 혹시라도 오동도에서 걸어서 나온다면, 중간에 이곳은 반드시 들러 잠깐 쉬다 가자. 주변에 앉아 가볍게 음료 한 잔 즐기고 나올 여유가 있다면 그것이 최상.
아까 맡겨둔 무료 물품보관함에서 다시 짐을 찾고, 기진맥진해져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는 것으로 급 계획 변경ㅋㅋㅋㅋㅋㅋ 오동도 입구 버스 정류장에 정차하는 2번 시내버스를 타고 여수엑스포역 혹은 진남관 방향으로 넘어갈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나의 숙소인 플로라호스텔펜션이 위치한 만성리해수욕장까지 직통으로 가는 차는 없었기에... 엑스포역 쪽에서 환승을 1회 하는 것으로.... 처음엔 환승 안 하고 엑스포역까지 걸어가서 그냥 6번 타려고 했는데, 도저히 몸상태가 메롱이어서 어쩔 수 없었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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