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원이라는 역대급 특가로 타이베이 행 비즈니스 클래스를 지른 지 어인 3개월. 드디어 항공기에 탑승할 시간이다.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에서 빠르게 탑승수속을 마치고, 라운지에서 개기다 정시에 탑승 시작. 아시아나가 웬일로 정시탑승
500명에 가까운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A380-800 기종. 장거리 노선 뛰고 남는 시간에 나리타/홍콩/타이베이 등 단거리 셔틀노선 역할을 하고 있었다.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은 미운영.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은 유상 마일리지 상관없이 2층에 다 때려박는 듯.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거대한 크기의 A388. 비즈니스 클래스와 이코노미 일부 승객(66~83열)은 2층으로 탑승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A380-800 비즈니스 클래스의 좌석. 180' 젖혀지는 풀플랫 시트이며, 폭은 22인치 정도. 사실 2시간 30분 정도의 단거리 비행에 풀플랫은 오버스펙인 것 같기도 하지만, 조용히 탑승한다.
개인 모니터와 테이블의 사진. 모니터 옆에 있는 네모 판때기를 내리면 테이블이 되고, 원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접어넣을 수 있다.
발받침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살짝 좁아지는 구조. 이것 때문에 좁다고 욕도 먹는 것 같은데, 내가 이용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만하면 누웠을 때 충분히 여유 공간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집 침대처럼 뒹굴거리고 싶은 사람들은 퍼스트 표 끊어야 하는 거고.... 비즈니스 클래스라고 너무 많은 기대를 하면 안 된다. 그냥 누워가는 이코노미 좌석이라고 생각하면 속 편하다.
독서등과 플랫 기능 조절 버튼,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리모콘의 모습. 버튼 눌러서 전자식으로 리클라이닝 각도 조절을 할 수 있다. 모니터 터치 기능이 상당히 빨리 되어서 굳이 리모컨을 쓰지는 않았다.
리클라이닝 버튼. 직관적으로 어떤 버튼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는 편.
면세 브로슈어와 아시아나항공 잡지는 헤드폰 뒤에 보관되어 있다. 헤드폰 꽂는 곳은 독서등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헤드폰은 절대 기내 밖으로 갖고 나가면 안 된다. 애초에 연결 핀이 달라서 쓸모도 없다. 단거리라 노이즈캔슬링 기능도 없는 헤드폰이 제공되니, 얌전히 비행기 안에서만 사용하자.
비즈니스 클래스용 슬리퍼는 상당히 두툼한 녀석이 제공된다. 이건 기내 밖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 여행 기간동안 유용하게 활용하면 된다. 금방 찢어지는 이코노미 클래스 슬리퍼와는 차원이 달라 여러 번 신고 다녀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강도. 슬리퍼 담아주는 지퍼백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으니, 이건 꼭 챙겨가는 것이 좋다.
좌석 오른쪽 옆에는 작은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함이 있다. 8K 좌석의 경우 2개의 수납함을 점유하고 있어, 작은 가방이나 지갑 핸드폰 여권 세관신고서 등의 자잘한 물건을 집어넣기 딱이다. 아시아나 A380의 경우 2층 이코노미 창가 자리에도 수납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좌석지정 시 꿀팁이니 참고하자. 당연하지만 기내용 캐리어 같은 거 집어넣을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자.
세이프티 카드로 기종인증 해 주는 사이, 비행기는 게이트를 벗어나 활주로로 향하기 시작했다. 단거리라 그런건지 웰컴 드링크 서비스는 없었다. 따듯한 손수건 나눠주는 걸로 이륙 전 서비스는 마무리하는듯.
이륙 후 금방 식사 주문을 받기 시작한다. 12월 메뉴는 마파두부 덮밥 or 새우 비스크 파스타. 11월 메뉴와 상당히 많이 바뀐 느낌인데, 어째 바뀌기 전 식사가 더 괜찮아 보이는 느낌은 왜 드는걸까...
주류와 음료 메뉴판. 스카치 위스키, 코냑(!), 레드/화이트 와인, 맥주 등의 알코올 음료와 아시아나 시그니처 구아바주스 등 논알코올 음료가 같이 제공된다.
음료로 시킨 구아바주스. 탄산은 들어가 있지 않으며, 달다. 꽤나 단 느낌이어서 호불호 확실히 갈리는 맛일듯.
메인메뉴인 마파두부덮밥의 사진. 도대체 마파두부에 고추장은 왜 같이 주는걸까 구아바주스와 달리 밥은 상당히 심심하다. 나야 간이 세지 않은 음식을 선호하기에 맛있게 싹싹 비웠지만, 강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밍밍한 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케익과 샐러드는 무난한 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밥 다 먹고 주문한 화이트와인 한 잔. 믹스넛이 안주로 제공되며, 승무원이 돌아다니면서 계속 잔을 리필해 줬다. 그만 달라고 할 때까지 무한리필이 이루어지는 최상의 서비스. 밥 먹고 나서는 양치하고 소화도 시킬 겸 비행기 한 바퀴를 돌아본다.
상당히 넓은 화장실 안에는 칫솔과 치약, 가글, 록시땅 제품의 핸드워시가 비치되어 있다. 복편 OZ714편 (B767-300)의 좁아터진 화장실과 비교하면 여긴 그냥 대궐 수준. 확실히 신형 항공기가 기체 컨디션은 훨씬 좋다.
화장실 옆에 위치한 A380 항공기의 라운지. 장거리 비행에서는 산책과 휴식의 공간으로 유용하게 쓰인다고 한다만, 타이베이 갈 때는 뭐... 그냥 우는 아이 달래주는 정도의 기능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1층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으로 내려가는 통로는 원천봉쇄되어있다. 어차피 비워갈 거 그냥 퍼스트 운영해서 하나라도 비싸게 태워서 가지... 아니면 자사 우수 티어 회원에게라도 열어주면 참 좋겠건만. 매각한다고 자꾸 경영 효율성만을 강조해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편해지긴 했다. 아무튼 간단히 산책을 마치고 다시 좌석으로 복귀.
8K 좌석의 전반적인 모습을 담아 보았다. 어퍼덱 비즈니스의 앞쪽 부분의 경우 짝수 A,K열이 창가를 바라보고 있는 좌석, 어퍼덱 뒤쪽 부분 비즈니스는 홀수 A,K열이 창가좌석이다. 15열부터는 홀수가 창가좌석이니, 좌석선택할 때 배치도 잘 보고 골라야 한다.
4발기 엔진을 장착한 육중한 비행기는 열심히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중. 엔진 소음은 획기적으로 줄인 티가 난다. A380 기종에서는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없이도 무난하게 엔진소음을 견딜 수 있다. 구형기종인 A330, B767 등과 비교하면 확실히 정숙성이 높아진 항공기.
오버헤드빈 구경 좀 하고 있더니 착륙 안내방송이 나오고 비행기는 무난하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정시도착했다. 비즈니스 클래스는 우선하기 역시 가능하기 때문에 더 신속하게 입국수속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은 또다른 장점. 다만 타오위안 공항의 혼잡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E-gate 신청 안 했으면 무조건 뛰는 게 좋다. 밍기적거리다 다른 항공편 도착이랑 겹치면 얄짤없이 30분 정도는 대기해야 한다.
비즈니스 클래스 수하물은 최우선으로 처리되어, 입국심사 마치고 수하물 찾는 곳으로 갈 때 이미 내 짐은 벨트를 돌고 있었다. 그만큼 타오위안 공항 입국심사가 개판이라는 뜻 빠르게 짐을 찾아서, 국광버스 1819번을 타고 타이베이 시내로 넘어갔다. 국광버스 탑승후기는 https://travelife-chan.tistory.com/91 참고. 아, 비즈니스 U클래스는 100% 적립률로 인천-타이베이 편도 914마일 적립되었다.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