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떠나는 여수 묘도 이순신대교 전망대, 묘도 봉화산 공원 <여수 가볼만한곳><광양 가볼만한곳>
오전 시간에는 예술의 섬 장도에서 여유로운 전시관람과 산책을 즐기고, 웅천택지지구에서 점심식사 후 버스를 타고 묘도로 이동해 오후 내내 이순신대교 전망대에서 느긋하게 머물다가, 시내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종포해양공원에서 야경을 보는 일일코스! 이번 포스팅은 이순신대교 전망대에 다녀온 후기다. 실제로 이렇게 다니면 그날은 다리가 꽤 아플 것이다. 극강의 도보여행자라면 더할 나위 없이 추천하지만, 걷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썩 좋은 동선은 아니니 참고하자.
묘도/이순신전망대로 가는 여수 버스 61번을 타고 이동한다. 여수 국가산업단지와 흥국사입구를 거치고, 묘도대교를 건너 이순신전망대로 가는 버스 61번. 차창 너머로 보이는 산업단지 모습이 나름 멋있다. 다만 흥국사 경내까지 편하게 가고 싶으면 시간 맞춰서 62번 타고 가는 게 낫다. 61번은 흥국사 스쳐지나가기만 해서 내려서 좀 많이 걸어야 할 수도... 대신 그만큼 묘도까지는 빨리 도착할 수 있다.
61번 버스의 내부 모습. 시내에서 묘도까지 20km가 훌쩍 넘는 길을 달리지만 좌석형 차량은 아니다. 오랫동안 앉아있으면 허리 약간 아플 수도 있음... 그리고 시내를 지나 시골 중의 시골로 들어가는 노선의 특성 상 버스 안 노인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다. 평시에 타면 널널하게 모두 앉아가지만, 혹시라도 입석이 발생할 경우 누구보다 빠르게 자리를 비켜줘야 할 수도 있다. 서서 와야 한다면 여천역 내려서 무궁화 타고 여수엑스포 들어오는 게 차라리 나을수도... 물론 열차는 자주 안 다니며 환승 따위 불가능하다. 하지만 버스가 여천 시가지에서 빌빌대고 있을 동안 벌써 여수엑스포 도착 가능한 건 함정. 택시보다 싸고 택시보다 빠르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여수 이순신대교 홍보관. 오른편으로 이순신대교 주탑이 빼꼼히 보인다. 시내버스를 타고 이순신대교 전망대 정류소에 하차하면 바로 앞에 자리해 있다. 평일엔 17시 30분까지 개방하는 것 같았는데, 빠르게 안쪽으로 들어가보자.
홍보관 1층에는 이순신대교의 이력을 상세히 소개하는 전시관이 있다. 세계 최고 높이의 주탑을 자랑하는 이순신대교. 순수 국내 기술만을 이용하여 만들어졌다니 한국의 건축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365개의 부속도서를 가진 여수시인 만큼 유난히 대교가 많을 법도 하다.
묘도대교-이순신대교를 통해서 여수와 광양 두 지역이 서로 이어진다. 여수 지역에는 여수국가산업단지가, 광양 지역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위치하고 있어 밤에 이곳에서 야경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버스가 자주 안 다니니까 그게 문제지... 실제로 홍보관 근처에 이렇다 할 식당이 없어서 오랫동안 머물 수가 없다. 낮 풍경과 야경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서 봐야 하는 것은 큰 단점. 꼬우면 차 끌고 나오라는 거지 뭐
이순신대교 홍보관 상층부에는 시원하게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위치해 있다. 홍보관 자체가 높은 지대 위에 만들어져 있고, 주변에 높은 건물이라고는 전무하기 때문에 홍보관 전망대에 올라오면 어지간한 풍경은 모두 볼 수 있다. 바다 건너 오른편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광양제철소.
이순신대교 홍보관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들. 단순히 다리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묘도 인근과 주변의 바다 모습까지 볼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이다. 묘도 마을까지 포함한 더 나은 뷰포인트를 원한다면 옆에 있는 산을 20분 정도 타면 된다. 더럽게 힘들다... 이곳도 직접 올라가봐서 아래에 사진 정리해 뒀다.
이순신대교 홍보관을 나오면 야외 전망대 역시 마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다리 자체만을 담기에는 오히려 여기에서 찍는 게 더 깔끔하게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함.... 실내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은 창문 색깔이 투영되어 사진 자체가 더 파랗게 나오는데, 이곳 야외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사진을 담을 수 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순신대교 홍보관은 얼추 다 돌아본 셈. 아까 버스 내렸던 자리에서 그대로 시내로 나가는 버스(61, 62, 610번)을 타고 돌아갈 수 있다. 근데 이 멀리까지 왔는데 그냥 1시간 정도만 있기엔 아깝다...! 하는 사람들을 위해, 묘도 이순신대교를 바라볼 수 있는 시크릿 전망대를 소개한다.
이순신대교 홍보관 옆을 따라 난 왕복 1차로의 도로를 따라 잠시 걸어가면, 묘도 봉화산 공원을 가리키는 작은 이정표를 볼 수 있다. 850m 정도를 걸어 올라가면 올라가는 수준이 아니다. Semi 등산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시원한 전망을 자랑하는 휴식공간이 등장한다. 다만 길이 원체 경사져 있어 20분 정도는 인내심을 가지고 등산을 해야 한다.
산을 올라가는 중간중간 묘도 풍경이 얼핏 보인다. 정상부로 올라가는 길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주변 모습을 보면서 올라가면 그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경사가 매우 심하기 때문에, 조심해서 올라가고 내려와야 한다. 길은 잘 포장되어 있지만 무릎 나가기 십상이다.
산 정상부에 올라오면 마침내 시원하게 보이는 뷰포인트에 다다를 수 있다. 묘도대교와 여수국가산업단지, 그리고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모습이 펼쳐진다. 더운 날씨에 고생해서 급경사면 올라간 게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
나름의 전망대(?) 느낌을 주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이 녀석 위에 올라가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전망대를 카메라 프레임 안에 넣어보는 것도 느낌있는 사진을 찍기에 좋다. 이순신대교 홍보관에서와 달리 이곳에서는 이순신대교 자체를 보기에는 좀 부적합하지만(나무가 꽤 많이 가린다), 그보다 훨씬 시원한 풍경을 얻을 수 있다. 올라올 가치는 충분한 곳!
봉화산이라는 이름답게, 옛 봉수대를 재현해 두었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올라가는 길에 약간의 잡초가 있지만 그리고 덕분에 벌레가 튀어나와 조금 거북하지만 올라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해서 여수에 있는 여러 봉화산 중 두 개 올라가기 성공! 첫 번째 봉화산에 대한 포스팅은 https://travelife-chan.tistory.com/48 참조. 이건 미평 지역에 있는 곳이다.
이렇게 산 정상 전망대 얼추 둘러보고, 다시 낑낑대면서 20-30분을 하산해 이순신대교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왔다. 내려오는 길에 경사가 당연히 가파르기 때문에, 무릎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내려오는 편이 좋다. 이런 곳에서 삐끗해서 다치면 골때린다. 구급차가 과연 올 수는 있을까
여수 시내로 다시 돌아오려면 이곳에서 61번, 62번, 270번, 610번 버스를 타면 된다. 광역노선의 경우 하루에 5번씩만 운행하며, 61번과 62번 역시 배차간격이 썩 좋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시간표 확인하고 가야 된다. 산에서 내려왔는데 버스 시간까지 1시간이 남는다? 주변에 할 것도 식당도 없기 때문에 하릴없이 시간때우기 해야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시내에서 미리 버스 시간표 팜플렛 하나 받아오면 여행하기 훨씬 수월해진다. 외곽으로 빠질 거면 이런 준비는 미리 해두는 것이 기본!
61, 62번의 경우 묘도 종점을 출발하자마자 이순신대교 정류장에 도착한다. 시간 계산 널널하게 해서 시간표상 출발시간 5분 전에는 정류장에 도착해있어야 한다. 혹시 모를 조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광양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탈 경우에는 실시간 도착정보 켜서 적당한 시간에 도착해 있자. 한 대 놓치면 X되는 거다.
버스 타고 시내로 이동해서 저녁 먹고, 이제 종포해양공원으로 가서 여수밤바다를 만끽할 차례. 밤의 여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