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전시관에서 자산공원까지, 자산공원 전망대 낮풍경 <여수 가볼만한곳>
하멜전시관을 나와 이제 여수해상케이블카 탑승장이 있는 자산공원으로 올라갈 시간. 굳이 케이블카를 타지 않아도, 자산공원 전망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가볼 가치는 충분한 곳이다. 작년에 왔을 때 케이블카는 이미 한 번 타 봐서.... 이번 방문에서는 자산공원 그 자체를 조금 더 오래 즐기기로 했다.
하멜전시관을 넘어 자산공원으로 가는 길. 왼편에는 산과 야자수가, 오른편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는 길은 제법 아름답다. 경사가 하나도 없는 길이기 때문에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달리면 이곳 풍경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오른편에 보이는 바다의 모습. 확실히 날이 맑으니까 바다 색감도 더 예뻐 보인다.
하지만 아름다운 바다 뒤편으로 숨겨져 있는 슬픈 이야기. 이른바 '보도연맹 사건'에 휘말린 죄 없는 시민들이 학살당했던 장소가 바로 이곳 근처였다는 것을 기억하는 표지가 세워져 있다. 보도연맹 사건도 어떻게 보면 그 뿌리가 여순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시민들의 삶을 무참히 파괴시켰는지 보다 잘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보도연맹 사건과 애기섬 학살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담긴 팻말. 이렇게라도 기억되고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참 슬픈 한국 현대사다.
지금은 한없이 평화로운 바다의 과거에 비극적인 단면이 있었다는 것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무심코 지나쳤더라면 끝까지 모를 뻔한 이야기를, 천천히 걷다 보니 하나하나 느낄 수 있는 여수 여행이다.
애기섬 학살지를 지나 바로 보이는 작은 터널 하나를 넘으면 바로 자산공원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탑승장이 보인다. 터널에는 보행자와 자전거가 지나갈 수 있도록 따로 길을 내어 위험하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다만 터널 내부 공기는 당연하게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니, 빠르게 통과해서 나쁠 것 없다.
아파트로 따지면 약 11층 높이에 있는 자산공원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탑승해야 한다. 물론 걸어가는 길도 있기야 하지만, 엘리베이터 두고 사서 고생할 사람은 없을 것이므로.... 엘리베이터 벽면이 투명 유리로 되어있어 밖의 모습을 보면서 올라갈 수 있다. MVL호텔과 드넓은 바다의 모습이 창밖으로 보인다.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엠블호텔, 오전 11시 방향으로 보이는 주차타워처럼 생긴 건물이 자산공원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의 모습이다.
밖으로 보이는 여수 구시가지의 모습. 저 멀리 여수엑스포장의 모습도 살짝 보인다.
우측으로 고개를 틀면 보이는 오동도와 남해바다의 모습. 모두 자산공원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에 찍은 사진들이다.
오른편에 위치한 정자가 바로 자산공원 전망대의 모습이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자산탑승장에 마련되어 있는 전망대와 매우 가까이 붙어있지만, 보이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탑승장 쪽 전망대가 여수 구도심 전망을 바라보고 있다면, 이곳 전망대는 오동도와 푸른 남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덕분에 자산공원 전망대는 낮에, 자산탑승장 전망대는 밤에 가면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오동도의 모습. 여기서 보면 평범한 섬처럼 보이지만, 안쪽에 들어가 보면 나름대로의 멋진 모습이 펼쳐진다. 오동도 포스팅은 곧 추가할 예정.
이곳 자산공원 전망대에는 사람들이 각자의 소원을 써서 이어붙인 담벼락이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각자의 소망을 담아 이어진 담벼락. 다양한 글귀들 보는 것도 재미있다.
'변화는 있어도 변함없는 우리가 되길'이라는 글귀가 꽤 인상적이어서 찍어 보았다. 꼭 이때의 마음 변치 않고 영원히 이어질 수 있기를!
한편에는 아기자기한 의자와 예쁜 프레임을 소품으로 삼고,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솔직히 이런 데서 사진을 찍는다면 발로 찍어도 인생샷 제조 가능이지... 덕분에 주말에 이곳을 찾으면 하멜등대와 마찬가지로(!) 길게 줄을 늘어서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진은 그냥 찍어도 좋지만, 위층의 정자에 올라간다면 훨씬 더 예쁜 모습을 담을 수 있다. 바다 풍경이 훨씬 시원하게 담길 뿐더러, 바로 위에서 언급한 포토존을 훨씬 깔끔하게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 박터지게 많은 주말에 한 사람은 아래층에서 포즈 잡고 다른 사람은 정자까지 올라가 사진찍고 하는 것은 엄청난 민폐가 될 수 있겠지만, 평일에 타이밍 잘 맞추면 충분히 시도해볼만 하다!!
위쪽에서 내려다본 모습. 뒤쪽으로 펼쳐지는 푸른 남해바다의 모습이 확 들어와 사진 색감이 살아난다. 그렇다고 예쁜 의자와 소망의 담벼락 모습을 놓치는 것도 아니다. 여러모로 정자 아래에서 찍는 노멀한(?) 사진보다는 낫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인물사진. 때마침 모터보트 한 대가 물살을 가르고 지나가 바다에 붓 한 획을 더해 주었다. 큰 사진 몇 장 더 건지고, 이제 여수해상케이블카 자산탑승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케이블카 자산탑승장으로 향하는 길은 아름드리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데크길이 상당히 넓게 나 있어서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지나가기에도 무리가 없고, 산책로 느낌이 정말 뿜뿜 나는지라 여기서도 예쁜 사진 많이 찍을 수 있을 것이다. 곳곳이 인생샷 포인트인 이곳 자산공원. 여수 왔으면 진짜 한번쯤은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이다.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보이는 여수해상케이블카 자산탑승장. 케이블카를 타지 않을 사람들에게 탑승장 자체는 그렇게 큰 볼거리가 아니다. 안쪽에 이디야커피, 세븐일레븐 등의 카페와 편의점 식당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거 이용하러 가는 정도. 다만 케이블카 탑승장 2층에 전망대가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여수 풍경이 예쁘다. 케이블카 안 타더라도 올라갈 수 있으니 자산공원 찍고 잠시 들러보자.
낮에는 이런 광경이 펼쳐지는데, 밤이 되면 늘어선 건물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이곳 전망대를 아름답게 물들인다. 야경 보러 오기 딱 좋은 곳! 분명히 이곳에서 야경을 찍은 기억이 나는데... 사진 정리하다가 날아갔나 왜 찾을수가 없는거지...???? 아무튼 낮에 와도 좋고, 밤에 오면 더 좋으니 여수 왔으면 이곳은 꼭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이곳 다리를 지나 다시 엘리베이터 탑승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곳 엘리베이터는 22시 이후 운행하지 않으니, 야경 보고 내려갈 사람들은 너무 늦기 전에 빠르게 내려가는 것이 좋다. 엘리베이터가 끊기면 오동도 방향으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내려가야 하는데, 한밤중에 아파트 11층 높이를 걸어서 내려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야간에 이렇게 내려가는 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여유롭게 밤 9시 30분 무렵에는 엘리베이터 타러 다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가면 바로 오른편에 오동도 진입로가 있어 관광을 이어가도 되고, 이미 오동도를 들렀다 온 상황이라면 앞쪽의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2번 버스를 타고 진남관/여수엑스포역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2번 시내버스는 여수에서 가장 배차간격이 짧은 버스이므로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다만 순환노선 특성상 경유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승차 전 기사님께 목적지 확인을 한 번 더 하고 버스에 오르는 것이 좋다! 나는 이곳을 내려와 오동도까지 방문하고 시내 방향으로 이동하기로 계획을 짜서, 바로 옆으로 꺾어 계속 걸었다(...) 오동도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