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미남크루즈 야경코스 40% 할인받아 탑승, 배에서 보는 여수밤바다
솔직히 나는 배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작년에 여수 왔을때도 크루즈 탑승은 패스하고 육로로만 돌아다녔는데, 이번에 미남크루즈 딱 타고 나서 너무 좋아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밤에 케이블카 타는 것보다 개인적으로는 더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미남크루즈 탑승장은 여수엑스포역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항구다. 시내버스로 올 거면 2번 버스 타고 여수엑스포역 내려서 바다 쪽으로 한 3분만 걸어오면 매표소가 보인다. 항구가 엑스포장을 끼고 있어 표 끊고 배 타러 가는 길에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다.
미남크루즈 야경코스의 탑승요금은 정상가가 약 2만 원이다. 하지만 돈 다 주고 끊은 사람은 바보라고 불러도 될만큼 다양한 할인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며, 할인폭도 굉장히 큰 편이니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 여수행 KTX/ITX-새마을/무궁화 등 코레일 여객열차를 이용한 승차권을 제시할 경우 20%, 여수행 아시아나항공 보딩패스를 제시할 경우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항공기 이용 시 할인이 정말 크게 적용된다!! 비행기표 별로 안 비싸니까 여수 와서 미남크루즈 탈 예정이라면 아시아나항공으로 내려오는 것도 괜찮을듯?? https://travelife-chan.tistory.com/45 에 김포-여수 아시아나 OZ8733편 후기가 정리되어 있다.
미남크루즈 배는 생각보다 크다. 밤이 다가온다고 배 외부에 반짝반짝 켜 놓은 조명이 예쁘다. 출항시간은 8월 기준 19:30. 덜 어둑어둑해질 때 출발하지만 출항하고 금방 깜깜해져서 야경보기 딱 좋다. 해가 일찍 지기 시작하는 9월부터는 18:40분으로 출항이 앞당겨진다고 한다.
배 뜨기를 기다리는 순간에도 속속들이 어두워지는 하늘. 이제 슬슬 배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하자!
단순한 배가 아니라 크루즈선이다 보니, 배 안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근데 뭐 19시 30분에 출항하는 배라면 다들 시내에서 저녁 정도는 먹고 왔을테니까... 물론 술과 음료를 비롯한 간단한 간식거리 역시 배 안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판매한다. 가격이 비싼 게 흠이지만...
미남크루즈 식당의 메뉴와 가격은 육지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지만, 배 위에서 판매하는 특수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적당한 가격이다. 여수가 자랑하는 개도막걸리가 주류 카테고리에 들어가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식당에 놓인 널찍한 테이블과 좌석. 그렇지만 이곳은 층수도 낮고 무엇보다 주변 경관을 제대로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잘못하다가는 밥먹다가 시간 다 보낼수도 있다ㅜㅜ 혹시 미남크루즈 안에서 식사할 예정이라면, 이곳에서 빠르게 밥을 먹고 3층/4층 야외로 올라가서 여수밤바다를 만끽하자!
출발시간이 가까워질수록 하늘에는 어둠이 드리우기 시작하고, 구름 속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노을이 예쁘게 펼쳐졌다. 날씨 운도 참 좋았던 미남크루즈 탑승이다.
짧은 시간 안에 해가 완전히 떨어지는 여름밤! 슬슬 어둠이 덮이기 시작하는 19시 30분, 미남크루즈는 뱃고동을 울리며 여수엑스포항을 출항했다. 뱃고동 소리가 생각보다 날카롭고 크게 울려서 배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는 후일담이...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울리면 좀 많이 놀랄 정도의 사운드긴 했다.
엑스포항을 출발해 오동도-거북선대교-돌산대교 등 여수 야경의 핵심 포인트를 쭉 훑고 다시 엑스포항으로 돌아오는 알짜배기 코스. 배 안에서 야경 사진도 찍다 보면 1시간 30분 금방 흘러간다.
배가 서서히 여수엑스포항을 빠져나갈 때의 모습. 솔직히 하늘 색감이 하드캐리했다ㅜㅜ 적당히 먹구름이 껴서 훨씬 운치있고 예쁜 색감의 하늘이었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엠블호텔을 비롯한 엑스포역 주변의 야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쪽 동네에 엠블, 유탑마리나 등 큰 호텔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외관이 엄청나게 화려해져 낭만포차 뺨치는 야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야경 느낌이 조금 다르다. 낭만포차거리 쪽에 야경은 언덕에 솟아있는 작은 집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아한 빛의 모임이라면, 이곳의 야경은 마천루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색색의 빛 조합이라고 봐야 할까나.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주는 두 장소를 모두 지나가 만족도는 더 높았다.
불 꺼진 오동도를 지나가 잠깐 동안의 어둠이 배 밖으로 깔리는 사이, 미남크루즈의 최상층인 4층에 올라가봤다. 온 크루즈 사람들 다 여기 모여있었음.... 처음엔 계속 3층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일요일 치고 생각보다 사람이 없는걸?? 하다가 4층에 올라오고 바로 깨달아버린거임;
천사날개 등의 모형을 많이 갖다놓아 사진찍기 딱 좋게 만들어놓은 4층 공간! 사람들이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긴 했다. 4층에 자리를 잡아보고 싶었는데 이미 사람들이 배를 꽉 채우고 있어서ㅠ 그냥 사람 적은 3층에서 야경 보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아서 다시 3층으로 내려갔음...
가는 길에 반대 방향으로 오는 다른 크루즈와 마주쳤다. 이사부크루즈였나 암튼, 열심히 저쪽으로 손도 흔들어줬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그게 보일리가 없잖아...ㅋㅋㅋㅋㅋㅋㅋ 그때는 왜 그렇게 열심히 손 흔들었나 몰라...
그리고 대망의 여수밤바다 등장! 낭만포차거리와 고소동 천사벽화마을이 밝히는 여수 밤바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낭만포차 구역에서 새어나오는 버스커들의 노랫소리가 더해져 훨씬 낭만적인 여수밤바다!
아까 엑스포항에서처럼 막 화려한 고층 건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그마한 도시에서 비치는 불빛들이 바닷물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모습은 또다른 매력포인트를 발산한다. 크루즈는 이렇게 원도심 지역을 쭉 훑고, 대망의 하이라이트인 돌산대교 방향으로 이동!
여수 시내와 돌산도를 이어주는 다리 돌산대교. 낮에 보면 지극히 평범한 왕복 2차선 도로이지만 저녁이 지나고 다리에 조명이 켜지면 여수 최고의 낭만도로로 탈바꿈한다. 다리에서 바라보는 돌산대교와 시내 야경은 압권이다. 카메라가... 현실을 다 담지 못해서 그런거지, 직접 보면 정말정말 예쁘다!!!
미남크루즈는 돌산대교를 찍고 다시 여수 원도심을 거쳐 엑스포항으로 돌아간다. 밤이 한층 깊어진 이때도 멋진 야경을 배 위에서 볼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핸드폰 플래시 켜서 배 쪽으로 손흔들어줌ㅋㅋㅋㅋㅋ 확실히 도로 쪽에선 갑자기 삐까뻔쩍한 배가 슝 지나가니까 신기하고 예쁠 것 같긴 하다.
엑스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까 봤던 크루즈 한 번 더 보고~ (솔직히 외관은 미남크루즈가 좀 더 예쁜듯)
이렇게 아름다운 야경을 끝으로 다시 엑스포항에 들어가나 싶더니....!
요렇게 빅오쇼 하이라이트가 나오는 시간에 딱 맞춰서 배를 접근시켜서 화염불꽃쇼를 멀리서나마 지켜볼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 그러면서 방송으로 하시는 말이 '제대로 보려면 돈 내고 앞에 가서 봐야 합니다. 어디가서 빅오쇼 봤다고 하시면 안돼요'ㅋㅋㅋㅋㅋㅋㅋㅋ 센스쟁이!!
미남크루즈가 1시간 30분 간의 운행을 마치고 다시 항구에 접안할 때도 빅오쇼는 계속되고 있었다. 솔직히 낮에 봤을 때는 그저 흉물에 불과해 보인 녀석이 밤에 저렇게 불꽃을 뿜으면서 발광(?)하는 모습을 보니까 또 신기하기도 하고...ㅎㅎ
아무튼, 이걸 마지막으로 9시 정각에 다시 여수엑스포항으로 돌아온 미남크루즈! 솔직히 어딜 가서 12,900원 주고 또 이런 경험 해 보기 쉽지 않을 게 확실하다. 날씨 도움을 받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 여수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밤바다는 미남크루즈와 함께한 여수밤바다였다.
하루종일 걸어다닌 피로가 항구 딱 내리자마자 몰려와서.... 21시 정각에 미평차고지를 출발하는 6번 버스 막차를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가 내일 일정을 준비하기로 했다. 여수엑스포항 딱 내려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면 딱 막차연계가 된다는 점도 매력포인트였음ㅎㅎ 아무튼 이걸로 여수밤바다 봤다고 어디가서 자랑할 수 있을거임!!